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오창훈 토스증권 대표이사가 해외주식 거래 서비스의 성장에 힘입어 증권업계의 불황 속에서도 첫 흑자를 달성하는 성과를 냈다. 

16일 토스증권 실적을 보면 2022년 3분기 매출 492억 원, 순이익 21억 원을 거뒀다. 2021년 3분기보다 매출은 1950%, 순이익은 흑자를 달성했다.
 
[오늘Who] 토스증권 증시침체에도 첫 흑자, 오창훈 디지털 인프라 강하다

▲ 토스증권이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증권업황 불황에도 분기 기준 첫 흑자를 달성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사진은 오창훈 토스증권 대표이사.


토스증권은 2021년 3월 출범한 이후 첫 번째 분기 기준 흑자를 달성하게 됐다. 

흑자 신호는 8월부터 나타났다. 8월에 첫 월 흑자를 달성했고 8월과 9월 실적에 힘입어 3분기 흑자 달성도 이뤄냈다.

토스증권의 3분기 매출은 해외주식 서비스에서 130억 원과 국내주식 서비스 등에서 362억 원으로 구성됐다.

토스증권의 매출 증가에는 올해 3월 출시한 토스증권의 ‘주식 모으기’ 서비스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주식 모으기는 적립식 투자처럼 국내외 주식을 매일, 매주, 매월 단위로 원하는 금액만큼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토스증권은 주식 모으기가 고객들이 우량기업에 오래 투자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고객들이 국내주식은 물론 해외주식 투자에도 주식 모으기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주식 모으기 서비스는 출시 8개월 만에 20만 명이 넘는 고객이 이용하고 있다. 이용자 비중도 20대 27.3%, 30대 25.9%, 40대 27.7% 등으로 고르게 나타나고 있다.

MZ(1980년대부터 2000년대 출생)세대에 해당하는 20~30대가 전체 고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을 보면 MZ세대들이 최소 1천 원이라는 적은 돈으로도 주식거래를 할 수 있는 토스증권의 서비스에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해외주식 서비스의 성장이 실적 증가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12월 처음 선보인 해외주식 서비스는 올해 1분기에 매출 37억 원, 2분기 100억 원, 3분기 130억 원을 올리며 성장세를 보여왔다. 매출이 성장하며 해외주식 거래대금도 1분기 6조2천억 원, 2분기 10조6천억 원, 3분기 13조5천억 원을 기록했다. 

토스증권은 지난해 해외주식 서비스를 출시할 때 약 500종목으로 시작했다. 해외주식 서비스가 고객들의 관심을 끌자 현재는 약 3600종목으로 크게 늘리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토스증권의 모기업 비바리퍼블리카의 지원도 큰 힘이 됐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올해 7월 3천억 원 규모의 투자유치에 성공한뒤 확보한 자금을 토스증권과 토스플레이스의 사업에 투입했다. 

토스증권은 이때 지원받은 자금으로 고객 유치 등 서비스 확대에 속도를 낼 수 있었다.

이번 토스증권의 실적성장은 금리인상 등에 따라 증권업황이 어려운 시점에 이뤄진 결과라 더 눈길이 간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주식 모으기와 해외주식 서비스가 고객들의 큰 관심을 끌며 실적 성장의 밑바탕이 됐다”며 “하반기 남은 기간에는 고객들의 매매환경 개선 등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오창훈 대표는 실적성장을 이룬 이때 안정성을 미리 높여 놓지 않으면 거래규모가 급속도로 커졌을 때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늘 강조하며 무엇보다 안정성 확보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토스증권은 해외주식 서비스와 관련한 사고를 막기 위해 중개업체와 환전은행의 다중화를 추진하고 있다.  

앞서 6월 국내 일부 증권사들은 현지 중개업체의 영업정지로 해외주식 거래가 중단되는 사고를 겪었다. 

국내 증권사들은 해외주식 거래 서비스를 운용하기 위해 현지 증권사를 중개업체로 활용하고 있는데 업무협약을 맺은 곳이 복수로 갖춰져 있지 못하면 중개업체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해외주식 거래 서비스가 중단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토스증권은 한 차례 사고가 발생한 환전 서비스의 안정화도 진행하고 있다. 

토스증권은 9월 환전 거래 은행인 싱가포르SC은행에서 시스템 오류가 발생하며 당시 환율이 1440원이었음에도 1200원 대로 환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토스증권은 싱가포르SC은행과 제휴를 맺고 환율을 연동해 고객에게 환전 서비스를 제공해 왔는데 제휴은행의 연동 오류로 사고가 난 것으로 파악했다. 

오 대표는 제휴 환전은행을 추가해 한 곳에서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다른 곳에서 문제를 바로 잡을 수 있는 시스템을 조속히 갖추려고 제휴 협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 대표는 네이버와 GS홈쇼핑 등에서 일하며 디지털 인프라 구축과 서비스 개발을 담당했다. 

그 뒤 2017년 비바리퍼블리카로 자리를 옮겨 증권 거래 서비스 개발을 이끌었다. 

오 대표가 과거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고 서비스를 개발한 경험은 토스증권의 해외주식 서비스 인프라 구축과 확대 등에 큰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