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또 대규모 정전,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은 영향 피해

▲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극심한 한파와 눈폭풍이 발생해 대규모 정전사태가 일어났다. < AP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공장이 위치한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극심한 한파와 거센 눈폭풍으로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했다.

해당 지역에서 2021년 초 정전사태가 이어졌을 때는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가동도 장기간 차질을 빚었지만 올해는 아직 별다른 영향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7일 미국 지역언론 오스틴비즈니스저널에 따르면 지난주부터 텍사스 중부지역을 강타한 한파로 오스틴에서 수만 명에 이르는 주민들이 정전 피해를 겪었다.

오스틴의 정전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현지 전력회사 오스틴에너지의 정전 지도에 따르면 아직 1천 가구에 가까운 주민들이 전력공급 중단 상태에 놓여 있다.

오스틴에너지는 “직원들이 24시간 근무하며 전력 복구를 위해 힘쓰고 있다”며 “현재 상황대로라면 12일까지 모든 가구에 전력공급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텍사스주 오스틴은 기후 변화에 따른 피해를 입는 사건이 종종 발생하는 지역이다.

지난해 여름에는 장기간 이어진 가뭄 사태로 현지에 있는 공장들이 산업용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거나 일반 가정에서도 물 사용이 제한되는 등 사례가 있었다.

약 2년 전인 2021년 초에도 지금과 같이 대규모 한파가 발생해 장기간 정전 사태가 나타났던 적이 있다.

당시에는 삼성전자가 오스틴에서 운영하는 반도체공장에도 전력공급이 중단되면서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

오스틴비즈니스저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당시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1개월 가까운 기간 동안 생산에 차질을 겪었다. 정전으로 발생한 금전적 피해는 최대 3억5700만 달러(약 45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번에도 해당 지역에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하며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이 다시 영향권에 놓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오스틴비즈니스저널은 현지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일부 반도체 관련기업이 이미 정전으로 생산에 차질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삼성전자와 NXP반도체 등 대형 반도체기업은 아직 현지 공장 가동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는 오스틴 반도체공장에서 3천 명 이상의 인력이 정상적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한파에 따른 생산 차질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스틴 인근 지역인 텍사스주 테일러에서 진행되고 있는 새 반도체공장 건설 작업도 차질 없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스틴비즈니스저널은 2021년 한파와 달리 이번에는 기온이 극단적으로 떨어지거나 장기간 낮은 상태로 머무르지 않아 비교적 영향이 덜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삼성전자가 과거 한파에 따른 공장 가동 중단을 겪었던 만큼 충분한 대비 체계를 마련해둔 점도 이번 사태에 따른 영향을 피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그레그 애보트 텍사스 주지사는 오스틴 지역에 정전이 발생한 뒤 “전력공급 중단 사태는 한정된 지역에만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전체 전력 공급량은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