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극단적 기후현상에 '16조' 재난기금도 부족, 바이든정부 예산 증액 추진

▲ 갈수록 늘어나는 극단적 기후현상에 따른 재난으로 미국 연방 재난관리청(FEMA) 예산이 이른 시일에 소진될 것이라는 발표가 나왔다. 사진은 화재로 타버린 미국 하와이주 라하이나 카운티 전경.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에서 폭염과 홍수 등 극단적 기후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재난 피해 복구에 사용되는 기금이 부족해져 추가 예산 편성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바이든 정부는 이미 120억 달러(약 16조 원)에 이르는 예산 배정을 계획하고 있는데 금액이 이보다 더 늘어날 공산이 크다.

20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올해 배정된 재난 대응 예산이 이르면 9월 안에 모두 바닥날 것이라는 발표를 내놓았다.

디앤 크리스웰 재난관리청 재난관리국장은 “극단적 기후현상이 계속해 확산하고 있다”며 “재난 대응에 활용할 수 있는 예산을 기존 계획보다 늘려야만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에서 발생한 화재 피해 대응과 미국 동북부 홍수사태 등 미국 전역에서 발생한 극단 기후현상 때문에 재난 복구에 사용하는 기금이 예상보다 빠르게 소진됐기 때문이다.

최근 캐나다에서 발생한 대규모 화재는 유례 없는 폭염과 건조해진 기후 영향으로 농작물 재배와 항공기 운항에 지장을 주며 캐나다뿐 아니라 미국 동부 지역에도 상당한 피해를 입혔다.

7월 미국 동북부에서 벌어진 예상치 못한 홍수(flash flood)도 기온 상승에 따른 강력한 대류현상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는 버몬트주 몬트필리어를 비롯한 여러 도시를 침수시키며 도로와 다리 등 인프라 파손으로 이어졌다.

8월에 발생한 하와이 화재 사태만 해도 현재까지 114명이 사망하고 실종자 1천여 명을 찾는 수색 작업이 진행되는 등 막대한 피해를 남겼다.

하와이 화재 원인은 아직 특정되진 않았으나 조쉬 그린 하와이 주지사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하와이 기후가 건조해지면서 불길을 더욱 키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린 주지사는 유로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번 화재는 하와이가 겪은 자연재해 가운데 최악"이라며 "이처럼 기후변화로 강화된 재난들이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미국 연방정부는 하와이 사태에 긴급 재난상황을 선포하고 연방정부 예산을 투자하며 피해 복구 지원에 나섰다.

크리스웰 국장은 ABC뉴스를 통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화재 현장을 방문해 하와이 주민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연방정부가 피해 복구를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는 확신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연방정부 발표에 따르면 내년 9월까지 재난관리청에 할당된 예산 120억 달러는 이러한 기후 현상에 대응하기 역부족일 것으로 예상됐다.

이러한 기후현상이 여러 지역에서 발생하며 피해 규모도 예상보다 커지고 있는 만큼 16조 원에 이르는 정부 예산도 충분하지 않아 증액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연방정부는 의회에 250억 달러(약 35조 원)의 추가 예산 편성을 요청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해당 예산 가운데 120억 달러가 재난기금에 할당된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