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ESG 투자 관심 있다면 지속가능연계채권에 주목하라”

▲ 지속가능연계채권(SLB, Sustainability-Linked Bond) 발행량 추이.

[비즈니스포스트] 급격히 규모를 키우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영역에서 일반 ESG 채권 대신 지속가능연계채권(SLB, Sustainability-Linked Bond)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효정 KB증권 연구원은 7일 ‘ESG 인사이트’ 보고서를 통해 “일반 ESG 채권 부문에선 사전, 사후 검증시스템의 부재로 인해 자금의 영향도를 확인할 수 없는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며 “대안으로 지속가능연계채권에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봤다.

급격히 규모를 키우는 글로벌 ESG 펀드 내에서 올해 상반기에 일반 ESG 채권의 발행량은 줄었지만 지속가능연계채권의 발행량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에 ESG 채권 발행량은 전년동기 대비 18.9% 감소한 반면, 지속가능연계채권의 발행량은 15.6%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지속가능연계채권은 기업의 지속가능성 전략에 맞는 지속가능성과목표(SPT, Sustainability Performance Target)를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면 금리적 인센티브가 반영되는 채권이다.

최 연구원은 “지속가능연계채권은 일반 ESG 채권의 약점을 보완한 채권”이라며 “지속가능연계채권은 일반 ESG 채권과 달리 정해진 기한에 맞춰 인센티브 반영을 위해 주기적 공시를 진행하고 투자자는 투자 기간에 발행기업의 ESG 성과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속가능연계채권은 일반 ESG 채권과 비교해 △발행 가능 섹터의 범위 △자금 사용의 관리 △목표 미달성에 따른 ‘스텝업(step-up) 조항(금리 가산 조항)’ 적용 등이 뚜렷한 장점으로 꼽혔다.

또한 일반 ESG 채권은 녹색채권원칙, 녹색분류체계 등 적격한 활동으로 사용처가 제한돼 있고 발행조건도 까다로워 특정 섹터가 배제된다. 하지만 지속가능연계채권은 자금 사용처에 제한이 없다.

최 연구원은 “일반 ESG 채권은 특히 관련 프로젝트 규모가 작은 소비재, IT, 통신 등에서 발행량이 낮다”며 “반면 지속가능연계채권은 사용처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다양한 기업들이 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행 뒤 자금 사용의 관리가 엄격하고 상황에 따라 이자 조정이 가능하다는 점도 지속가능연계채권의 장점으로 강조됐다.

최 연구원은 “지속가능연계채권은 발행이 쉽지만 발행 후 관리가 엄격하기 이루어져 자금 사용의 영향도를 비교적 쉽게 확인할 수 있다”며 “지속가능성과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금리 및 금융조건이 달라지기 때문에 외부기관 검토 및 1년 주기 보고가 의무사항이고 스텝업 조항 적용에 따라 투자자는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체 2022년 글로벌 채권 ESG 펀드의 자산 규모는 전년 대비 17% 상승한 6450억 달러로 2023년에는 1조 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