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가 4분기에 도시정비사업을 몰아서 따내고 있다. 

DL이앤씨는 올해 3분기까지 도시정비 신규수주 1조6555억 원을 기록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이다 4분기에만 2조9610억 원을 추가 수주해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2023년에는 리모델링사업 수주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DL이앤씨 4분기 도시정비 수주 몰아치기, 마창민 내년 리모델링도 공략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가 내년에는 리모델링도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부산 반여3구역 재건축 조합은 12월11일 총회를 열고 DL이앤씨를 시공사로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업은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 1405-31번지, 1411-10번지 일대에 최고 27층, 공동주택 976세대와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것이다. 예상 공사비는 2900억 원이다. 

DL이앤씨는 지난 11일 반여3구역 시공사 선정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다. 이에 조합은 수의계약 전환을 결정하고 DL이앤씨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DL이앤씨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4조5965억 원의 도시정비 신규수주를 올렸다. 반여3구역 재건축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되면 도시정비 신규수주 4조9천억 원가량을 기록하며 올해를 마감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16년 달성한 3조3848억 원을 넘어서는 역대 최대 실적이다. 

DL이앤씨는 올해 3분기까지만 해도 도시정비 신규수주 1조6555억 원을 거두며 다른 대형 건설사와 비교해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사 주택브랜드인 'e편한세상'과 '아크로'가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정작 DL이앤씨가 그만큼 도시정비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이지 못한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하지만 마창민 대표는 4분기에만 6건의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하며 2조9610의 수주잔고를 추가해 그런 지적을 무색하게 했다.

특히 부산 촉진3구역 재개발사업(공사비 1조6천억 원)에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를 제안해 수주를 따낸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 DL이앤씨가 부산에서만 아크로를 적용한 아파트 3곳을 지으면서 부산 도시정비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기 때문이다. 

DL이앤씨는 지난 2021년 3월 부산 우동1구역 재건축사업(1476세대)을 따내며 업계 최초로 부산 지역에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를 적용하기로 했다. 또한 2014년 수주했던 망미2구역 재개발사업(3천 세대)에도 올해 3월 아크로 브랜드를 달기로 결정했다. 

부산은 2000년 이전에 건축된 노후 아파트 비율이 61%에 이르러 앞으로 도시정비사업이 활발히 추진될 지역으로 예상된다. 해운대 그린시티 아파트 단지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연합회가 지난해 출범하기도 했다.

해운대 그린시티는 부산에서 최대 규모인 42개 아파트, 3만여 세대, 10만 여명이 사는 주거지역이다. 리모델링사업뿐 아니라 재건축·재개발사업도 적극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DL이앤씨가 역대 도시정비 신규수주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지만 리모델링사업은 지난 9월 경기 서원마을 현대홈타운(공사비 2205억 원) 1건 수주에 그쳐 아쉽다는 시선도 나온다. 

리모델링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마 대표도 앞으로 리모델링사업 수주에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DL이앤씨는 저비용고효율 노후 공동주택 수직증축 리모델링 기술개발 및 실증 등 국책과제와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가능한 구조보강 방안 개발 등의 자체과제를 수행해왔다. 

DL이앤씨는 대림산업 시절 국내 최초 공동주택 리모델링사업인 서울 마포 용강아파트와 압구정 현대사원아파트 등을 준공한 리모델링 강자로 평가 받는다. 다만 그동안 수익성 위주 선별 수주 전략을 펼쳐 주로 재개발·재건축사업 수주에 집중해 왔다.

리모델링사업은 재건축·재개발과 비교해 건물의 뼈대를 남긴 채로 공사를 진행해야 하기에 상황에 맞는 방법을 적용하는 게 수익성에 큰 영향을 끼친다.

참고로 다른 대형 건설사들은 리모델링사업으로 도시정비사업에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포스코건설은 올해 초 1기 신도시(경기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수주 추진반을 신설하고 리모델링 수주에 나서고 있다. 

올해 경기 성복역 리버파크(2385억 원), 평촌 한가람신라파아트(3256억 원), 경남 창원 성원토월그랜드타운(9451억 원) 등을 수주하며 리모델링으로만 도시정비 신규수주 3조 원을 넘게 채웠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들어 현재까지 도시정비 신규수주 4조5892억 원을 해냈다. 

한국건설산업 연구원은 리모델링시장 규모가 2022년 19조 원에서 2030년에는 30조 원으로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DL이앤씨는 지난 20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상록타워 리모델링사업(200세대)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상록타워 리모델링 조합은 2020년 HDC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로 선정했으나 8월 계약을 해지하고 새 시공사를 찾았다. 

DL이앤씨는 현장설명회에서 2023년 당장 착공해야 하는 촉박한 일정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수주에 적극적 모습을 보였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수익성 위주의 선별 전략을 펼치면서도 주택 브랜드 e편한세상과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를 앞세워 도시정비사업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며 “앞으로도 차별화한 주거문화를 구현하면서 리모델링을 포함한 도시정비 수주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