보험개발원장 허창언 "저출산 고령화에 전통 보험모델 한계, 디지털이 살길"

▲ 허창언 보험개발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보험개발원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저출산 고령화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허창언 보험개발원장은 1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를 국내 보험업계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 상황을 짚으면서 시작했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보험에 가입할 것으로 기대되는 사람들이 가파르게 줄어드는 시장 환경에서는 더 이상 전통적 보험사업 모델로 이를 대응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허 원장은 지적했다.

이런 보험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허 원장이 제시한 해법은 ‘디지털’이다.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한 혁신을 통해서만이 급격한 시장 환경 변화를 겪고 있는 보험산업이 활로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허 원장은 보험과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고 제공하는 보험개발원이 디지털 혁신에 앞장서는 선도적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보험개발원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데이터 기획과 결합, 상품화 기능을 통합적으로 추진하는 데이터성장실을 설치하고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전문이력도 배치했다.

허 원장은 “세계 최고의 보험산업 컨설팅 전문기관을 지향하며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디지털, 빅데이터, 신성장과 같은 새로운 미래를 제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보험개발원장 허창언 "저출산 고령화에 전통 보험모델 한계, 디지털이 살길"

▲ 허창언 보험개발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보험개발원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런 비전을 가시화하기 위한 보험개발원의 올해 주요 과제를 허 원장은 하나하나 직접 소개했다.

우선 보험회사에 보험사업 확장을 위한 빅데이터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을 세웠다.

보험개발원이 보유하고 있는 보험정보와 다른 기관의 금융·비금융 데이터를 결합한 연구 성과를 통해 잠재 보험고객의 특성을 새로운 시각에서 분석하고 상품개발과 고객관리, 채널분석의 신성장 솔루션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IoT) 등 혁신 기술을 활용한 위험관리 서비스로 새로운 사업모형도 제시해 보험사들이 신규 성장동력을 발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자율주행기술 등 환경변화에 대응해 미래형 자동차보험 상품개발을 위한 차량별, 운전자별 특성을 반영한 요율체계 개편을 지원하고 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고령 보험시장 활성화를 위한 간병보험 위험률 개발도 지원한다. 

허 원장은 “데이터 혁신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해 올해는 뉴 비즈니스 설계, 뉴 플랫폼 구축, 신시장인 뉴 웨어 등의 핵심 키워드를 바탕으로 보험산업의 위기 극복과 미래 성장동력 창출, 국민생활의 안정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허 원장은 30여 년 가까이 정책금융기관에서 일해 온 금융 전문가다.  

1959년 태어나 제주제일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법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윤석열 대통령과 서울대학교 법학과 79학번 동기로 지금까지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사이로 알려져 있다. 윤 대통령이 사법시험에 연신 고배를 마시자 허 원장을 따라 한국은행에 입행하려 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허 원장은 한국은행에 입행한 뒤 금융감독원으로 자리를 옮겨 법무실장과 공보실장, 뉴욕사무소장, 보험감독국장, 보험담당 부원장보를 지냈다. 금융보안원장을 거쳐 2022년 11월부터 보험개발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