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간 미국 애리조나주지사, "TSMC의 첨단 패키징 설비 유치도 논의 시작"

▲ 케이티 홉스 애리조나 주지사가 대만을 방문해 TSMC와 반도체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TSMC는 현재 약 400억 달러(약 53조 원)을 들여 애리조나 현지에 반도체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기존에는 첨단 패키징 설비가 빠져 있었으나 이번 방문을 통해 설비 건설이 논의됐다. 사진은 차이잉원 대만총통(오른쪽)을 만난 케이티 홉스 주지사(왼쪽).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애리조나 주지사가 TSMC와 첨단 패키징 설비 추가 건설을 논의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20일 로이터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케이티 홉스 애리조나 주지사는 19일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미국-대만 반도체 공급망 포럼’에서 "TSMC와 이전보다 확대된 반도체 생태계 구축을 긍정적으로 논의했다"고 말했다. 

홉스 주지사와 실무진은 18일 TSMC 대표들을 만나 향후 협력과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홉스 주지사는 “우리는 반도체 생태계 구축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첨단 패키징 건설 논의에 집중하고 있다”며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은 상태”라고 말했다.

첨단 패키징은 여러 반도체를 병합해 단일 장치로 구성하는 것을 뜻한다. 

첨단 패키징 기술은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기술이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강력한 연산능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첨단 패키징을 통해 여러 반도체를 통합해 성능을 끌어올리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들어 증가한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에 첨단 패키징 설비가 부족해지자 TSMC는 대만 본토에 약 280억 달러(약 37조 원)를 들여 공장을 신설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약 400억 달러(약 53조 원)를 투자할 예정인 애리조나주 반도체 생산 공장 건설 계획안에는 첨단 패키징 설비가 빠져 있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TSMC의 반도체 생산 공장이 미국 정부로부터 추가 보조금을 타내려는 목적으로 지어지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가장 중요한 첨단 패키징 설비는 대만 본토에 둬 '반도체 안보'를 인질로 잡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연합뉴스는 20일 중국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언론을 인용해 류페이전 대만경제연구원(TIER) 연구원이 "TSMC가 애리조나 지역에 첨단 패키징 공장을 설치하는 것이 예상할 수 있는 일"이며 말했다고 보도했다.

류페이전 연구원은 "TSMC가 미국 피닉스 공장에 첨단 패키징 공장을 건설하는 이유는 해당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인 반도체 칩에 대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선 TSMC 애리조나 공장 건설이 1년 지연된 것과 관련한 발언도 나왔다.

홉스 주지사는 “추가 지연은 없을 것”이라며 “애리조나에서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는 순항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TSMC는 "당초 일정에 따라 현지에 첨단 장비를 설치할 만큼 숙련된 인력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애리조나 공장 반도체 생산을 2025년으로 연기한 적 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19일 홉스 주지사를 만나 “TSMC의 애리조나 공장은 양국 협력의 상징과도 같다”며 “이와 같은 협력이 보다 안전하고 튼튼한 공급망 구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TSMC는 공식 성명을 통해 애리조나 공장 계획과 관련해 최근 들어 “유의미한 성과”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또 “우리는 이번 방문 과정에서 진행한 논의가 향후 더욱 밀접한 협력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홉스 주지사는 20일 대만 방문 일정을 끝내고 21일부터 한국을 방문한다. 방한 당일 환영 행사가 예정돼 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