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토스 기다려! 현대차 몸집 키운 코나로 소형SUV 과거 영광 되찾는다

▲ 현대자동차가 내년 상반기 코나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을 앞세워 소형SUV 시장 부진을 씻어낼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은 현대차 코나 주행 모습. <현대자동차>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가 내년 상반기 코나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을 앞세워 소형SUV 시장에서 부진을 씻어낼 준비를 하고 있다.

큰 차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추세에 밀려 침체된 국내 소형SUV 시장에서 코나 완전변경 모델은 소비자 선택지를 넓히며 경쟁의 새 국면을 열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소형SUV 시장에서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1~10월 국내 소형SUV 누적 판매량을 살펴보면 기아 셀토스와 니로가 3만5153대, 2만745대로 선두권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3위는 르노코리아 XM3(1만5423대), 4위는 한국GM 트레일블레이저(1만3039대), 5위는 쌍용자동차 티볼리(1만17대, 티볼리 에어 포함)가 차지했다.

그 뒤를 현대차 베뉴(6974대)와 코나(6719대)가 잇고 있다.

현대차는 국내 세단 모든 차급에서 베스트셀링카 1위 차종을 보유하고 있다. 올 들어 10월까지 누적판매량 기준 현대차는 경차에서 캐스퍼, 준준형에서 아반떼, 중형에서 쏘나타, 준대형에서 그랜저가 판매 1위를 기록했다.

기아가 강력한 라인업을 구축한 SUV 차종에서도 현대차는 대형SUV 팰리세이드(1위), 중형SUV 싼타페(3위), 준중형SUV 투싼(3위), 아이오닉5(4위)로 선전하고 있다.

현대차는 유독 소형SUV 판매에서 국내 5개 완성차 업체 가운데 가장 뒤처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코나 첫 출시 뒤 6년 만인 2023년 상반기에 코나 2세대 완전변경 모델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모델은 내년 1월, 전기차 모델은 내년 5월 양산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코나 기존 모델의 판매가 부진하면서 양산 시점을 더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세계 곳곳에서 도로테스트를 진행하는 코나 완전변경 위장막 차량이 포착되고 있는데 외관에는 현대차 스타리아와 7세대 그랜저에 적용된 일자형 램프를 장착하고 실내에는 아이오닉5와 같이 디지털 클러스터와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연결된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파워트레인은 가솔린 모델에 1.6T-GDi, 2.0 아킨슨, 하이브리드 모델에 카파 1.6 GDi 엔진이, 전기차에는 150kW 이상급 모터를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코나 완전변경 모델의 구체적 출시 일정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밝힐 수 있는 부분은 없다"며 "내년 상반기 안에 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코나 완전변경 모델은 니로 2세대에 적용된 현대차그룹의 3세대 플랫폼을 활용해 차체가 셀토스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짧게나마 국내 소형SUV 시장을 평정했던 코나가 판매 순위에서 밀려난 데 상대적으로 작은 차체가 한 몫 했음을 고려하면 코나 완전변경 모델은 확 바뀐 디자인에 공간활용성도 키워 국내 소형SUV 시장에서 반전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코나는 현대차가 2017년 6월 세계적으로 성장하는 소형SUV(B-SUV)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브랜드 첫 소형SUV다.

현대차는 코나에 상위 차급에 적용되던 1.6 가솔린 터보 GDi 엔진과 1.6 디젤 eVGT을 싣고 동급 최초로 헤드업디스플레이(HUD)를 적용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당시 부회장)은 코나를 처음 공개하는 행사에 직접 참석해 "현대차는 성급한 진출보다는 고객과 시장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최적의 기술, 뜨거운 열정을 담아 코나 만의 가치를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공을 들인 코나는 출시 이듬해인 2018년 5만468대, 2019년 4만2649대가 국내에서 팔리며 티볼리를 제치고 2년 연속으로 소형SUV 판매 1위에 올랐다.

하지만 큰차를 선호하는 추세 속에서 2019년 7월 비슷한 가격에 준중형SUV급으로 몸집을 키워 출시된 기아 셀토스에 2020년에 왕좌를 넘겨준다. 출시 당시 셀토스의 전장은 4375mm로 1세대 투싼(전장 4325mm), 2세대 스포티지(4350mm)보다도 더 길었다.

또 2020년 1월과 3월 셀토스보다 차체가 큰 한국GM 트레일블레이저와 르노코리아 XM3 가 잇따라 출시되면서 코나는 국내 소형SUV 판매순위 3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더욱이 2020년 코나EV의 잇따른 화재 사고로 인해 이미지에 타격을 받으며 내리막길을 걸은 코나는 지난해 4월 전기차 모델이 국내에서 단종됐고 지난해 국내 판매량은 1만2008대에 그쳤다.

다만 해외에서 코나는 여전히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코나는 올해 상반기 유럽에서 5만1957대가 판매돼며 유럽 소형SUV(B-SUV) 34개 차종 가운데 판매 8위에 올랐다. 또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에서 생산된 차량 가운데 3년 연속 수출 1위에 오른 데 이어 올해 상반기까지도 8만8763대로 최다 수출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국내에서 소형차는 2019년 19만7601대가 팔리며 정점을 찍은 뒤 큰 차를 선호하는 추세에 밀려 판매량이 2020년 17만3418대, 지난해 11만8959대로 크게 꺾였다.

이에 국내 5개 완성차 업체들은 소형차 라인업을 하나씩 줄여왔고 이 과정에서 소형 세단은 아예 사라져 국산 소형차는 공간 활용면에서 유리한 소형SUV만 남게 됐다.

전체 소형SUV 시장은 침체기를 겪고 있으나 유일하게 국내 완성차5개 업체가 모두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는 경쟁이 가장 치열한 차급이기도 하다.

최근 르노코리아가 XM3 하이브리드모델을 국내에 내놓은데 이어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는 한국GM도 차체를 크게 키워 트랙스 완전변경 모델을 국내에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가 세상에 처음 내놓은 소형SUV이자 6년 만에 완전히 모습을 바꾸는 코나는 국내 동급 차 시장에서 경쟁의 불씨를 지펴 소형차 판매에 확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