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인태 NH농협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2년 임기 동안 호실적을 거둬 연임 가능성을 높였다.

다만 농협은 그동안 계열사 대표이사가 임기 2년을 채우면 자리에서 물러나는 일이 많았는데 이러한 인사관행이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NH농협생명 호실적에 김인태 연임 청신호, 농협 임기관행은 변수

김인태 NH농협생명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2년 임기 동안의 좋은 실적을 기반으로 대표이사 연임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21일 NH농협금융지주에 따르면 최근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해 NH농협생명 최고경영자 선임 절차에 들어갔다.

김 사장은 2021년 1월1일에 취임했는데 올해 12월31일로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 지배구조내부규범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는 최고경영자의 임기만료일 40일 전에 임원추천위원회를 꾸려 최고경영자 선임 절차를 시작한다.

NH농협생명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임원추천위원회의 결과는 12월 초나 중순 정도에 나올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취임한 이후 눈에 띄는 실적개선을 이뤄내고 있어 연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평가된다.  

김 사장의 취임 첫 해인 2021년 NH농협생명은 2020년과 비교해 170.8% 증가한 순이익 1657억 원을 냈다.

올해도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2420억 원을 내면서 역대 최고치의 누적 순이익을 거뒀다. 2021년과 비교해 112% 증가했다.

이 같은 호실적은 NH농협생명이 다른 생명보험사들과 달리 변액보험을 판매하지 않아 금리상승과 증시하락 등 경제적 어려움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받지 않았고 보장성보험을 중심으로 보험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온 노력의 결과로 볼 수 있다.

2022년 3분기 건수 기준 보장성보험 매출 비중은 97.4%에 이른다. 2017년 89.5%와 비교해 7.9%포인트 증가했다.

김 사장은 디지털 전환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에서도 고른 성과를 내고 있다.

2021년 2월 고객에게 맞춤형 상품을 제안할 수 있는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구축했고 같은 해 7월에는 모바일 청약 시스템을 도입해 별도의 앱을 설치하지 않고도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을 통해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생명보험업계에서 비대면 건강관리 서비스 경쟁이 확산되자 김 사장은 올해 6월 헬스케어 플랫폼인 ‘NH헬스케어’를 내놓고 11월 관련 보장성 보험상품도 출시했다. 

김 사장은 ESG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2021년 9월 유엔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UNEP FI)가 선포한 지속가능보험원칙(PSI)에 가입해 경영활동 전반에 ESG와 지속가능성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농협의 인사관행이 김 사장의 연임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NH농협금융지주에는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주기 위해 대표이사 2년 임기를 채우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일종의 관행으로 자리잡고 있다.

NH농협생명에서는 나동민 전 사장이 2012년부터 2015년까지 1년씩 3연임에 성공한 것이 유일한 연임 사례다. 이후 모든 사장들은 2년 임기를 마치면 자리에서 물러났다.

다만 NH농협금융지주는 2020년 지배구조내부규범을 고쳐 최고경영자의 최초 임기를 2년 보장하고 2년 이내 연임을 허용한다는 규정을 만들어 적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김 사장이 연임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김 사장은 농협의 대표적 기획 전문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1962년 경기도 파주에서 태어나 고양종합고등학교와 국민대학교 금속공학과를 졸업했다.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금융기획부 시너지개발팀장과 금융기획팀장을 거쳐 NH농협은행에서 인사부장, 종합기획부장, 마케팅부문장, 부행장을 지냈다.

NH농협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겨 경영기획부문장과 부사장으로 일했고 2021년 NH농협생명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