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메모리반도체기업 마이크론이 추가 생산 감축을 결정했으며 삼성전자도 감산에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민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9일 “마이크론은 2023년 설비투자 가이던스를 기존 75억 달러에서 70억 달러로 하향 조정했으며 이는 2022년보다 40% 이상 감소하는 것”이라며 “올해 2분기 마이크론의 웨이퍼 투입량은 최대 25%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한투자 "마이크론 감산으로 업황 개선 가속화, 삼성전자 동참 가능성도"

▲ 고민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9일 마이크론의 추가 감산 결정으로 반도체 업황 개선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마이크론은 28일(현지시각) 2023년 2분기(2022년 12월~2023년 2월) 실적을 발표했다.

주당순손실(EPS)은 1.91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주당 0.86달러 손실보다 악화됐다. 매출도 36억9천만 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37억1천만 달러에 못 미쳤다.

이에 따라 마이크론은 2023년 설비투자 계획 규모를 기존 75억 달러에서 70억 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메모리반도체 업황 개선을 가속화할 뿐만 아니라 고객사의 심리 변곡점을 형성해 가격 반등을 유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수요-공급에 대한 정량적 수치에 따라 기계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수요처와 공급처의 심리에 의해 만들어진다. 현재의 가격 수준이 추가로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고객사(수요처)들의 매수세는 확대될 것이며 이는 가격 반등을 일으킬 수 있다.

다만 이와 같은 양상이 보이려면 고객사 내에서의 재고 정상화, 가격의 충분한 낙폭 확인이 필수적이다. 현재 고객사 내 재고는 정상 수준에 근접했으며 가격 낙폭 역시 과거 사이클에서 보인 최고 낙폭을 이미 넘어섰다.

따라서 마이크론의 이번 추가 감산은 고객사들로 하여금 추가적인 가격 하락 가능성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심리를 형성시킬 수 있으며 가격 반등을 유도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감산에 적극 동참하지 않은 목적은 다음 업황 상승기에서 점유율 확보 및 경쟁사와 격차 확대, 이를 통한 이익 극대화에 있다.

그러나 소극적 감산으로 미미한 공급 축소 효과를 만들며 업황 부진이 장기화된다면 경쟁사 대비 재고 증가 속도가 빨라지는 역효과도 발생할 수 있다. 지금의 과잉 재고 상황 속에서는 다음 업황 상승기에서의 이익 극대화 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를 고려하면 삼성전자의 감산 동참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으며 SK하이닉스 역시 공급 조절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고 연구원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감산 동참이 없더라도 당초에 예상한 반도체 업황 및 주가 개선 시점의 지연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반도체 최선호주는 삼성전자, 차선호주는 SK하이닉스를 제시한다”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