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전기차 증가로 자동차 배출 온실가스가 줄어들 것이라는 정부 발표에 환경단체들이 지난친 장밋빛 전망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17일 비즈니스포스트 취재를 종합하면, 환경단체들은 환경부가 16일 발표한 2016년~2020년까지 19개 자동차 제작·수입사(제작사)의 자동차 온실가스 관리제도 이행 실적 자료와 관련해 정부의 기후대책 후퇴를 보여준다며 반발하고 있다. 
 
환경연합 그린피스, 환경부 자동차 온실가스 정책 "유명무실" 강력 비판

▲ 전기차 증가로 자동차 온실가스가 줄어들 것이라는 정부 발표에 환경단체가 내연기관차 판매중단을 요구하는 초강수를 뒀다. 사진은 배기가스를 내는 자동차들.


환경부는 해당 자료에서 “지난해와 올해는 전기· 수소차 판매량의 증가로 온실가스 평균 배출량이 호전될 것”이라며 “2021년부터 국내 주요 제작사 전기차 신모델이 출시되고, 보조금 지원 대수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무공해차 판매량이 2배 이상 늘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에 관해 환경단체들은 현재의 온실가스 판매 증가세로는 온실가스 배출이 목표만큼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며 ‘내연기관차 판매중단’을 요구했다. 

이지언 환경운동연합 캠페이너는 비즈니스포스트와 전화 통화에서 “시민사회에서는 정부 발표처럼 그렇게 빠르게 전기차가 보급되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2035년 내연기관차 등록 금지를 대선 공약으로 내놓았던 윤석열 정부의 기후대책은 후퇴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은서 그린피스 캠페이너도 “이번 환경부 발표는 현재의 온실가스 배출규제가 얼마나 유명무실한지를 여실히 보여 준다”고 비판했다. 

최 캠페이너는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늦어도 2035년까지 전 세계 내연기관차 판매가 중단되어야 한다"며 "하지만 우리 정부는 최근 유류세를 인하하고 계속해서 내연기관차에 개별소비세 감면 혜택을 주는 정책을 유지하면서 오히려 신속한 전기차 전환을 방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린피스는 내연기관차가 판매중단 되어야 하는 이유로 '탄소예산'을 꼽았다. 탄소예산이란 '1.5도 목표' 달성을 위해 앞으로 전 세계가 쓸 수 있는 탄소의 양을 일컫는다. 

'1.5도' 개념은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만장일치로 채택한 '지구 온난화 1.5도(Global Warming of 1.5℃) 보고서'에서 나왔다.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지구 평균 기온 상승 폭을 1.5도 이내로 제한해야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다는 내용이다. 

그린피스는 10일 호주 시드니 공과대학교 지속가능한미래연구소와 함께 토요타, 폭스바겐, 현대기아차, 제너럴모터스 4개 자동차 회사를 대상으로 이들 회사가 2022년부터 2040년까지 판매할 내연차 예상 수량과 1.5도 목표 내 판매가능 대수를 비교 분석하는 보고서를 내놨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차 회사들의 내연차 판매 계획 등이 바탕이 된 전 세계 내연차 예상 판매량은 2040년까지 모두 7억1200만 대 내외로 나타났다. 이는 탄소예산 한계치(4억 대)의 2.5배를 초과한다. 박소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