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전국적인 파업에 들어가면서 주요 제조업의 물류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다만 제약바이오업계는 파업이 물류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산업분야보다 작은 것으로 파악된다. 일반 산업자재·제품과 다른 운송수단 및 유통구조를 활용하고 있어서라는 게 업계 종사자들의 설명이다.
 
제약바이오업계 화물연대 파업 영향 미미, 화물운송 의존도 낮아

▲ 화물연대의 대규모 파업에도 제약바이오업계는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24일 화물연대 강원지역본부가 파업 출정식을 진행하고 있다. <화물연대>


28일 제약바이오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타격은 거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현재 당사와 관련한 화물운송은 문제없이 진행 중이다”며 “생산에 필요한 자재는 기본 1~2개월 전 사전입고를 원칙으로 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한 백신기업 관계자는 “백신은 일반화물을 이용하지 않고 다른 유통체인을 활용한다”며 “파업에 따른 큰 지장은 없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6월 화물연대 파업 당시에도 제약바이오업계의 분위기는 비슷했다. 

이는 신속한 운송이 중요한 의약품 특성상 배송을 담당하는 전문업체와 따로 계약하거나 자체 운송수단을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개인이 수시로 운송 일감을 받아 일하는 일반 화물기사들이 관여할 여지가 많지 않다.

특히 항체 치료제, 백신 등을 포함하는 바이오의약품은 운송과정에서 약효를 유지하기 위해 미세한 온도를 조절하는 시스템이 필수라 더더욱 개인 운송과 거리가 멀다. 

의약품이 제품 부피가 작아 항공 운송이 가능하다는 점도 물류 부담을 줄이는 요인이다. 앞서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은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을 운송할 당시 항공기당 최대 100만 도즈(1회 접종분)를 채울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의약품 자체가 잦은 운송이 필요하지 않다고도 설명한다. 시멘트, 철강 등 산업자재를 소모해 하루에도 수십 번은 화물차가 오가야 하는 산업현장과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국내 한 제약사 관계자는 “의약품은 수시로 나간다기보다는 창고에 쌓아뒀다가 출고하는 성격이 강하다”며 “아직 파업의 직접적인 영향이 나타나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유지와 적용 차종·품목 확대 등을 요구하며 24일부터 전국적으로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와 달리 일반 제조업 쪽에서는 파업으로 인한 물류 차질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화물연대를 대상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