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가상화폐 '위믹스'의 상장폐지와 관련해 코인을 발행한 위메이드와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 닥사(DAXA) 사이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양측은 각자의 입장이 정당함을 주장하면서도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어 향후 벌어질 법적 공방에서 내막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위메이드와 닥사 진실게임, 위믹스 상장폐지 이유 두고 공방전 시작

▲ 위메이드와 닥사가 위믹스 상장폐지를 놓고 28일 공방전을 벌였다.


28일 닥사와 위메이드가 위믹스 상장폐지 결정에 대한 각자의 입장과 상대 입장에 대한 반박을 내놓으며 향후 법적 공방에서 치열한 다툼을 예고했다.

닥사는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위믹스 상장폐지에 대해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가 만장일치로 찬성했다고 밝혔다.

닥사는 “(위믹스) 거래지원을 종료하는 것이 시장 신뢰와 투자자 보호를 위해 타당하다는 각 회원사의 일치된 결론에 따라 이번 결정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닥사는 또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채 진행된 소명절차에서 위믹스 측은 충분한 소명을 하지 못했고 무엇보다도 훼손된 신뢰를 회복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위메이드는 이날 오후 2시40분경 입장을 발표하고 “위믹스는 유통량에 대한 소명뿐만 아니라 온체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실시간으로 증명까지 했는데 소명이 부족했다는 닥사 입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위메이드는 그러면서 “어떠한 이유에서 (닥사와 위메이드 사이) 신뢰가 훼손됐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며 “위믹스에 대한 닥사의 신뢰가 회복되지 않아 이에 대한 명확한 의사를 밝혀줬다면 그것을 개선하기 위해 더욱 노력했을 것이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닥사가 만족하지 못한 부분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위메이드의 입장은 앞서 25일 장현국 대표이사의 기자회견을 통해서도 제시됐다.

장현국 대표는 기자회견 당시에 “닥사와 업비트는 위메이드의 소명 가운데 어떤 것이 불충분했는지 전혀 알려주지 않고 있다”며 “'너희가 알 바 없고 내가 알아서 할 테니 과정은 묻지 말고 내라는 것만 내라'는 식으로 문제를 처리하는 이런 방식은 매우 부당하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지금은 법적 절차를 준비하고 있어 어렵지만 위메이드와 닥사가 나눈 이메일과 텔레그램 메시지, 전화 녹취록, 비대면 회의 동영상 등을 재판부에 제출하고 난 뒤 적절한 시점이 되면 대중에게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위메이드는 닥사의 결정에 대해 가처분 신청과 함께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가상화폐업계에서는 닥사가 ‘신뢰 훼손’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생략한 것은 앞으로 위메이드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절차를 진행할 때 유리한 위치에 서기 위함이라고 풀이한다.

닥사가 판단한 위메이드의 중대한 잘못이 무엇인지 미리 공개해봤자 상대편에게 대응전략을 짤 시간만 제공하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닥사가 위믹스 상장폐지 이유로 제시한 것은 △위믹스의 중대한 유통량 위반 △투자자들에게 미흡하거나 잘못된 정보 제공 △소명 기간 중 제출된 자료의 오류 및 신뢰 훼손 등 3가지다.

가상화폐업계에서는 이 가운데서도 ‘소명 기간 중 제출된 자료의 오류 및 신뢰 훼손’에 주목한다.

위믹스 유통량 위반은 위메이드가 원상복귀를 했다고 주장하며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게다가 가상화폐의 유통량에 대한 법적 기준이 없기 때문에 위메이드 위믹스를 담보로 대출을 받은 것 자체가 유통에 해당하는 지 명확하게 판단을 내리기 애매한 면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또한 위메이드가 투자자들에게 미흡한 정보를 제공했다는 부분, 즉 공시를 충분히 하지 못했다는 것이 상장폐지에 결정을 역할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시선도 나온다.

증권시장에서는 1년 동안 불성실 공시로 누적 벌점이 15점 이상이 돼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 아무리 가상화폐 시장에 법적 기준이 없어도 한 번 공시를 잘못한 것으로 바로 거래종료를 한다는 것은 가혹하다는 것이다.

반면 자료의 오류 및 신뢰 훼손은 위메이드가 잘못된 행위를 소명하는 과정에서도 의혹을 해소하지 못했다는 점을 암시한다.

일각에서는 위메이드가 유통량 위반을 넘어서는 또 다른 잘못을 했을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위메이드는 올해 초에도 회사가 보유한 위믹스 수천 억 원어치를 팔아 투자에 활용했다. 장 대표는 이에 대해 “위믹스 생태계 구축을 위해 유통량을 늘리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지만 당시 위믹스 가격은 7천 원 대에서 4천 원 대로 급락하며 투자자들이 피해를 봤다.

위믹스 상장폐지 결정 나흘 만에 닥사가 내놓은 입장에서도 신뢰 훼손이 다시 한번 언급됐지만 그것의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아 곧 진행될 가처분 소송 등에서 정체가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권순우 삼프로티비 취재팀장은 25일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닥사 관계자도 닥사가 단순히 공시 위반 때문에 상장폐지라는 큰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