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중 고팍스 대표이사가 국내 금융당국의 가상자산사업자(VASP) 변경신고 심사 통과를 다시 한 번 노린다.

고팍스의 최대주주인 바이낸스가 미국시장에서 사법리스크를 일정 부분 해소한 만큼 금융당국의 입장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바이낸스 미국 사법리스크 일단락, 조영중 고팍스 통한 한국 진출 재도전 채비

▲ 조영종 고팍스 대표이사가 바이낸스의 한국 진출을 다시 한번 노린다.


4일 가상화폐업계에 따르면 고팍스는 이르면 연내 금융당국에 올해 들어 세 번째 가상자산사업자 변경신고를 할 준비를 하고 있다.

고팍스는 이전보다 변경신고 심사 통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주주이자 세계 최대 가상화폐거래소인 바이낸스가 돈세탁 혐의 등에 유죄를 인정하고 미국 사법당국과 벌금을 합의하면서 사업리스크를 일단락 지었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올해 3번째로 고팍스가 선임한 대표이사다. 고팍스는 올해 2월 레온 풍 바이낸스 아시아태평양 대표, 6월 이중훈 부대표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고팍스는 바이낸스의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수리 때문에 올해 들어 대표이사를 자주 교체한 것으로 여겨진다.

바이낸스는 올해 2월 고팍스를 통한 한국 진출을 시도하며 금융정보분석원에 사업자 신고를 했다. 통상 45일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고팍스는 현재까지 신고 승인을 받지 못했다.

금융당국은 대주주 적격성을 꼼꼼히 따지는데 자오창펑 바이낸스 전 최고경영자(CEO)와 경영진의 사법리스크를 문제 삼으며 허가를 내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낸스는 지난해부터 미국 사법당국으로부터 자금세탁, 러시아 제재 위반, 고객확인절차 위반, 자산은닉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금융정보분석원은 2022년 11월 세계 3대 가상화폐 거래소였던 FTX가 방만한 경영으로 파산한 뒤 발생한 유동성위기 등을 우려해 바이낸스의 사법리스크 상황을 지켜 본 것이다.

가상화폐업계에서는 바이낸스가 최근 미국 사법당국과 43억 달러(약 5조6천억 원)에 이르는 벌금을 합의하며 사법리스크에서 일정부분 벗어난 것으로 바라본다.

미국 사법당국 역시도 FTX의 사례를 통해 바이낸스가 무너진 뒤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낸스는 벌금과 함께 향후 5년 동안 미국 금융당국의 모니터링을 받으며 규정 준수 노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리처드 텡 바이낸스 최고경영자는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전 세계 규제 기관과 매우 긴밀히 협력하며 성장 전략을 추진하겠다. 초기에는 규정 준수 측면에서 격차가 있었지만 이는 과거 문제다”며 사법리스크에서 벗어났다고 강조했다.

바이낸스 미국법인은 11월28일(현지시각) 사회관계망서비스 X를 통해 자오창펑 전 최고경영자가 바이낸스 이사회 의장에서도 물러났다고 발표했다.

자오창펑은 “의결권을 양도했으며 더 이상 바이낸스 지배구조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X를 통해 말했다.
 
바이낸스 미국 사법리스크 일단락, 조영중 고팍스 통한 한국 진출 재도전 채비

▲ 자오창펑 전 바이낸스 최고경영자가 미국 사법당국과 합의를 하며 경영과 지배구조에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 사진은 자오창펑 전 바이낸스 최고경영자. <자오창펑 사회관계망서비스>


사법리스크를 일으킨 경영진이 물러나고 규제 당국과 협조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바이낸스의 투명성과 안정성이 강화됐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이에 가상화폐업계에서는 금융정보분석원이 조 대표가 낼 바이낸스의 국내 진출을 위한 사업자 변경신고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이전보다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조 대표는 바이낸스의 미국 소송에 관한 소명자료를 금융정보분석원에 제출해 사업자 변경신고를 승인받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팍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미국의 상황을 국내에서 판단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바이낸스가 미국에서 대응하는 문제다”며 “(사업자 변경신고와 관련해) 꾸준히 부족한 부분을 메꾸는 노력을 통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바이낸스가 국내에서 사업을 본격화한다면 돈이 막히며 고통받은 고팍스의 고파이 고객들도 일부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고팍스는 고객들에게 고파이라는 가상화폐 예치서비스를 운용하고 있다. 고객들이 특정 가상화폐를 일정 기간 예치하면 이자수익을 지급하는 것이다.

고팍스는 고파이를 FTX에 재예치해 이자수익을 지급해 왔는데 FTX가 파산하며 566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돌려주지 못했다.

바이낸스는 사업 시작을 위한 행정절차가 완료되면 고파이 서비스 이용 고객들에게 약속된 수익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