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정치권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사업에 노골적으로 간섭하고 나섰다.

미국에 대한 중국의 보복 제재로 마이크론 반도체 제품의 수출길이 막힌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이 그 빈자리를 메워서는 안된다는  발언이 정치권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미국 하원의원 "한국 반도체기업, 중국서 마이크론 빈자리 채워선 안 돼"

▲ 24일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하원의 마이크 갤러거(공화당, 위스콘신) '미중전략경쟁특위' 위원장이 한국 반도체기업들이 중국에서 마이크론의 빈자리를 채워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24일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하원의 마이크 갤러거(공화당, 위스콘신) '미중전략경쟁특위' 위원장은 “미국 상무부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해외 메모리반도체 업체에 대한 미국의 수출 허가가 마이크론을 대체하는 데 활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직접 겨냥했다.

갤거거 위원장은 한국 정부에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그동안 중국 공산당의 강요를 직접 경험한 우리의 동맹국인 한국은 중국에서 마이크론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인터넷안보심사판공실(CAC)은 최근 미국 마이크론 제품의 심각한 보안문제로 사이버 안보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마이크론 제품 구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2022년 마이크론의 전체 매출에서 중화권(중국, 홍콩 등) 매출 비중은 25%로 추정되고 중국 매출 비중은 11% 수준(약 4조 원 규모)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중국 기업들은 마이크론 제품을 자국 기업이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메모리반도체로 대체하려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마이크론 제품의 중국 판매가 제한됐을 때 한국 반도체업체들이 공백을 메우지 않도록 요구한다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중국 수출은 제한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국 공장은 미국의 반도체 장비수출 제한 유예를 받지 못하면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미 올해 4월에도 미국 정부가 중국에서 마이크론의 공백이 발생했을 때 한국 기업이 그 빈자리를 채우지 않게 해달라고 한국 정부에 요청했다는 파이낸셜타임스의 보도가 나왔다.

미국은 중국의 마이크론 제재에 맞서 중국 업체 CXMT를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CXMT는 중국 최대 D램 생산업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D램 기술력보다는 1~2세대 이상 뒤처진 것으로 알려졌다.

갤러거 의원은 "미국은 자국 기업이나 동맹국에 대한 경제적 강요를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중화인민공화국에 분명히 해야 한다"며 "상무부는 즉시 CXMT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어떤 미국 기술도 수준과 무관하게 CXMT나 YMTC 등 중국 반도체 기업에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