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증시의 '매기'가 스몰캡(중소형주)으로까지 옮겨가며 국내증시 서학개미(미국증시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양한 스몰캡이 수혜를 보는 가운데서도 월가에선 헬스케어 스몰캡들에 러브콜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S&P 제친 러셀’ 미 증시 중소형주 열기, ‘M7’ 안 부러운 똘똘한 스몰캡은?

▲ 러셀2000 지수의 최근 상승률은 S&P500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 Adobe Stock >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러셀2000 지수는 올해 10월말 저점 대비 21%대 급등했다. 같은 기간 S&P500의 상승률(13.04%)을 훌쩍 넘어섰다.

러셀2000 지수는 러셀3000 지수 가운데 시가총액 하위 2000개 종목으로 이루어진 지수다. 러셀3000 지수가 미국 증시 종목 96%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러셀2000은 미국 증시의 거의 모든 중소형주를 대표하는 지수로 볼 수 있다.

반면 S&P500은 미국증시의 대표적인 대형주 지수이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미국증시 상승의 주역은 소위 ‘M(매그니피센트)7’으로 불리는 7개 대장주(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알파벳, 테슬라, 엔비디아)였다.

그러나 최근 러셀2000 지수 상승률이 S&P500을 제친 점에서 미국증시의 열기가 중소형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같은 배경에는 금리 인하 기대감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올해 4분기 들어 점점 커졌다. 여기에 지난 12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결과가 시장 예상보다도 비둘기파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하 전망은 자칫 경기 침체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추정치로 보면 미국 4분기 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2.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며 미국 경제 호조가 지속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금리가 인하될 것이지만 경기는 연착륙할 거란 두 가지 장밋빛 전망이 어우러져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심리가 강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중소형주는 높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고금리로부터 대형주보다도 큰 타격을 입는데 최근 이같은 환경이 반전되면서 중소형주가 크게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럼에도 연초부터 이어진 대형주 중심 상승랠리에서 스몰캡은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바, 현재 주가 수준은 여전히 매력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S&P500이 23%, 나스닥이 35% 상승한 데 반해 러셀2000 상승률은 여전히 14%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같은 밸류에이션 매력에 펀더멘털이 더해지면서 2024년에도 유망한 투자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월가에선 보고 있다.

톰 리 전 제이피모건 수석 주식전략가는 지난 15일 CNBC와 인터뷰에서 “향후 12개월 동안 러셀2000은 현재 1996 수준에서 3000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 완화, 기준금리 인하가 더해지며 중소형주에 우호적인 금융환경이 조성될 것이다”고 말했다.

질 캐리 홀 뱅크오브아메리카 주식전략가도 “러셀2000 지수의 현재 PER(주가수익률) 수준으로 보면 여전히 향후 10년 동안 매년 11%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러셀2000을 위시한 미국 스몰캡들의 상승여력이 높은 가운데 미국 월가에선 헬스케어 업종에 연일 뜨거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는 월가 연구원들의 평가를 종합해 러셀2000 종목들을 1~5점 사이에서 평균 내고 있다. 1로 갈수록 '강한 매수'를, 5로 갈수록 '강한 매도' 의견을 의미한다.

이렇게 평균 낸 상위 10개 종목을 살펴본 결과 헬스케어 종목이 7개, 유통 종목이 2개, 핀테크 종목이 1개로 헬스케어에 대한 선호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을 점수대로 나열하면 시마베이 테라퓨틱스(1.17점), 로켓 파마슈티컬스(1.21), 이뉴노반트(1.21), 비리디안 테라퓨틱스(1.27), 프리비아 헬스그룹(1.29), 플라이와이어(1.31), 아카데미 스포츠 앤 아웃도어스(1.33), 부트 반 홀딩스(1.40), 아비나스(1.40) 과르단트 헬스(1.48) 순이다.

이 가운데 플라이와이어, 아카데미 스포츠 앤 아웃도어스, 부트 반을 제외한 모든 종목이 헬스케어 업종이다.
 
‘S&P 제친 러셀’ 미 증시 중소형주 열기, ‘M7’ 안 부러운 똘똘한 스몰캡은?

▲ 시마베이 테라퓨틱스는 최근 증권사 목표주가가 연이어 상향조정됐다. < WebsEdgeMedicine > 


1위를 차지한 시마베이는 간 질환 치료제를 중심으로 하는 제약사로 지난 15일 미국 FDA(미국식품의양국)에 원발 담즙성 담관염 초기 치료제를 신약 승인 신청하면서 기대감을 크게 높였다.

증권사들도 시마베이 목표주가를 최근 줄줄이 높였다. HC웨인라이트가 목표주가를 24달러에서 28달러(약 3만6천 원)로 상향조정했으며 UBS(18->25), B.라일리(16->22), BTIG리서치(22->24) 등도 시마베이 목표가를 높였다.

시마베이 주가는 지난 12일부터 5거래일 연속 상승마감하며 총 10.18% 올랐다.

2위를 차지한 로켓 파마슈티컬스는 유전자 요법을 중심으로 초기 유아들의 희귀 복합성 질환 치료제 사업을 하고 있다. 현재 주가 기준 월가 전망치에서 상향 여력이 100%를 넘는 등 역시 헬스케어 주요 스몰캡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처럼 헬스케어 업종은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으면서 내년에도 좋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바라보고 있다. 

다미안 코노버 모닝스타 주식전략 총괄은 “헬스케어 업종은 저평가돼있으며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