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노조 LG엔솔 GM 배터리공장에 압박 더해, 인건비 리스크 부각

▲ 전미자동차노조가 GM과 임금협상을 진행하며 배터리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에도 압박을 더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오하이오주 배터리 합작공장. <얼티엄셀즈>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최대 자동차산업 노조인 전미자동차노조(UAW)가 GM과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배터리 합작공장을 향한 압박을 더하고 있다. 해당 사업장도 GM과 체결하는 임금협상 계약 적용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미자동차노조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LG에너지솔루션과 GM 배터리공장 인건비가 대폭 상승하며 공장 운영에 부담을 키울 수 있다.

3일 지역언론 WFMJ 보도에 따르면 GM과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빅3’ 자동차기업과 전미자동차노조 사이 협상이 양측에 모두 부담을 주고 있다.

전미자동차노조는 4년 만에 이뤄지는 이번 노사협상에서 자동차 제조사를 향해 두자릿수 수준의 임금 상승률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노조와 자동차기업 사이 임금협상은 향후 수 년 동안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는 만큼 최대한 유리한 협상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이 노조와 사측 모두에 중요하다.

특히 숀 페인 전미자동차노조 위원장은 올해 초 취임 뒤 처음으로 협상을 주도하게 된 만큼 전국의 조합원들에 자신의 리더십을 인정받을 중요한 기회이자 시험대를 맞이했다.

WFMJ는 전미자동차노조가 과거 협상과 달리 이번에는 노조의 요구 사항을 대부분 외부에 공개하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이는 자동차기업을 압박하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노사 임금협상 결과는 빅3 자동차기업이 미국에서 운영하는 대부분의 자동차 및 부품 제조공장을 대상으로 적용된다.

WFMJ는 이번 협상에서 자동차 제조공장뿐 아니라 GM과 LG에너지솔루션이 운영하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도 대상에 포함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은 현재 오하이오주 배터리 합작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전미자동차노조가 현재 정식 절차를 거쳐 대표교섭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이 공장은 두 회사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통해 운영되고 있어 전미자동차노조와 GM 사이 노사협상 결과에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전미자동차노조는 얼티엄셀즈 공장도 GM과 이번 노사협상에 따라 결정되는 표준 계약을 근무자들에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만약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배터리공장 인건비가 크게 상승하는 일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LG에너지솔루션과 GM이 모두 압박에 직면하게 될 수밖에 없다.

WFMJ가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얼티엄셀즈는 배터리공장이 GM과 법적으로 독립된 회사인 만큼 노사 협상으로 체결하는 표준 계약을 따라야 할 만한 이유가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얼티엄셀즈는 앞으로도 이러한 입장을 고수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전미자동차노조가 파업과 같은 단체행동을 예고하는 데다 최근 미국 상원의원도 노조 입장을 지지하는 공식 성명을 한국 배터리업체들에 전달하며 압박이 더해지고 있다.

아트 위튼 코넬대 교수는 WFMJ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은 한국에서 노조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러한 노사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시사했다.

다만 WFMJ는 미국에서도 이러한 상황이 재현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