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이사가 빠른 흑자 전환을 위해 여신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홍 대표는 내년 초 전세자금대출 상품을 출시한 뒤 곧바로 주택담보대출 상품도 준비해 은행이 갖춰야 할 대표 여신 상품군(신용대출, 사업자대출, 주택담보대출)을 모두 갖추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토스뱅크 순손실 빠르게 줄어, 홍민택 여신 규모 키워 흑자전환 간다

▲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이사(사진)가 여신 상품군을 모두 갖춰 흑자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1일 토스뱅크에 따르면 홍 대표는 최근 유상증자로 자본금 규모 1조4500억 원을 바탕으로 여신 규모를 빠르게 늘릴 준비를 하고 있다. 

토스뱅크는 이를 위해 내년 초 전세자금대출 상품을 출시하기 위한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전세자금대출 상품은 토스뱅크가 은행업 본류에 합류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기본 상품이다”며 “2023년 초 전세자금대출 상품이 갖춰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도 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스뱅크의 주요 고객이 MZ세대로 이뤄진 만큼 MZ세대가 많은 관심을 두고 있는 전세자금대출 상품이 토스뱅크 특유의 젊은 감성의 마케팅과 결합한다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고객 분석 플랫폼 TDI데이터드래곤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가장 많은 MZ세대 이용자 수를 보유한 인터넷은행은 토스뱅크다. 전체 이용자 연령층에서 MZ세대가 약 75%를 차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전세자금대출 규모는 올해 4월 기준 167조500억 원이다. 대출 고객은 133만5천명에 달하며 이 가운데 61.1%인 81만6천 명이 20~30대로 MZ세대에 속한다.

경쟁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는 전세자금대출 상품을 출시한 지 1년 만인 올해 11월 기준 전세대출 잔액이 1조 원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MZ세대가 주로 케이뱅크의 전세대출 상품을 이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홍 대표는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해 많은 MZ세대 이용자를 보유한 토스뱅크가 전세자금대출 상품을 내놓게 되면 빠른 속도로 전세대출 잔액을 늘릴 수 있다고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2023년 초에 전세자금대출 상품을 출시하고 난 뒤 주택담보대출 상품도 빠르게 준비해 출시하겠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그동안 홍 대표는 토스뱅크의 실적 개선을 위해 여신 규모 확대에 속도를 내왔다.

지난해 10월 설립하며 개인신용대출 상품을 내놓은 뒤 올해 2월 '사장님 대출' 상품도 출시해 중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사업자대출 상품을 갖췄다.  

홍 대표는 대출 확대를 위해 자체 신용평가모형인 ‘토스스코어링 시스템(TSS)’도 개발했다. 고객 신용을 평가할 대안 데이터를 적극 발굴해 중저신용자 층에 대출을 과감하게 늘릴 수 있었다.

토스뱅크는 11월 기준으로 중저신용자 비중 40%를 넘어섰다. 인터넷은행(카카오뱅크 약 24%, 케이뱅크 약 24.7%)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의 비중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토스 스코어링 시스템을 통해 자영업자에게 좋은 대출 조건을 도출할 수 있게 되면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게 가장 유리한 대출을 해주는 인터넷은행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토스뱅크는 9월에 사장님대환대출 서비스를 시작해 대출잔액이 11월 기준으로 300억 원을 넘어서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여 11월 기준으로 전체 사장님대출에서 1조2천억 원의 성과를 거뒀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토스뱅크가 주택담보대출 상품까지 출시하게 되면 은행이 갖춰야 할 주요 여신 상품인 개인신용대출, 사업자대출,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모두 갖추게 된다”며 “갖춰진 여신 상품을 통해 흑자 전환에도 빠르게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업계에서는 토스뱅크가 여신 상품군을 갖추는 데 집중하는 이유로 올해 3분기 실적에서 빠르게 순손실 폭을 줄이는 등 탄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토스뱅크 실적을 보면 2023년 3분기 순손실 476억 원을 거뒀다. 2분기보다 순손실 폭이 113억 원 줄었다. 

토스뱅크는 실적 상승세와 함께 고객 수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올해 10월 기준 고객 수 500만 명을 돌파했다. 

토스뱅크는 경쟁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2천만 명), 케이뱅크(800만 명) 등과 비교하면 아직 고객 수에서 크게 밀리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2016년에 설립된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10월 초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토스뱅크가 1년만에 500만 명을 돌파한 것은 그만큼 빠른 성장을 이뤄나간 것으로 볼 수 있다.

토스뱅크는 실적 성장과 함께 리스크 관리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토스뱅크는 11월30일 열린 이사회에서 이건호 전 KB국민은행장과 박세춘 법무법인 화우 상임고문을 각각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 

토스뱅크는 이 전 행장과 박 상임고문이 리스크 관리 등 은행업의 안정성에 전문성을 갖고 있어 영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은행업에 관한 상품 등을 빠르게 갖추고 외형을 키워가며 이에 따를 법적 위험 등을 미리 준비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토스뱅크는 이번 3분기 실적 증가가 여신 확대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토스뱅크는 3분기 여신 잔액 7조1천억 원을 기록했다. 앞서 2분기에 4조4천억 원과 비교해 66% 급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토스뱅크가 빠르게 흑자 전환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여신 규모의 확대가 우선돼야 한다고 바라본다. 

김현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터넷은행은 판매관리비와 이자이익 사이의 비율이 약 60%가 되는 순간 흑자 전환에 성공해 왔다”며 “따라서 토스뱅크가 실적에서 흑자 전환을 위해서는 여신 성장이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추가로 유상증자가 이뤄지고 여신 규모가 확대되면 흑자 전환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앞서 11월24일 1천억 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자본금 규모를 1조4500억 원까지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만 5번의 유상증자를 하며 약 9천억 원을 자본금에 추가하는 등 실적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