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박성하 SKC&C 사장이 SK스퀘어 대표이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신사업 육성과 자회사 기업공개(IPO)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박 사장은 SK그룹에서 투자전략 전문가로 꼽히는 인물로 과거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과 함께 신세기통신 인수와 같은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이끌었던 만큼 이번에도 좋은 호흡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오늘Who] '리틀 박정호' SK스퀘어 대표 박성하, 신사업과 IPO 속도 낸다

박성하 SK스퀘어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가 앞으로 신사업 육성과 기업공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SK스퀘어는 1일 신임 대표이사에 박성하 SKC&C 사장 선임 사실을 알리며 “박 사장은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와 글로벌 투자 영역에서 풍부한 경험과 전문 역량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박 사장은 1993년 SK텔레콤에 입사해 지주사 SK, SK수펙스추구협의회, SKC&C 등 주요 계열사를 거치면서 SK그룹에서 전략기획과 투자 관련 업무를 주로 맡아왔다.

특히 2011년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 인수 당시 SK텔레콤 사업개발실에서 일하며 당시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등을 도와 실무작업에 참여했다. 도시바(현 키오시아) 지분 인수 전략수립에서도 핵심적 역할 맡은 것으로 전해진다.

박 사장이 SK스퀘어의 투자, 인수합병 전략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되는 이유다.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과 오랫동안 함께 일하며 호흡을 맞췄던 만큼 그룹에서는 두 사람 사이 시너지도 크게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 전까지 박정호 부회장은 SK스퀘어 대표이사뿐 아니라 SK하이닉스 대표이사와 SK텔레콤 부회장직을 함께 맡아 역할이 다양했다. 그런 만큼 이번에 SK스퀘어 대표이사직을 박 사장에게 물려주면서 투자와 인수합병 등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 박 사장은 그동안 SK스퀘어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아 경영에 참여했던 만큼 SK스퀘어의 현안도 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스퀘어는 신성장동력 발굴이 절실한 상황에 놓여있다. 

SK스퀘어는 출범 이후 가상자산거래소 코빗, 3D 디지털휴먼 제작사 온마인드, 국내 최대 농업혁신 애그테크 기업 그린랩스, 글로벌 게임사 해긴 등에 투자하며 투자전문회사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지만 아직 큰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올해 SK쉴더스와 원스토어 상장까지 실패하면서 SK스퀘어의 성장전략에 의문부호를 붙이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이에 SK스퀘어 주가는 2021년 11월29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변경상장 이후 지속적으로 떨어져 현재는 거의 반토막 났다.

박 사장은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겸임해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까지 담당함으로써 투자전략 전문가로서 역량을 극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바탕으로 SK스퀘어의 신성장동력을 부각시키고 그동안 저평가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SK스퀘어는 '투자심의위원회'를 상설 조직화해 포트폴리오 전략 실행과 대내외 리스크 관리 역량을 한층 강화한다. 또 외부 투자전문가를 영입하고 육성하는 '글로벌 탤런트 담당' 조직을 신설하기로 했다.

박 사장은 SK스퀘어 자회사의 상장도 다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스퀘어는 올해 SK쉴더스와 원스토어의 기업공개(IPO)를 순차적으로 추진해 기업가치를 키운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기업공개 환경이 악화되며 이를 철회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SK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부문 투자전문 중간지주사인 SK스퀘어는 독자적인 사업을 하지 않고 있어 자회사 상장 철회가 더욱 타격이 되고 있다.

따라서 박 사장은 2023년 경영환경이 개선되면 11번가, 콘텐츠웨이브, 티맵모빌리티 등의 자회사 상장을 다시 타진할 가능성이 크다.

SK스퀘어는 “박성하 대표를 내정함으로써 글로벌 투자전문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 미래혁신 투자를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