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GM이 2035년까지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한다는 중장기 사업 목표를 달성하려면 적어도 6곳 이상의 새 배터리공장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GM과 현재 모두 4곳의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을 확정지은 LG에너지솔루션이 대규모 추가 투자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공급 물량을 늘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GM 전기차 전환 목표 배터리 수급 부족, LG엔솔과 합작공장 더 짓나

▲ 미국 GM이 전기차 전환 목표를 달성하려면 배터리 수급 물량을 대폭 확대해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미국 오하이오주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


21일 미국 자동차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은 미국 전기차시장 성장에 중요한 계기를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

오토모티브뉴스는 논평을 내고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전기차산업 성장 계획은 매우 야심차다”며 “자동차 제조업계에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법안에 따르면 새로 출시되는 전기차 신차는 7500달러, 상업용 전기차는 4만 달러, 중고로 판매되는 전기차는 4천 달러에 이르는 보조금을 받는다.

해당 지원금은 2032년까지 제공되며 업체별로 받을 수 있는 보조금 상한선도 폐지된 만큼 그동안 비교적 높은 가격이 약점으로 꼽히던 전기차의 판매량 증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GM과 포드, 테슬라 등 북미에 전기차 생산공장을 운영하는 자동차업체들이 최대 수혜기업으로 꼽히는데 그만큼 정부에서 요구하는 까다로운 조건도 충족해야만 한다.

미국 정부는 배터리를 비롯한 전기차 주요 부품과 소재를 북미에서 생산해 조달해야한다는 것을 보조금 지원 조건으로 정했다.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테슬라와 GM이 미국 정부의 이런 정책에 맞춰 현지 배터리 공급망 확보에 가장 활발히 나선 기업으로 꼽힌다.

테슬라는 일본 파나소닉과, GM은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 생산공장을 공동으로 투자해 운영하며 전기차에 필요한 배터리를 직접 조달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오토모티브뉴스는 이들 기업의 전기차 배터리공장 투자 속도가 여전히 앞으로 수요 전망에 비춰볼 때 현저히 부족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GM은 2035년까지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만큼 현재 투자하고 있는 배터리 생산공장 규모를 훨씬 더 늘려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오토모티브뉴스는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 오하이오주에 배터리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50억 달러를 들여 테네시주와 미시건주에 추가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며 “앞으로 수요 전망에 맞추려면 비슷한 규모의 공장 6~7곳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GM과 4번째 배터리공장 건설 계획을 확정짓고 부지 선정과 투자 세부일정 조율 등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올해 안에 해당 내용이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

오토모티브뉴스의 전망대로라면 LG에너지솔루션과 GM은 현재 추진중인 투자 계획을 확정지은 뒤 지금까지 내놓은 것보다 더 큰 규모의 신규 배터리공장 투자 계획을 제시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GM 전기차 전환 목표 배터리 수급 부족, LG엔솔과 합작공장 더 짓나

▲ GM 전기차 주력차종 '볼트EV'.

GM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활용하는 자체 전기차 플랫폼 ‘얼티엄’을 앞으로 출시하는 신형 전기차에 확대적용해 내놓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한 전기차사업 진출 초기부터 LG에너지솔루션과 긴밀한 협업을 통해 ‘볼트EV’ 등 미국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는 전기차 히트상품을 출시하는 데 성공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현재 중국업체를 제외하면 세계 1위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할 때 GM이 앞으로 전기차 생산 확대 과정에서 다른 업체의 배터리를 사들일 가능성은 낮다.

결국 GM이 공격적으로 전기차 중심의 사업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최대 수혜기업이자 중요한 파트너로 자리잡아 동반성장할 기회를 잡고 있는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앞으로 미국 전기차시장에서 빠른 성장이 기대되는 GM에 배터리 공급 물량을 안정적으로 꾸준히 늘려 나간다면 시장 지배력 강화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오토모티브뉴스는 “미국 전기차시장 개막의 '총성'이 이미 울렸다”며 “GM과 테슬라가 빠르게 앞서 나가면서 내수 생산 능력을 앞세워 시장 지배력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바라봤다.

LG에너지솔루션이 시설 투자를 대부분 미국에 집중하는 일은 앞으로 인건비 등 비용 부담을 키울 수 있고 생산 거점 다변화가 어려워진다는 측면에서 단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보조금 효과로 이를 대부분 상쇄할 수 있는 데다 GM과 같은 대형 기업을 안정적 고객사로 확보하는 일은 위험 부담을 고려해도 더욱 중요한 성장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오토모티브뉴스는 “미국의 정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따르지 않는 기업은 시장에서 뒤처질 수 있다”며 “앞으로 전기차 생산 투자 및 주요 부품과 소재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