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MZ직원' 소통 LG유플러스, 황현식 플랫폼 신사업 방향 보이더라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사진)은 동료의식을 고취하는 기업문화를 공고히 다지는데 일가견이 있는 최고경영자로 유명하다.

[비즈니스포스트]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MZ세대(20~30대) 직원들과 소통을 늘려가고 있다.

황 사장의 이런 행보는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사내 분위기를 변화시키고 있는데 이는 고객 트렌드 파악에도 도움이 돼 콘텐츠 플랫폼 등 신사업 성공 전망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2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MZ세대(20~30대) 직원과 접촉면을 넓혀가는 황 사장의 리더십이 LG유플러스 직원들의 내부 만족도를 높여주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황 사장은 올해부터 젊은 직원들과 가벼운 소재로 이야기를 나누는 점심자리를 여러 차례 만들어 접촉을 늘려가고 있다.

황 사장이 ‘현식님과 동일한 MBTI(성격유형진단) 찾아요’라는 주제로 시작했던 점심자리는 ‘호랑이띠 직원 모집’, ‘홍콩영화 마니아 찾아요’ 등의 프로그램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를 통해 황 사장과 직원들은 별다른 사전 준비 없이 식사하면서 일상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대화 소재도 황 사장도 관심이 있는 반려견 키우는 법이나 20대들의 주식투자, 골프를 비롯한 MZ세대의 취미 등으로 다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은 회사 선배로서 황 사장의 따뜻한 면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는 평가가 많았다고 한다.

황 사장은 직원들과 소통과정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내부 경영에도 직접 반영하고 있다. 최근 있었던 비혼 지원제도는 황 사장이 직원들과 직간접적 소통을 통해 마련한 대표적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비혼 지원제도는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지닌 직원들에게 결혼축하 제도와 맞먹는 혜택을 준다는 내용이다. 

이 제도는 결혼에 뜻이 없는 직원들이 상대적 박탈감에서 벗어나고 능동적으로 회사에 참여할 동기를 부여했다는 점에서 내부적으로 지지를 받고 있다.

황 사장이 이처럼 젊은 임직원과 소통을 넓혀가는 것은 LG유플러스 전체 직원 1만 여명 가운데 1980~1990년대생 비중이 전체의 6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늘어난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젊은 직원들과의 소통은 황 사장이 주요 고객인 젊은 소비층의 요구사항(니즈)을 빠르게 파악하는 데도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황 사장 취임 뒤 고객에게 보내는 문자에 이미지와 표를 넣거나 참고할 수 있는 동영상 설명을 첨부하는 등 고객관리 방식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젊은 MZ세대 직원들의 의견을 황 사장이 적극적으로 반영한 것으로 소소하지만 고객들에게 회사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된 것으로 여겨진다. 

LG유플러스 안팎에서는 황 사장의 소통방식이 MZ세대 직원들의 참여를 이끌어 조직 전체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는 ‘나비효과’가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MZ세대와 접촉면을 늘리는 황 사장의 소통경영은 빨리 변화하는 통신업계 트렌드를 읽는데도 밑거름이 될 수 있다.

특히 황 사장이 추진하는 ‘라이프스타일’, ‘놀이’, ‘성장케어’ 등 3대 플랫폼 신사업 전략을 마련하는 데도 영상에 익숙한 MZ세대 직원과의 소통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젊은 직원들과 소통을 통해 얻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고객과 접점을 확대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을 분석한다면 고객의 플랫폼 체류시간을 늘리는 것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유무선통신서비스를 기반으로 라이프스타일플랫폼을 구축하고 고객 취향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놀이플랫폼은 콘텐츠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플랫폼 라인업을 확대해 고객이 여가시간을 보낼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로 구성할 채비를 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유플러스TV의 실시간 채널과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의 OTT를 통해 확보하는 고객의 데이터를 활용해 시청경험을 혁신하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황 사장은 올해 9월 중장기 신사업 성장전략을 소개하는 기자간담회에서 “OTT 경쟁이 격화되는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IPTV(인터넷TV)는 다양한 OTT를 시청할 수 있는 ‘OTT TV’로 진화할 것이다”며 “스포츠와 아이돌 관련 콘텐츠를 자체 제작하고 이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자녀를 낳고 부모세대로 진입하는 직원들에게서 얻은 아이디어도 황 사장이 추진하는 ‘아이들나라’ 플랫폼 구축에 힘을 더하고 있다.

황 사장은 그동안 IPTV를 중심으로 제공해 온 영유아 전용 서비스 '아이들나라'를 모바일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구독형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성장케어 플랫폼사업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부모와 아이가 몰입할 수 있는 상호학습 콘텐츠를 확대할 뿐만 아니라 육아와 교육에 필요한 선생님, 교보재 상품을 맞춤형으로 제안하는 커머스 플랫폼으로 아이들나라를 확장해 아이의 성장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임직원들의 동료의식을 높이고 변화하는 최신 트렌드를 읽기 위해 대표이사를 정점으로 전체 직원 사이 소통의 폭을 넓혀가는 문화를 조성하는데 힘쓰고 있다”며 “임직원 사이 소통을 고객을 이해하는 밑거름으로 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