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영입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안전장치" 분석, 오픈AI 투자 불안해져

▲ 마이크로소프트가 샘 올트먼 전 오픈AI CEO를 영입한 것은 대규모 투자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6월5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에서 열린 대담회에 참석한 샘 알트만 오픈AI 최고경영자의 모습.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 창업자 샘 올트먼을 영입한 것은 오픈AI에 대규모 투자 리스크를 낮추기 위한 ‘안전장치’ 성격의 결정일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21일 미국 CNBC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 CEO에서 해임된 샘 올트먼을 인공지능(AI) 연구개발 팀에 합류하도록 한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오픈AI 이사회는 미국 현지시각으로 17일 샘 올트먼과 소통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이유로 그를 CEO에서 해임한다고 밝혔다. 더 자세한 내용은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샘 올트먼은 오픈AI 창업자이자 핵심 서비스인 ‘챗GPT’ 개발을 주도한 인물이다.

다수의 오픈AI 임직원과 주주들이 샘 올트먼의 CEO 복귀를 강력하게 요구했지만 오픈AI 이사회는 새 CEO를 선임하며 이러한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사티야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샘 올트먼을 비롯한 오픈AI 출신 임원을 영입해 새로운 인공지능 연구개발 팀을 이끌도록 했다는 ‘깜짝 발표’를 내놓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에 130억 달러(약 16조8천억 원)를 투자한 주요 투자자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샘 올트먼에 중요한 역할을 맡긴 이유는 오픈AI에 막대한 금액을 투자한 데 따른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샘 올트먼이 오픈AI와 협력 관계를 맺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근무한다면 오픈AI 임직원이 외부로 이탈하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조사기관 라디오프리모바일은 CNBC를 통해 “올트먼의 마이크로소프트 합류는 ‘안전장치’ 성격의 조치일 수 있다”며 “대규모 투자가 오픈AI의 창업자들과 기술자들을 염두에 둔 결정이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라디오프리모바일은 다수의 오픈AI 직원이 올트먼을 따라 마이크로소프트로 이직하게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바라봤다.

CNBC는 이미 수백 명의 오픈AI 임직원이 이사회에 올트먼의 CEO 복귀를 요구하며 내놓은 성명에서 올트먼의 뒤를 따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증권사 RBC캐피털은 마이크로소프트가 그리는 인공지능 사업의 비전이 올트먼과 대부분 일치한다는 점에서 이번 영입은 긍정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RBC캐피털은 “올트먼은 인공지능 상업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책임감을 느끼면서도 지나친 규제를 적용하지는 않겠다는 방침을 두고 있다”며 “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원하는 방식”이라고 전했다.

증권사 웨드부시 역시 “마이크로소프트가 올트먼의 합류로 인공지능 분야에서 더 강력한 입지를 확보하게 됐다”며 오픈AI 이사회보다 ‘한 수 위’의 전략을 쓰고 있다고 평가했다.

웨드부시는 이번 사태를 오픈AI 이사회의 ‘쿠데타 시도’라고 비판하며 대내외적으로 큰 혼란을 일으키는 데 그친 시도로 역사에 남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