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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미국산 TSMC 반도체 사용 현실성 낮아, 마케팅용 '쇼' 지적도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2-11-17  16:3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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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미국산 TSMC 반도체 사용 현실성 낮아, 마케팅용 '쇼' 지적도

▲ 팀 쿡 애플 CEO가 앞으로 미국에서 생산되는 반도체를 사들일 것이라는 계획을 내놓았다. 다만 이는 현실적으로 제약이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대만 TSMC의 미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반도체를 사들이겠다는 계획을 내놓았지만 이는 단지 마케팅 수단에 불과할 수 있다는 블룸버그의 보도가 나왔다.

아이폰 등 주요 제품 생산에 필요한 반도체 수요와 공정 기술을 고려할 때 미국에서 조달할 수 있는 물량은 매우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17일 논평을 내고 “애플의 미국산 반도체 탑재 선언은 ‘쇼’에 불과하다”며 “전체 글로벌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팀 쿡 애플 CEO는 최근 독일 출장 중 현지 직원들과 만나는 행사에서 2024년부터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생산되는 반도체를 사들이기로 결정했다는 발표를 내놓았다.

애플의 미국산 반도체 탑재는 TSMC가 미국에 대규모 파운드리공장 건설을 시작할 때부터 충분히 예상된 수순이었다. 애플이 TSMC의 미국 내 최대 고객사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부터 꾸준히 제품과 주요 부품 생산을 중국 및 대만 등에 의존하는 애플을 압박해 왔다는 점도 중요한 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TSMC의 미국 반도체공장 건설은 바이든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바탕으로 이뤄진 만큼 애플도 미국 정부의 요구에 맞춰 현지에서 반도체 수급을 추진할 수밖에 없었다.

블룸버그는 애플의 이런 결정이 미국 정부와 의회, 애리조나주 정부가 모두 기다려 온 성과라며 미국 반도체산업 발전에 중요한 기회로 평가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면 현실적으로 애플이 아이폰 등 주요 제품에 탑재하는 반도체를 TSMC 미국 공장에서 주로 수급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TSMC가 애리조나주 공장에 적용하는 반도체 미세공정이 최신 기술과는 다소 거리가 멀고 생산할 수 있는 물량도 애플의 수요와 비교해 현저히 적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TSMC가 2024년부터 3나노 미세공정 기술을 활용해 신형 아이폰에 탑재되는 고성능 프로세서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현재 애리조나주 공정에 도입이 예정된 기술은 5나노 공정으로 이미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애플 제품의 프로세서에 적용된 미세공정이다.

TSMC가 미국 공장을 완공하더라도 가장 핵심인 최신 아이폰용 프로세서는 현재 대만에 건설하고 있는 3나노 미세공정 생산라인에서 만들어 공급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애리조나주 공장에서 생산이 예정된 반도체 물량이 TSMC의 현재 생산 능력의 1.6% 수준에 그친다는 점도 애플의 물량 확보 가능성이 크지 않은 이유로 꼽혔다.

블룸버그는 결국 애플이 주력 제품이 아닌 무선이어폰이나 TV 셋톱박스, 인공지능 스피커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만을 TSMC 미국 공장에서 사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애플의 미국산 반도체 사용이 실질적으로 미국 반도체산업에 일으킬 수 있는 효과도 자연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애플 미국산 TSMC 반도체 사용 현실성 낮아, 마케팅용 '쇼' 지적도

▲ 대만 TSMC 반도체 생산공장.

TSMC가 대만 이외 지역에서는 공장 가동에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기 어렵고 높은 운영비 부담을 안고 있다는 점도 미국 반도체공장의 약점으로 꼽혔다.

원가 절감을 중요시하는 애플 특성상 TSMC가 미국에서 생산하는 반도체를 더 비싸게 사들이거나 미국 내 생산라인 투자 확대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가능성은 낮다.

다만 블룸버그는 애플이 미국에서 생산한 반도체를 사들인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정치인들을 충분히 만족시킬 만한 결과를 낳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정부와 의회가 애플에 미국산 반도체 사용을 압박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반도체 종류와 물량까지 특정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애플의 미국산 반도체 탑재는 실질적으로 큰 효과를 낳지 않지만 미국 정부와 의회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성과를 과시할 수 있는 수단으로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

애플 역시 현지에서 생산된 반도체를 일부 제품에 사용하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미국 소비자를 설득하기 충분한 기업 이미지 개선과 홍보 효과를 거두게 될 공산이 크다.

TSMC는 현재 애리조나주에 반도체공장을 추가로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TSMC가 대만의 반도체 주도권을 고려해 최신 공정 생산라인을 대만에 두겠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미국에 가장 앞선 기술을 도입하려 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반면 삼성전자는 TSMC와 달리 미국 텍사스주에 건설하고 있는 반도체공장에 첨단 미세공정 기술을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어 고객사 확보에 비교적 유리한 위치에 놓일 수도 있다.

블룸버그는 “TSMC가 미국 공장을 설립하는 의도는 고객사와 정치인들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며 “최신 기술을 여러 지역에서 활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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