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9월 증시가 마땅한 주도업종 없이 횡보세를 거듭하면서 갈 곳을 잃은 투자자들이 배당투자에 집중하려는 분위기가 익어가고 있다. 

경기 방어주와 함께 ‘배당의 계절’ 가을 테마가 형성되며 배당매력이 높은 업종들이 지수 평균보다 높은 수익률로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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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경기 방어적 성격의 배당주들이 시장 수익률을 웃돌면서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들어 이날까지 업종 지수 가운데 KRX 보험지수(6.90%), KRX 300 금융(2.57%), KRX 은행(1.71%), KRX 증권(1.55%) 등 경기 방어적 성격의 종목들이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하면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수익률(-0.84%)을 웃돌았다. 

최근 2차전지 등 투자 열풍을 불고 왔던 테마주들이 기술적 조정을 넘어 약세에 접어들면서 방어적 성격의 배당주, 경기방어주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향후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상황 속에서 이들 종목이 존재감을 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거래대금은 연말로 갈수록 낮아지는 계절성이 있어 상반기 만큼 에너지가 분출되기 어렵고 미국 금리 상승 압박이 큰 상황이다”며 “이러한 가운데 9월 들어 성과가 높은 방어주 실적 상향 위주의 ‘방패’ 포트폴리오가 유리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배당투자에 있어 배당 규모가 늘어나는 종목에 집중할 것을 조언한다. 배당 규모가 늘어나려면 올해 기업 실적이 개선되면서 배당이 늘어나는 경우와 배당정책 변화에 따라 배당성향이 높아져야 한다. 

이러한 가운데 시장에서 가장 주목하는 업종은 보험이다. 9월 들어 KRX 보험지수는 6.9% 오르면서 모든 업종 지수 가운데 가장 크게 올랐다. 

KRX 보험지수는 9월 들어 강세를 보인 삼성생명(5.9%), 삼성화재(7.5%), DB손해보험(8.0%), 현대해상(7.6%), 한화생명(11.9%) 등 국내증시 대표적인 보험주로 구성된 포함된 지수다. 

보험업종은 증권사들이 회계제도 변화에 따라 상반기 역대급 순이익을 거두면서 배당 기대감이 커진 업종이다. 올해 일회성 배당수익이 커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주목 받고 있다. 

제도적 불확실성도 점차 해소되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상반기 보험사 실적 발표 이후 실적 ‘뻥튀기’ 우려에 계리적 가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검토하고 있었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종적으로 단기 충격을 줄이는 점진적인 방향으로 확정됐으며, K-ICS 비율로 인한 배당 불확실성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한다”며 “투자심리와 펀더멘털 모두를 위축시켰던 규제 리스크가 해소되고 있다고 보이며 규제 민감도가 높은 보험사에 대한 적극적인 접근도 유망하다”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선호 종목으로는 현대해상을 제시했다. 앞서 규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주가가 초과 하락했으나 규제 위험이 줄고 있어, 배당 확대에 문제가 없을 전망이란 이유에서다. 

이번에 배당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는 한화생명, 동양생명 등 중소형 보험사도 관심 종목으로 제시했다. 

실적, 배당성향 등에 따른 배당 규모에 더해 현 주가수준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경수 연구원은 “배당 상향 업종의 성과는 현재를 넘어 중장기적으로 뛰어난 수준이다”며 “고배당과 실적상향, 주가 낙폭과대 등을 조합한 상위 포트폴리오는 기업은행, BNK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NH투자증권, 기아, GS, 신한지주, 현대차, 롯데쇼핑, 현대글로비스, BGF리테일 등이다”고 분석했다. 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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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당상향 포트폴리오. <하나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