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GM 전기차 라이벌 대결 '팽팽', SK온 LG에너지솔루션 성패도 달려

▲ 포드와 GM 전기차 라이벌 대결이 팽팽하다. 사진은 짐 팔리 포드 CEO(왼쪽)와 매리 바라 GM 회장.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포드와 GM이 전기차시장 성장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차별화된 사업 전략을 앞세우면서 본격적으로 대결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포드와 GM의 경쟁은 각각 전기차 배터리 최대 협력사인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의 성장에도 큰 변수에 해당하는 만큼 미국 진출의 성패를 결정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14일 미국 CNBC에 따르면 포드와 GM의 전기차 경쟁을 두고 “같은 산업과 시장에서 두 회사의 전략이 갈수록 크게 달라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드와 GM은 모두 정부의 정책적 지원으로 빠른 성장이 예상되는 미국 전기차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기차 생산라인 및 배터리 등 공급망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두 회사의 중장기 전략에 가장 큰 차이점은 GM이 자동차 생산라인을 2035년까지 완전히 전기차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운 반면 포드는 전기차와 내연기관 차량을 동시에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는 것이다.

올해 초부터 3분기까지 포드의 전기차 누적 판매량은 4만1236대, GM은 2만2830대로 두 배에 가까운 차이를 보이고 있다. 자연히 GM이 전기차 생산 확대에 더 공격적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든 정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을 통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포드와 GM의 전기차사업 성장을 지원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라 미국에 공장을 보유하지 않은 현대차와 기아 등 기업의 전기차가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된 점이 근거로 분석된다.

현재 해당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기업은 포드와 GM에 불과하기 때문에 사실상 정부 차원에서 자국 기업 중심의 전기차산업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는 셈이다.

포드와 GM은 모두 미국 전기차시장 성장에 대비해 선제적 투자를 벌인 성과로 정부 정책에 큰 수혜를 안게 됐다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

이들의 전기차 사업 전략에서 한국 배터리업체가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유사점 가운데 하나다.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설립해 미국 오하이오주에 배터리공장을 공동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 3곳의 공장을 순차적으로 건설해 가동하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포드는 SK온과 합작법인 블루오벌SK응 통해 켄터키주에 두 곳의 대형 배터리공장을 짓고 있다. 다만 가동 예정 시기는 2026년 안팎으로 GM과 LG에너지솔루션보다 다소 늦다.

CNBC는 “GM은 테슬라에 이어 미국에서 직접 배터리를 생산하는 유일한 전기차업체로 자리잡았고 포드도 한국 기업과 협력으로 비슷한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결국 앞으로 수 년 동안 포드와 GM의 전기차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과정에서 공급망에 가장 핵심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의 역량도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포드 GM 전기차 라이벌 대결 '팽팽', SK온 LG에너지솔루션 성패도 달려

▲ 포드와 SK온 합작법인 블루오벌SK의 전기차 배터리공장 조감도(왼쪽) 및 GM과 LG에너지솔루션의 오하이오주 배터리 합작공장.

GM과 포드가 모두 한국 배터리업체와 손을 잡고 합작 배터리공장에 투자하는 이유는 공급 부족이 예상되는 전기차 배터리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다.

전기차의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결정하는 데 배터리 기술 및 원가가 핵심 요소에 해당한다는 점도 한국 배터리업체들이 잇따라 주요 협력사에 선정된 배경으로 꼽힌다.

포드와 GM의 미국 전기차시장 공략 경쟁 결과는 따라서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의 미래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들의 배터리시장 지배력에도 중요하다.

미국에 배터리공장 하나를 짓는 비용이 최소 수 조 원에 해당하는 만큼 전기차 협력사의 성과가 막대한 투자의 성패를 결정짓게 될 수도 있다.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이 포드와 GM의 전기차 경쟁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동시에 결과에 촉각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CNBC는 매리 바라 GM 회장이 선제적으로 대규모 사업 재편을 실행해 전기차 중심의 사업 전환에 유리한 사업 구조를 갖춰낸 일이 큰 장점으로 떠올랐다고 평가했다.

이를 통해 앞으로 수 년 동안은 전기차사업 성장 속도에서 포드를 앞서나갈 수 있는 저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포드는 전기차 플랫폼을 완전히 새로 개발한 GM과 달리 기존의 인기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는 방식을 통해 사업 효율성 측면에서 장점을 확보하고 있다.

GM과 같이 완전히 전기차 전용으로 개발된 플랫폼 및 차량을 선보이기 전까지 기존 내연기관 차량 기반의 전기차로 시장 성장에 대응하는 방식이다.

두 회사의 경쟁 결과는 이들의 차별화된 사업 전략에 따른 소비자들의 선택과 미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 강도, 전기차사업의 성장 속도에 달려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CNBC는 포드와 GM 이외에 다른 자동차기업들도 비슷한 전략을 앞세워 미국시장에 도전하고 있다는 점이 앞으로 경쟁 판도에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