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CEO 파운드리 고객 유치 성과 강조, 미국 반도체 보조금 확보 의지 강력

▲ 팻 겔싱어 인텔 CEO가 블룸버그와 인터뷰를 통해 파운드리 고객사 확보 성과를 강조하며 미국 정부의 반도체 지원법 시행에 따른 보조금 확보에도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팻 겔싱어 인텔 CEO. <인텔>

[비즈니스포스트] 팻 겔싱어 인텔 CEO가 반도체 파운드리 위탁생산 물량 확보에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며 이른 시일에 고객사와 관련해 더 자세한 정보를 공개하기로 했다.

그는 인텔이 미국 정부에서 반도체 지원법(CHIPS Act) 시행에 따라 제공하는 보조금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는 데도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17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겔싱어 CEO는 인텔의 파운드리 투자 확대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약점을 해소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이를 강조하며 미국과 유럽에 반도체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국가 안보와 경제 발전을 위해서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 상무부가 반도체 보조금 및 세제혜택 지원 대상을 이른 시일에 선정해 발표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블룸버그는 인텔이 미국 정부에서 얼마나 많은 보조금을 기대하고 있는지, 또 실제로 일부 지원이 이뤄졌던 사례가 있는지 물었다.

겔싱어는 정확한 대답을 내놓지 않았지만 아시아 지역에 반도체공장을 운영하는 기업들과 격차를 줄이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시아에 반도체공장을 설립하는 비용이 미국과 비교해 30~40% 가까이 저렴한 만큼 반도체 지원법이 효과적인 시장 경쟁을 이끄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 대부분의 반도체공장을 한국과 대만에서 운영하는 삼성전자와 TSMC 등 경쟁사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와 TSMC도 인텔과 마찬가지로 미국에 신규 반도체 생산설비를 구축하며 정부 보조금 및 세제혜택을 받기 위해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겔싱어는 인텔이 이미 다수의 파운드리 고객사를 확보하며 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이미 가장 앞선 미세공정 기술로 3곳의 대형 파운드리 고객사를 확보했다”며 “다음 주 실적발표를 통해 고객사와 관련한 새 소식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인텔은 대형 파운드리 고객사에서 선금을 받고 대량의 위탁생산 주문을 수주했다고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고객사 정보는 밝히지 않았다.

이번 콘퍼런스콜을 통해 해당 고객사를 공개하거나 파운드리 물량 추가 확보 성과를 발표할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도체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인텔의 최신 미세공정에 인공지능(AI) 반도체 위탁생산을 주문했을 수 있다는 관측을 유력하게 내놓고 있다.

겔싱어 CEO는 인텔의 미세공정 기술 경쟁력 재건과 고객사 확보에 힘쓰는 동시에 미국 정부 및 유럽연합(EU)과 우호적 관계를 맺는 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에 이어 유럽도 유사한 법안을 통해 반도체 생산설비 건설에 막대한 보조금을 제공하기로 하며 인텔의 독일 파운드리공장 투자를 유도했기 때문이다.

그는 “미국과 유럽은 아시아와 반도체산업에서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며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성과가 구체화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