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2년 연속 사상 최대 영업이익 경신이 확실시되는 GS그룹 지주사 GS가 내년에도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는 우호적 경영환경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GS의 주요 발전자회사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줄 '전력도매가격(SMP) 상한제'가 실시됐지만 이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핵심 정유사업과 관련해 내년 유가가 고공행진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년째 호실적 GS 내년에도 '맑음', SMP 상한제 영향 적고 고유가 전망

▲ GS그룹 지주사 GS가 내년에도 2년 연속 연간 영업이익을 경신한 좋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발전자회사들이 전력도매가격 상한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데다 핵심 계열사 GS칼텍스의 실적을 좌우하는 국제유가도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유지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1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전력도매가격 상한제 공동대책위원회’를 주도하는 전국태양광발전협회는 전력도매가격 상한제 행정소송을 진행하기 위해 10일까지 발전사들을 대상으로 동참여부 등을 확인하는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력도매가격 상한제는 30일 관련 규정을 담은 ‘전력거래가격 상한에 관한 고시’ 개정안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승인을 받으면서 이날부터 시행됐다.

전력도매가격 상한제는 한국전력공사가 발전사에서 전력을 사 오는 도매가격의 상한을 두는 것을 말한다. 전력도매가격의 직전 3개월 가중평균이 최근 10년(120개월) 평균의 상위 10% 이상일 때 발동되며 상한선은 최근 10년 평균 전력도매가격의 1.5배로 결정된다. 1개월씩 상한선이 새로 산정돼 시행된다.

다만 5월 행정예고됐던 초안과 다르게 3개월을 초과해 연속 적용이 불가능하다. 또 모든 발전기를 대상으로 했던 기초안과 달리 현재안에 따르면 100kW(킬로와트) 미만의 발전기는 제외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적용되는 전력도매가격 상한선은 1kWh(킬로와트시)당 육지가 158.96원, 제주가 226.56원이다. 이는 2012년 9월부터 2022년 8월까지의 전력도매가격 평균(육지 105.97원, 151.04원)의 1.5배가 적용된 것이다.

이 상한선은 육지 전력도매가격을 기준으로 봤을 때 11월 거래가격인 1kWh당 242.17원보다 34% 낮아진 것이다.

전력도매가격 상한제는 GSEPS와 GSE&R을 발전자회사로 두고 있는 GS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 GSEPS는 영업이익 1943억 원, GSE&R은 영업이익 580억 원을 거뒀다. 각각 지난해 3분기보다 308%, 159% 늘어났는데 이는 올해 3분기 평균 전력도매가격(1kWh당 194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9% 높아진 데 힘입은 것이다.

다만 전력도매가격 상한제가 발전사 수익성 악화에 큰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내년 전력도매가격 상한제 시행 여부 자체가 불투명할 뿐 아니라 계속 시행되더라도 그에 따른 영향이 적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전력도매가격 상한제는 동절기(내년 2월) 이후 시행 여부를 놓고 재검토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고 또 유지된다 해도 내년 8월 이후로는 조건이 크게 완화돼 실제 발동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오히려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GS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핵심 계열사 GS칼텍스도 내년 좋은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골드만삭스는 11월29일(현지시각) 2023년 중기 유가 전망을 ‘매우 긍정적’이라고 바라보며 내년 브렌트유가 배럴당 평균 110달러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브렌트유는 배럴당 85달러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11월부터 하루 200만 배럴의 감산을 한 석유수출국기구 및 기타산유국모임(OPEC+)이 향후에도 추가 감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또 고강도 코로나19 방역정책을 펴고 있는 중국에서는 내년에도 경제활동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중국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조치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봉쇄조치를 완화하더라도 쉽사리 이전과 같은 상황으로 돌아가기 힘들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의 전망처럼 배럴당 100달러 이상의 고유가 행진을 이어간다면 GS칼텍스는 호실적을 거둘 가능성이 크다.

GS칼텍스는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웃돌기도 한 올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1조812억 원, 2조1321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3분기에는 유가가 다소 하락하며 영업이익 8177억 원을 거뒀다.

발전자회사들이 전력도매가격 상한제의 영향을 덜 받으면서 동시에 GS칼텍스의 실적 호조가 이어진다면 GS는 2년 연속 연간 역대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경신한 좋은 흐름을 2023년에도 이어갈 수 있는 셈이다.

GS는 발전자회사와 GS칼텍스 호조 등에 힘입어 연결기준으로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4조1283억 원을 거뒀다. 이미 지난해 거둔 연간 역대 최대 영업이익인 2조6403억 원을 크게 넘어선 것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GS는 올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5조3천억 원 안팎, 내년 연결기준 영업이익 4조 원 안팎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하락하지만 2021년까지 최대 영업이익이 2조6403억 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우수한 실적이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GS는 내년에도 정유와 민자발전사의 실적 호황을 누릴 것”이라며 “특히 2017~2018년 호황 때를 뛰어넘는 복합정제마진 전망(배럴당 14달러) 등 정유 업황의 강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