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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네덜란드 '중국 반도체 견제' 두고 불협화음, 삼성전자 한시름 덜어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2-11-21  12: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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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네덜란드 '중국 반도체 견제' 두고 불협화음, 삼성전자 한시름 덜어

▲ 네덜란드가 중국 반도체산업 견제에 동참을 요구하는 미국 정부의 요구를 따르기 어렵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네덜란드 ASML의 EUV 장비를 활용하는 반도체 공정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미국이 중국 반도체산업 견제를 위한 동맹을 결성하고 핵심 국가인 네덜란드를 끌어들이려 시도하고 있지만 논의가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네덜란드 정부가 미국의 중국 규제에 적극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는 단호한 태도를 보이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미국의 압박에서 다소 자유로워질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21일 “네덜란드가 미국의 압박에 저항하고 있다”며 “ASML을 비롯한 자국 기업의 이익을 고려해 이런 판단을 내린 것은 긍정적 신호”라고 보도했다.

리제 슈라이네마허 네덜란드 대외무역개발협력부 장관은 최근 NPR과 인터뷰에서 “중국을 대상으로 한 수출규제는 ASML의 독립적 판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최근 ASML을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장비기업에 중국 수출 제한을 요구하면서 외교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든 정부는 중국 반도체산업을 전 세계 공급망에서 고립시키겠다는 목표를 두고 반도체와 장비 수출규제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네덜란드 ASML도 반도체 장비에 미국의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는 이유로 중국 수출에 제한을 받으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네덜란드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미국 정부에서 요구하는 추가 제재 요청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닛케이아시아 등 외국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최근 일본과 네덜란드를 포함하는 반도체 주요 국가 연합체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장비와 소재 전문기업을 다수 보유한 일본 및 네덜란드를 동맹으로 끌어들여 중국을 상대로 한 수출규제에 더 적극적으로 동참하도록 하겠다는 목적이다.

그러나 네덜란드가 연합체 결성 논의 초반부터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미국 정부가 의도한 대로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강력한 틀을 짜는 일이 어려워지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네덜란드의 선택은 중국뿐 아니라 유럽 전체에도 긍정적”이라며 “미국이 중국 반도체산업을 압박하는 과정에서 피해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이 반도체 및 장비와 소재 주요 시장에 해당하는 만큼 네덜란드를 포함한 유럽 국가들이 국익을 지키려면 미국의 압박에도 중국과 지속적으로 거래를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중국 관영매체인 차이나데일리도 논평을 내고 바이든 정부의 반도체 수출 규제가 주요 동맹국의 공감을 얻지 못하면서 전 세계에 확산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고 분석했다.

네덜란드의 반발이 유럽 전체와 일본까지 확대된다면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무너뜨리려는 미국 정부의 시도는 무리한 도전에 그치고 말 수도 있다.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갈등 양상은 이처럼 전 세계 반도체업계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미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앞으로 미국 규제의 영향을 받아 중국 반도체공장에 장비를 반입하기 어려워지거나 미국 정부의 외교적 압박을 받는다면 반도체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사업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네덜란드 '중국 반도체 견제' 두고 불협화음, 삼성전자 한시름 덜어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메모리반도체 생산공장.

그러나 네덜란드가 미국의 이런 시도에 앞장서 반발하는 의견을 내놓으며 전 세계의 여론을 주도한다면 한국 정부도 미국의 압박에 맞서 국익을 더 우선순위로 두는 데 힘이 실릴 수 있다.

한국 정부 및 반도체기업으로서는 현재와 같이 미국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중국 반도체사업도 유지하는 일이 국가 경쟁력 및 이해관계를 지켜내는 데 최선의 방법으로 꼽힌다.

중국을 겨냥한 바이든 정부의 공세는 이런 균형을 무너뜨리고 한국이 어느 한 쪽 편을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압박하고 있었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심각한 딜레마에 놓이고 있었다.

미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중국 D램 및 낸드플래시 반도체공장에 첨단 장비를 반입할 수 없도록 하는 새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다만 현재는 1년의 유예기간이 적용되고 있다.

만약 미국의 이런 규제에 반발하는 여론이 네덜란드를 넘어 유럽과 일본 등 전 세계로 확산된다면 바이든 정부가 이런 규제를 실제로 강행하는 일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차이나데일리는 “미국이 반도체를 정치화하고 무기화해 중국을 압박하려는 시도는 여러 동맹국을 포함한 글로벌 공급망에 피해를 입힌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중국은 세계에 위협이 되는 존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가 네덜란드와 반도체 동맹을 통해 협력을 강화하려 시도하는 일은 ASML의 EUV(극자외선) 장비를 인텔과 마이크론 등 미국 기업에 우선적으로 제공하도록 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EUV 장비가 첨단 파운드리 및 D램 미세공정 기술 구현에 핵심인 만큼 미국 기업들이 이를 확보하는 데 유리해진다면 삼성전자와 같은 선두 경쟁사를 따라잡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네덜란드가 미국과 반도체 협력에 회의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상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기업에 다방면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슈라이네마허 장관은 “네덜란드가 미국과 완전히 같은 방식으로 규제를 적용할 수는 없다”며 미국 및 일본과 소통하며 독립적으로 결정을 내리겠다는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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