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는 2024년 대선 예고편, 바이든 트럼프 재대결 현실화되나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11월6일 미국 뉴욕주에서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를 지지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 AP > 

[비즈니스포스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상하원 의원 및 주지사를 선출하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소속 정당을 지원하는 연설을 통해 지지자를 투표장으로 끌어모으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중간선거 결과는 2024년 치뤄질 차기 대선 결과를 예측하는 것뿐 아니라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 가능성을 점치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

7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현지시각으로 6일 미국 뉴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에서 각각 자신의 소속 정당 후보를 지지하는 연설을 진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으로 20년 동안의 미래가 유권자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점을 강조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는 미국을 되찾을 것이다”라는 캠페인 문구를 앞세웠다.

이번 중간선거 결과가 미국의 경제와 사회, 문화 등 여러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주장을 현직 대통령과 전직 대통령이 잇따라 내놓은 셈이다.

현지시각으로 8일 진행되는 중간선거는 바이든 대통령이 정책 추진 동력을 지켜내는 데 중요하다. 바이든 정부가 최근 반도체 지원법과 인플레이션 완화법 등 대규모 예산을 들이는 경제 활성화 법안을 잇따라 시행했기 때문이다.

여당인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는 상황을 유지하면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 의결을 거쳐 이보다 더 공격적인 정책을 도입하며 차기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반면 공화당이 의회 주도권을 잡는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정책 추진 과정에서 의회 문턱을 넘기 어려워지는 ‘레임덕’ 상태에 놓이는 일을 피하기 어렵다.

코로나19 사태 여파에 따른 경제 성장 부진과 물가 상승 등에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여론도 더욱 힘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한 공화당 소속 후보가 차기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뤄낼 가능성도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훨씬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CNN에 따르면 주요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현재 취임 직후와 비교해 크게 낮아진 30% 후반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민주당 소속 후보에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압도적 승리를 거둘 것이라는 관측에도 갈수록 무게가 실린다.

공화당이 하원에서 다수의 의석을 차지하고 여러 명의 주지사 후보를 당선시키는 데도 성공한다면 공은 자연히 중간선거를 앞두고 활발하게 지지활동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돌아갈 수 있다.
 
미국 중간선거는 2024년 대선 예고편, 바이든 트럼프 재대결 현실화되나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1월6일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주 상원의원을 지지하는 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 AFP >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전히 강력한 지지세력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공화당이 중간선거 승리 이후 차기 대선에서 유리한 국면에 놓일 뿐만 아니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재도전 가능성도 현실에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

2024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과 같이 맞대결을 펼칠 수 있다는 전망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양측 모두 대권에 다시 도전할 가능성을 시사한 데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행보를 더욱 활발히 하면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연방수사국(FBI)에서 백악관 기밀자료 유출 혐의로 기소를 당하는 등 재판과 관련한 법적 리스크에 놓일 수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FBI는 선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해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수사와 관련한 내용과 진전 상황을 거의 밝히지 않고 있다. 현재로서는 FBI 수사가 그의 거취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기 쉽지 않다.

바이든 전 대통령 역시 낮은 지지율 때문에 차기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끝까지 완주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선방하는 성과를 내거나 예상 밖의 승리를 거둔다면 지지율 상승에 힘이 실리고 차기 대선에 도전 가능성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다.

결국 8일 진행되는 미국 중간선거는 사실상 바이든 대 트럼프 구도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차기 대선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만약 두 후보가 대선에 출마하지 않더라도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이나 론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등 각각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 대선후보에 오르며 비슷한 경쟁구도가 형성될 공산이 크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번 중간선거에 후보로 오른 민주당 및 공화당 인사들은 대부분 이번 선거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미국 중간선거 결과는 현지시각으로 이르면 8일 밤, 늦으면 9일 오전 정도에 윤곽이 드러난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