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윤석열정부 출범 뒤 첫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실시된다.

이태원참사로 안전사고에 관한 경각심이 높아진 사회분위기 속에서 정부도 많은 인원이 몰리는 수능을 안전하게 치르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51만 명 치르는 윤석열정부 첫 수능 D-1, 안전대책 마련 분주

▲ 정부가 17일 실시되는 대학수학능력 시험 전후 방역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16일 예비소집에 모인 수험생들이 수학능력시험 고사장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는 1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정부는 수능 날부터 올해 연말까지를 ‘학생 안전 특별기간’으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3년도 수능은 17일 오전 8시40분부터 전국 84개 시험지구 1373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시작된다. 올해 수능에 응시한 지원자는 50만8030명으로 지난해보다 1791명 줄었다.

정부는 확진자 수가 늘면서 재유행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코로나19 방역 대책에 집중하고 있다. 10월31일 1만8503명이었던 확진자 수는 16일 0시 기준 6만6587명으로 증가했다.

한 총리는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교육부, 복지부, 질병청, 경찰청 등은 수험생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시험에 임할 수 있도록 코로나19 방역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코로나19 증상이 있는 수험생들은 증상에 따라 일반 시험실 건물 안의 별도 시험실(유증상자)이나 별도 시험장(격리자), 병원(입원 치료자)으로 분리돼 시험을 본다. 

교육부는 11월11일 이후 격리통보를 받은 수험생을 대상으로 별도 시험장을 배정했다. 또 이날 진행될 수능 예비소집에서 코로나19 확진으로 격리 중인 수험생은 직계 가족이나 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친인척, 담임교사 등이 증빙서류를 지참하고 수험표를 대리 수령할 수 있다.

교육부는 수능 하루 전인 16일에 코로나19 증상이 있는 수험생들은 검사 결과가 빠르게 나오는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관할 교육청에 신고할 것을 권고했다. 

수험생들은 고사장 내에서 항상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며 점심식사 시간에는 자신의 자리에 종이 칸막이를 설치하고 그 자리에서 식사해야 한다.

수능 당일 교통상황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교육부는 관공서와 기업체 등에 17일 출근시간을 오전 10시로 늦춰줄 것을 요청했다. 또 시험장 근처 군부대에는 수험생 등교 시간인 오전 6시부터 8시10분까지 이동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시도 교통지원책을 마련했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은 오전 6시에서 10시 사이로 집중배차 시간을 확대한다. 우이신설선과 신림선도 오전 6~9시 사이 집중 운행을 통해 차량을 31회 더 운영한다. 강남역이나 홍대역 등 승객이 많은 주요 역사에 260명의 안전인력도 배치했다.

또 서울 시내 각 자치구에서도 민·관용 차량 797대를 수험장 인근의 지하철역, 버스정류소, 주요 지점 등에 배치해 무료 비상수송차량을 운영한다.

서울시는 소방재난본부에 ‘119특별상황실’을 구성하고 수능 긴급이송 대책을 총괄할 수 있도록 했다. 긴급이송이 필요하거나 자가격리 중인 수능 응시자는 소방재난본부에 사전 요청하면 119구급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수능이 끝난 뒤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안전사고 관련 점검에도 나선다.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이날 중대본 회의 브리핑에서 수능이 끝난 뒤 안전관리를 위해 서울 강남과 부산 광안리 등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전국 70여 개 지역에 경찰관 770여 명과 경찰부대 26개를 투입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도 수능 당일인 17일부터 20일까지 생활인구 데이터를 활용해 10~20대가 많이 모이는 지역을 대상으로 경찰 등 유관기관과 민관 합동 현장점검을 실시한다. 또 안전사고 예방 차원에서 수능시험 전후로 10일 동안 PC방, 노래연습장 등 다중이용시설 6600여 개소 가운데 학원가 등 주요 수험생 밀집 예상지역에서 시·구 합동점검도 실시한다.

지진에 따른 대비를 하고 있는 지역도 있다. 충청북도 교육청은 수능 시험장에 지진 여파로 영향이 없는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10월29일 오전 충북 괴산 인근에서 규모 4.1의 강도 높은 지진이 발생한 뒤 1일 오전까지 모두 21차례의 여진이 이어졌다.

앞서 2017년에는 수능 전날인 11월15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해 포항 등 일부 지역의 수능 시험장과 예비시험장에 균열이 생기면서 수능이 일주일 연기된 바 있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