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미국에 배터리 공급망 ‘밸류체인’ 구축, LG에너지솔루션 핵심 축으로

▲ 매리 바라 GM 회장이 미국에 배터리 공급망 구축을 위해 다양한 협력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GM이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을 최대한 선점하기 위해 전기차 생산 확대에 필요한 공급망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를 중심으로 핵심 소재와 부품을 확보하기 위한 계약이 순조롭게 이뤄지면서 핵심 공급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더 큰 수혜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16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GM은 미국 전기차시장에서 부동의 1위 기업인 테슬라를 따라잡겠다는 목표를 두고 배터리 공급망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GM은 현재까지 20곳 이상의 기업과 배터리 공급망에 관련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된다.

대부분 리튬과 니켈, 코발트와 희토류 등 배터리에 쓰이는 핵심 소재를 생산하거나 재활용해 공급하는 기업, 분리막 등 배터리 소재를 공급하는 업체가 포함되어 있다.

매리 바라 GM 회장은 최근 투자자 브리핑에서 이런 내용을 발표하면서 2025년까지 북미에서 전기차 연간 생산능력 1백만 대를 달성하겠다는 목표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GM이 2024년 상반기까지 전기차 누적 출하량 40만 대 달성을 계획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보면 상당히 공격적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GM은 전기차 중심의 대규모 사업 재편을 거치면서 북미 자동차공장을 대부분 전기차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는 시설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전기차 생산에 가장 핵심으로 꼽히는 배터리 물량 확보도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이 공동으로 설립한 미국 배터리 합작공장 1곳은 이미 가동을 시작했고 앞으로 3곳이 추가로 건설 및 가동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LG에너지솔루션이 GM의 전기차 생산 확대 목표를 충족할 수 있을 만큼 배터리 생산량을 끌어올리는 데 핵심 소재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자리잡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및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핵심 원재료인 니켈과 코발트, 리튬 등 금속 공급부족 상황이 심각해졌고 가격도 갈수록 가파르게 뛰고 있어서다.

더구나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안에 따라 2024년부터 중국산 소재 비중이 일정 수준을 넘는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는 정부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다.

중국이 리튬 등 주요 금속의 최대 생산국인 만큼 GM이 미국 정부의 기준을 충족하며 전기차 생산량을 늘리려면 소재 수급처를 다변화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

매리 바라 회장이 이번 투자자행사에서 소재 확보를 통한 공급망 강화 노력을 강조한 점은 이를 순조롭게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GM이 LG에너지솔루션과 협력을 통해 미국에 배터리공장을 설립하고 핵심 배터리 소재까지 확보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전략은 최대 경쟁사인 테슬라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테슬라는 미국에 전기차공장 투자를 확대하던 초기부터 일본 파나소닉과 협력해 공동으로 배터리공장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으며 리튬 등 소재도 일부 자체적으로 확보했다.

이런 전략이 전 세계적 배터리 및 소재 공급부족 상황에 더욱 돋보이면서 테슬라가 미국 1위 전기차기업으로 입지를 더욱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GM 미국에 배터리 공급망 ‘밸류체인’ 구축, LG에너지솔루션 핵심 축으로

▲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미국 오하이오주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

로이터는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통해 제공하는 보조금이 2030년까지 테슬라에 가장 많이 흘러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하지만 테슬라와 비교해 전기차 가격 경쟁력을 갖춘 GM이 계속된 대규모 투자를 통해 전기차 생산라인 확대 및 공급망 확보에 성공한다면 훨씬 큰 이점을 갖춰낼 수 있다.

GM이 전기차 배터리 소재 공급망을 직접 관리한다면 앞으로 소재 공급이 불안정하거나 가격이 상승했을 때도 이를 상당 부분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게 되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의 전기차 밸류체인 구축 전략에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기업인 만큼 GM의 이런 전략에 큰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전기차업체가 배터리를 사들일 때는 사전에 계약된 가격을 지불하거나 계약 조건에 따라 일부 소재 가격 상승분을 반영한 비용을 지불한다.

이런 사업구조에서는 배터리업체들이 서로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어 자연히 수익성 및 안정적 공급처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하지만 GM이 지금과 같이 LG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한 배터리 공급망을 사업 전략에 중요한 요소로 앞세운다면 전기차 생산 확대에 따른 동반성장과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소재를 자체적으로 수급할 때보다 원가 및 수급 측면에서 경쟁사와 비교해 크게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GM 경영진은 로이터를 통해 “앞으로 배터리 공급망 구축을 위한 추가 공급계약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인수합병과 합작법인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