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대만 총통 선거 결과가 홍콩증시엔 부정적, 한국증시엔 일정 부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5일 “이번 대만 총통 선거 결과는 여당 민진당의 반쪽짜리 승리로 볼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홍콩 주식시장에는 부정적이며 한국 주식시장에는 소폭 긍정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메리츠 “대만 선거 민진당 승리, 홍콩증시엔 부정적 한국증시엔 일부 긍정적”

▲ 라이칭더(사진) 대만 민진당 후보가 13일 총통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한극증시에는 일부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연합뉴스>


13일 끝난 대만 총통 선거에서 반중 성향 여당인 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40.1% 득표율로 승리하며 정권연장에 성공했다.

대만에 민주주의가 시작된 이래 한 정당이 3번의 총통 선거에서 내리 승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라이칭더와 치열한 접전을 벌이던 친중 성향 국민당의 허우요우이 후보는 본 투표에선 33.5%를 득표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다만 모든 법안에 대한 최종 승인을 의결하는 입법회에선 국민당이 52표를 확보하며 민진당의 51표보다 많았다. 대만 유권자들은 권력의 집중보단 세력의 균형을 중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강력한 반중 독립노선을 추구하는 민진당의 연임으로 양안관계와 동아시아 국제정세의 불안정성은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이 대만에 대한 군사위협을 확대하고 ECFA(중국과 대만의 자유무역협정) 관세 특혜를 중단하는 등 경제적 제재 조치를 취할 수 있다.

홍콩증시가 이에 따른 타격을 가장 많이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2000년 이후 6차례 대선을 분석한 결과 민진당이 승리할 때마다 홍콩증시 주식률은 1주 동안 전부 하락했으며 국민당이 승리할 때는 항상 상승했다.

최 연구원은 “친미 성향 민진당 당선이 양안관계 긴장감 확대로 해석되며 홍콩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바라봤다.

반면 이번 총통 선거 결과 한국증시에는 소폭이나마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과 대만의 자유무역협정 관세 특혜가 폐지되면 대만의 방직, 기계, 석유화학 등의 업종이 가격 경쟁력을 잃어 한국 등 주변국의 반사이익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 반도체산업도 수혜 가능성이 있는 업종으로 꼽혔다.

최 연구원은 “중국의 TSMC에 대한 제재 가능성도 한국에 반사이익을 제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