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가핵심기술인 삼성전자의 반도체공장 설계자료를 중국에 빼돌려 복제공장을 세우려 한 삼성전자 전직 임원 등 7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방검찰청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박진성 부장검사)는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삼성전자 전 임원 A씨와 공범 6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검찰,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중국에 복제 시도한 전 임원 포함 일당 구속

▲ 수원지방검찰청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박진성 부장검사)는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A씨와 공범 6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삼성전자의 영업비밀인 반도체공장 BED, 공정 배치도, 설계도면 등을 부정한 방식으로 취득·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반도체공장 BED는 반도체 제조가 이루어지는 공간인 ‘클린룸’을 불순물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최적의 환경으로 만들기 위한 기술을 말한다. 

A씨가 빼돌린 기술은 ‘30나노 이하급 D램 및 낸드플래시를 제조하는 반도체의 공정 관련 기술’로서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한다. A씨는 중국에 삼성전자 공장의 복제판 공장을 세우기 위해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의 범행으로 삼성전자가 입은 피해액을 최소 3천억 원으로 추산했다.

A씨는 삼성전자 상무를 거쳐 SK하이닉스 부사장을 지내는 등 국내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 전문가로 꼽혔던 인물이다. 

A씨는 국내 반도체 대기업에서 근무하며 얻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중국과 대만에서 대규모 자본을 끌어왔다. 

A씨는 대만 가전회사에서 약 8조 원의 투자 약정을 얻어 싱가포르에 B사(현재 중국 소재)를, 중국 청두시에서 4600억 원을 얻어와 중국에 C사를 설립했다.

이어 A씨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인력 200명을 ‘고액 연봉’을 약속하며 영입했다. 그 뒤 A씨는 중국 시안 삼성전자 공장 근처에서 불과 1.5km 떨어진 곳에 복제판 공장을 건설하려 했다.

A씨는 직원들에게 삼성전자 반도체설계 자료 등을 입수해 공장 건설에 활용하도록 지시했다.

A씨가 세우려 한 공장은 대만 가전회사가 A씨에게 약정한 8조원 투자가 최종 불발되면서 실제 건설되지는 않았다. 

검찰은 올해 5월 A씨를 구속해 재판에 넘겼다. A씨는 현재 자신의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단순한 반도체 기술 유출이 아니라 반도체 공장 자체를 복제하려는 시도를 적발했다”며 “국내 반도체 산업의 근간을 흔들어 국가 경제안보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범행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