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스마트폰업계에서 카메라 성능 향상을 위해 대형 모바일 이미지센서를 탑재하는 추세가 강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도 차세대 스마트폰인 갤럭시S25 울트라에 대형 이미지센서를 탑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지나치게 큰 이미지센서는 디자인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스마트폰 이미지센서 대형화 추세, 노태문 삼성전자 성능과 디자인 사이 고심

▲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사업부장 사장이 스마트폰 이미지센서 채택을 놓고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삼성전자>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사업부장 사장은 안드로이드 시장에선 중국업체들과 성능 경쟁을, 프리미엄 시장에선 애플과 디자인 경쟁을 이어가야 하는 만큼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스마트폰업계에 따르면 중국업체를 중심으로 1인치 크기의 대형 이미지센서를 탑재해 카메라의 성능을 개선하는 전략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내년 1분기 출시를 앞두고 있는 플래그십(기함급) 스마트폰인 오포 파인드X7, 아너 매직6, 샤오미14울트라에 모두 1인치 이미지센서가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1인치 이미지센서는 현재 출시된 스마트폰용 제품 가운데 가장 면적이 넓다. 이미지센서는 면적이 넓을수록 더 많은 빛과 세부사항을 담을 수 있어 카메라가 촬영하는 이미지의 품질을 높일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대형 이미지센서로 촬영한 사진은 더 자세한 정보를 담고 있으며 어둡거나 복잡한 환경에서도 좋은 품질의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며 “1인치 이미지센서의 유행에 따라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과 전문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의 격차가 좁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업계에선 중국업체들의 1인치 이미지센서에 기반한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이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카메라를 뛰어 넘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유명 IT팁스터(정보유출자) 아이스유니버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옛 트위터)를 통해 “삼성전자의 갤럭시S23 울트라가 야간에 촬영한 사진은 비보의 X100 프로와 비교해 기술적으로 2년 정도 뒤처져 있다”고 말했다.

노태문 사장은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은 0.77인치의 이미지센서를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23 울트라에 탑재했다. 이에 따라 1인치 이미지센서를 적용한 X100 프로에게 특히 야간촬영 성능 측면에서 밀리는 모습이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카메라 성능은 AP(모바일 프로세서)와 함께 스마트폰 성능을 가늠하는 양대 요소로 꼽힌다. 노 사장도 플래그십 스마트폰에서 카메라 성능을 갤럭시폰의 경쟁력으로 삼고 있는 만큼 대형 이미지센서를 앞세우는 중국업체들에 부담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이미지센서 대형화 추세, 노태문 삼성전자 성능과 디자인 사이 고심

▲ 삼성전자의 플래그십(기함급) 스마트폰인 갤럭시S23 울트라. <삼성전자>


이에 노 사장도 2024년 1월 출시되는 갤럭시S24 울트라 다음에 나올 갤럭시S25 울트라에 1인치 이미지센서를 탑재해 중국업체들의 추격을 뿌리치고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다진 우위를 공고히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IT전문매체 테크레이더는 팁스터 레베그너스를 인용해 “삼성전자가 2025년에 출시할 갤럭시S25 울트라에는 1인치 이미지센서가 탑재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크기가 큰 이미지센서를 탑재하면 스마트폰의 두께가 두꺼워져 갤럭시폰의 디자인 전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일례로 스마트폰업계에선 노 사장이 올해 출시한 갤럭시S23 울트라에 1인치보다 작은 이미지센서를 적용한 것을 놓고 디자인을 염두에 둔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IT전문매체 노트북체크는 “갤럭시S23 울트라에 1인치 이미지센서를 채택했다면 두께가 지나치게 커지게 된다”며 “1인치 이미지센서를 탑재한 스마트폰은 두꺼워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노 사장은 지난해 말부터 디자인경영센터장도 함께 맡으며 얇고 콤팩트한 형태를 디자인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올해 출시된 갤럭시S23 시리즈와 갤럭시Z플립·폴드5 시리즈도 모두 전작보다 소폭이나마 얇아졌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노 사장은 특히 갤럭시Z플립·폴드5를 놓고 “그 어느 때보다 얇고 가벼우면서도 더욱 견고한 폴더블을 만들기 위해 혁신했다”고 강조했다.

노 사장이 추구하는 얇고 콤팩트한 디자인은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디자인 경쟁력을 앞세우고 있는 애플 아이폰을 추격하기 위한 발판이 되는 만큼 쉽게 포기하기 어려울 것으로 비쳐진다.

IT전문매체 메이크유즈오브는 “애플과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기능성과 아름다움을 모두 고려한 디자인 공식을 고수하는 스마트폰업체를 찾기가 어렵다”며 “최근에는 아이폰도 카메라모듈이 디자인을 해칠 정도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노 사장은 카메라성능과 디자인 사이에서 균형점을 모색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노 사장은 7월 삼성전자 뉴스룸에 게시한 기고문을 통해 “디자인과 기술 혁신은 떼려야 뗄 수 없다”며 “간결하고 명확하며 제품 본연의 기능과 목적에 충실한 디자인을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