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총재 이창용 “금리인하 시기상조” “금리인상 국민 고통 알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통화긴축 정책을 전환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 총재는 24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물가가 목표 수준(2%대)으로 충분히 수렴하고 있다는 증거가 확실한 이후 금리 인하에 관한 논의를 하는 게 좋을 것이다”며 “지금 금리 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다시 1~2월에는 5% 물가상승률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물가가 5%를 넘어가는 높은 수준을 지속하면 물가 중심 경제정책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금융통화위원들은 지금 시점에서 한국은행의 최종 금리가 연 3.5%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총재는 “금융통화위원들의 예상 최종금리 수준은 연 3.5%를 중심으로 분포돼 있다”며 “3.5%가 바람직하다고 보는 3명, 3.25%에서 멈추는게 바람직하다고 보는 1명, 3.5~3.75%로 올라갈 가능성을 열어두는 게 바람직하다는 2명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금융통화위원들의 최종금리 전망은 3개월 정도 수준에서 생각을 하고 있다고 이해해주면 된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12월에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야 할 필요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금리 격차는 과도하게 벌어지면 여러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나 기계적으로 격차 용인 범위를 특정하기 어렵다”며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여는 것이 외국에서 보기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단기자금시장 상황이 더 악화된다면 추가 유동성 공급 대책도 내놓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 총재는 “추가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한국은행도 대응책을 내놓겠다”면서도 “다만 한국은행의 유동성 공급의 원칙은 금리인상 기조와 상충하지 않게 타켓팅해서 미시적으로 해야 하고 한시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가 이날 기자회견장에 매고 나온 넥타이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회색빛 넥타이에는 시인 김소월의 시 ‘진달래꽃’ 구절이 적혀 있었다.

이 총재는 넥타이가 이자 부담이 늘어난 대출자를 위로하는 의미를 담은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오늘 아내가 아침 일찍 나가서 제가 좋아하는 넥타이를 매고 나왔다”며 “그 해석이 더 좋은 것 같다”고 답변했다.

그는 “금리가 올라 국민 고통이 심해지는 것을 알고 있다”며 “물가가 빨리 안정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정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