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 FOMC 훈풍 타고 '반도체 시간' 돌아온다

▲ 반도체주에 훈풍이 불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한동안 잠잠했던 반도체주가 본격적인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발 훈풍에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연말 증시에서 반도체주가 존재감을 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장중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삼성전자는 장 초반 7만4300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후 상승폭을 좁혀 전날보다 0.41% 상승 마감했다. 

SK하이닉스도 이날 4.19% 상승 마감했다. 주가는 장중 한때 13만8300원까지 오르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주가 급등에 따라 시가총액이 99조5179억 원까지 늘어나면서 SK하이닉스는 LG에너지솔루션을 제치고 시가총액 2위 자리를 탈환했다. 2022년 1월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이후 약 2년여 만에 2위 자리를 되찾았다. 

뉴욕증시에서도 반도체기업의 선전이 눈에 띈다. 주요 반도체 종목들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전날 1.6% 올라 2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수는 4천 선을 눈앞에 두면서 지난해 1월에 기록한 사상 최고치를 넘보고 있다. 

이날 강세의 배경에는 비둘기파적으로 마무리 된 통화정책 이벤트가 자리한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를 통해 물가지표 둔화세가 확인된 데 이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내년 금리 3차례 인하를 시사했다. 

11월 반등흐름을 나타냈던 증시는 12월 들어 시장 금리인하 기대가 과했다는 인식 아래 박스권 장세를 이어왔다. 이러한 가운데 FOMC에서 긴축완화 기대감이 재확인되면서 지수 상단을 돌파할 모멘텀을 얻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2월 중 메인 이벤트였던 CPI 와 FOMC 모두 증시 친화적으로 귀결된 만큼 연말까지 코스피는 2620포인트 레벨에 진입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금리상승기 피해주였던 바이오, 인터넷 등 성장주, 우호적인 외국인 수급 여건이 예상되는 만큼 반도체 등 대형주들의 우위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도 “물가 압력 부담 완화, 연착륙 기대를 보여주는 한편 내년 금리 인하 횟수까지 확대하면서 상당히 우호적인 투자여건이 형성됐다”며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연말까지 따뜻한 증시 상승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증시가 강세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던 대형주로 수급이 돌아올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투자자 수급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반도체주 중심으로 러브콜이 집중되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는 이달 들어 국내 코스피시장에서 1조1002억 원을 순매수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순매수 규모 1, 2위를 각각 기록하면서 순매수 규모 가운데 합쳐 72.4%가량을 차지했다. 

이날 기준 삼성전자 외국인투자자 지분율은 53.71%로 연중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반도체 호황기인 2021년 6월21일 이후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주가 흐름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SK하이닉스도 12월 외국인투자자 지분율 52%를 넘기면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겹쳐진 점도 향후 주가 상승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메모리 업황의 회복이 기대되는 가운데 내년 HBM, 온디바이스AI 등 AI 모멘텀이 더해지면서 실적개선이 기대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클라우드와 온디바이스 AI(스마트폰·PC 등)에서 AI 반도체의 탑재량이 2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HBM 탑재량, DRAM, NAND 등 메모리 콘텐츠가 급속히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AI 최대 수혜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