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레노버 '씽크스테이션' PC 디자인에 슈퍼카 협업, 발열과 소음 잡았다

▲ 한국레노버가 새 워크스테이션인 '씽크스테이션' 세 모델을 선보였다. 사진은 신규식 한국레노버 대표이사가 27일 서울 논현동에서 열린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씽크스테이션을 소개하는 모습. <한국레노버>

[비즈니스포스트] “자동차 내연기관을 설계할 때 가장 중요한 기술은 열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컨트롤하느냐다. 레노버는 최고의 내연기관차 브랜드 애스턴마틴과 함께 씽크스테이션을 디자인해 발열을 줄이고 하드웨어 성능을 최적화했다.”

신규식 한국레노버 대표이사는 27일 서울 강남구 SJ쿤스트할레에서 열린 ‘한국레노버 씽크스테이션 출시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이렇게 말했다.  

씽크스테이션 데스크톱 PC 실물을 확인하자 신규식 대표가 영국 슈퍼카 브랜드인 애스턴마틴과 제품을 디자인했다는 점을 강조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애스턴마틴 뱅퀴시(Vanquish) 차량의 보닛 위쪽에 난 벌집 모양의 통풍구가 레노버 씽크스테이션 전면부 디자인과 같은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현장] 레노버 '씽크스테이션' PC 디자인에 슈퍼카 협업, 발열과 소음 잡았다

▲ 레노버는 영국 슈퍼카 브랜드 애스턴 마틴과 협업해 씽크스테이션 발열을 제어하는 디자인을 설계했다. 사진은 현장에 전시된 애스턴 마틴 뱅퀴시 차량과 발표화면의 모습이다. 사진 좌측 하단으로 보이는 애스턴 마틴 차량 보닛의 육각형 통풍구와 뒤편 화면 씽크스테이션 제품 전면부의 모양이 같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량 엔진에서 발생하는 열기를 외부로 배출해 고열로 인한 성능 악화를 막는 기술을 컴퓨터 디자인에도 활용한 것이다.  

신 대표는 “씽크스테이션 컴퓨터 사양이 점점 고도화되면서 발열을 얼마나 잘 제어하느냐가 제품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한다”며 “애스턴마틴은 레노버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3년 전부터 기초 디자인 설계부터 협업을 이어왔다”고 강조했다.

다만 씽크스테이션을 구동할 때 발열과 소음이 어느 정도로 발생하는지 현장에서 확인할 수 없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레노버에서 출시하는 씽크스테이션 신제품은 PX와 P7, P5 세 종류다. 

가장 성능이 뛰어난 PX는 인텔의 최신 4세대 제온 플래티넘 8490 중앙처리장치(CPU)를 최대 2개 설치할 수 있어 120개의 코어까지 지원한다. 
 
[현장] 레노버 '씽크스테이션' PC 디자인에 슈퍼카 협업, 발열과 소음 잡았다

▲ 쇼케이스장에 선보인 씽크스테이션 PX모델 내부다. 중앙에 수직으로 장착된 인텔 4세대 중앙처리장치(CPU) 2개와 아래쪽에 엔비디아 RTX A6000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탑재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레노버 PX에는 엔비디아의 RTX A6000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그래픽카드를 4개까지 탑재할 수 있는 슬롯이 마련돼 있다. 

씽크스테이션의 원격 작업 솔루션인 ‘TGX’는 엔비디아 GPU를 탑재했을 때 최고의 성능을 보이도록 설계됐다.

3D 모델링과 같이 고사양을 요구하는 프로그램을 씽크스테이션에 설치하고 TGX를 사용하면 소형 노트북에서도 원격으로 씽크스테이션 데스크톱과 같은 성능을 활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신형 씽크스테이션에는 전원을 끄지 않고 SSD 등 저장장치를 교체할 수 있는 ‘핫스왑’과 특별한 도구가 없어도 부품을 손쉽게 탈부착할 수 있는 ‘툴리스’ 기능을 도입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레노버는 글로벌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에서 부동의 점유율 1위 기업이다. 그러나 글로벌 PC 시장이 경기침체 등 여파로 침체 국면에 들어서면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2014년부터 출시된 레노버 씽크스테이션 ‘P 시리즈’ 신제품을 슈퍼카 브랜드인 애스턴마틴과 함께 디자인해 럭셔리 컴퓨터로 정체성을 강화하는 전략이 레노버의 대응 방향으로 해석된다.

신 대표는 씽크스테이션의 주 수요층으로 애니메이션과 가상현실(VR) 콘텐츠 제작, 인공지능 (AI) 연산, 금융 데이터 분석, 3D 모델링 등과 같이 대용량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산업 전문가들을 꼽았다.

애니메이션 제작업체 드림웍스가 레노버 씽크스테이션을 사용해 인기 작품 ‘쿵푸팬더’ 후속작 제작에 돌입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현장] 레노버 '씽크스테이션' PC 디자인에 슈퍼카 협업, 발열과 소음 잡았다

▲ 레노버는 드림웍스의 유명 애니메이션인 '쿵푸 팬더' 차기작 제작에 씽크스테이션이 쓰인다고 밝혔다. 사진은 현장 2층에 마련된 공간으로 드림웍스 작품인 슈렉(앞쪽)을 웨어러블 안경으로 시청할 수 있다. 뒤쪽에는 쿵푸팬더 포스터가 붙어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신 대표는 “씽크스테이션 3종은 가상현실(VR), 혼합현실(MR), 버추얼 프로덕션부터 머신러닝, 데이터 사이언스, CAE, 리얼리티 캡처, 인공지능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작업 환경에 필요한 파워와 성능, 속도를 제공하고 고객 중심의 관점에서 설계됐다”고 말했다.

레노버 씽크스테이션 국내 판매가격은 PX 기준 573만3200원이다. P7은 460만3280 원이고 P5 모델은 328만2400 원부터 시작한다. 모두 VAT 포함 가격이며 케이스만 별도로 구매할 수도 있다. 

인텔 플래티넘 8490H CPU와 엔비디아 RTX 6000A GPU 등 고사양 부품을 모든 슬롯에 장착하면 판매가는 1억 원에 육박한다. 

이날 쇼케이스 현장에는 언론사 기자 약 80여 명이 모였다. 1층에 마련한 자리가 부족해 2층까지 사람이 들어찼다. 

행사장에는 씽크스테이션 외에도 레노버의 가상현실 안경과 폴더블 노트북 시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