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SK하이닉스가 최근 주가 부진으로 코스피 시가총액 4위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한파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적자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와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시총 LG화학에도 밀릴 처지, 시총 4위도 안심할 수 없다

▲ 22일 SK하이닉스 주가는 전날 대비 1.27%(1100원) 원 내린 8만5200원에 장을 마쳤다. 


22일 SK하이닉스 주가는 전날 보다 1.27%(1100원) 원 내린 8만5200원에 장을 마쳤다. 

시가총액은 62조258억 원으로 전날에 이어 4위를 기록했으며 3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시가총액 차이는 전날 3759억 원에서 1조1767억 원으로 벌어졌다. 

SK하이닉스는 11월8일에도 코스피 시가총액 4위를 기록했으나 하루 만에 3위를 회복한 바 있다. 이후 9거래일 만인 21일에 다시 4위로 주저앉았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초만 해도 삼성전자에 이어 시가총액 2위를 지켰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2위를 내줬고 이번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밀려 한 계단 더 밑인 4위로 내려앉았다. 

5위인 LG화학 주가가 10월31일 3분기 호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11월1일에만 주가가 11.02%(6만9천 원) 오르는 등 최근 상승 흐름을 탔다는 점을 감안하면 SK하이닉스 시총순위가 다시 아래로 더 밀려날 가능성도 있다.

16일부터 이날까지 SK하이닉스 주가는 7.10%(6500원) 내렸다. 

외국인투자자가 매도에 나서며 SK하이닉스 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11월16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투자자는 1137억 원어치 주식을 던진 것으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외국인투자자 순매도 상위 종목 1위를 기록했다. 

외국인투자자는 10월 중 SK하이닉스를 14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며 SK하이닉스 주식을 꾸준히 담았지만 최근 일주일 동안은 SK하이닉스 주식을 가장 많이 팔았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SK하이닉스의 4분기 적자전환 전망까지 나와 SK하이닉스를 향한 투자심리가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업계에서는 경기침체에 따른 반도체 수요둔화로 내년까지도 최악의 업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반도체 대표주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올해 초 고점과 비교했을 때 이날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23.19%, 35.94%나 하락했다. 같은 기간 고점 대비 19.54% 내린 코스피지수와 비교해 많이 내렸다. 

다만 삼성전자 주가는 실적 차별화 기대감에 SK하이닉스보다는 비교적 탄탄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업황 둔화 속에서도 오히려 생산을 늘려 시장 점유율 높일 계획을 세웠다.

10월27일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인위적 감산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기본 입장은 변화가 없다”고 언급했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실적 발표 이후 치킨게임에 대한 우려가 부각됐다”며 “4분기 출하량과 설비 지출 전망치가 시장 예상을 대폭 상회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반도체 전방 수요 부진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 무리한 출하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점유율 경쟁이 벌어지며 반도체 기업 사이의 차별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보다 시장 점유율이 낮은 SK하이닉스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수요 급락과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라 SK하이닉스의 분기 실적은 2023년 2분기까지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수요가 악화된 가운데 경쟁업체의 시장 점유율 확대 노력이 더해지면서 4분기 D램과 낸드 부문의 고정가격이 급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영업적자로 전환한 낸드 부문에서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예상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한다”고 내다봤다. 

다만 최근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많이 낮아진 만큼 장기적으로 내다보면 분할 매수에 들어갈 시기라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송 연구원은 "2023년 1분기부터 경기선행지표가 반등하면서 주가가 오르고 2023년 3분기부터 주당 가치상승을 감안하면 2023년 말에 주가가 현재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앞으로 SK하이닉스 주가가 하락할 경우 분할 매수로 대응하는 것이 적절하다"라고 조언했다.

박 연구원도 "D램의 업황 개선 신호가 목격될 것으로 예상되는 2023년 1분기부터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기존 판단을 유지한다"고 언급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