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JYP) 창의성총괄책임자(CCO)의 20년 묵은 숙원이 결실을 맺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는 보이그룹 스트레이키즈(Stray Kids)가 빌보드 앨범차트 ‘빌보드200’에서 두 번째 1위에 오른 성과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미국시장 공략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스트레이키즈 ‘Next BTS’ 탄탄대로, 박진영 미국진출 20년 숙원 결실

▲ JYP엔터테인먼트의 보이그룹 스트레이키즈가 미국 빌보드 앨범차트에서 1위에 오른 것은 박진영 CCO가 20년 전부터 공들인 노력의 결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은 스트레이키즈.


30일 JYP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스트레이키즈는 11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시작으로 월드투어 ‘매니악(MANIAC)’을 진행한다. 월드투어는 내년 3월까지 태국과 싱가포르, 호주, 미국 등 7개 도시에서 13회 공연으로 이어진다.

스트레이키즈는 올해 4월부터 7월까지 한국과 일본, 미국 등 10개 도시에서 월드투어 매니악으로 이미 팬들과 만났지만 전석 매진이라는 호응을 얻은 만큼 이번에 추가공연을 진행하기로 했다.

JYP엔터테인먼트는 이번 추가공연으로 빌보드 앨범차트에서 또다시 1위에 오른 스트레이키즈의 해외 인기몰이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하이브 소속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이 군입대를 앞둔 상황을 기회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스트레이키즈는 10월7일에 발표한 미니앨범 7집 ‘맥시던트(MAXIDENT)’로 빌보드200 차트에서 1위에 올랐다. 지난 4월 미니앨범 6집 ‘오디너리(ODDINARY)’로 정상에 선 지 6개월 만에 거둔 쾌거다.

국내 가수 가운데 빌보드200 차트에서 두 개 이상의 앨범을 1위에 올린 것은 BTS(6회)와 스트레이키즈(2회)뿐이다.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이 최근 미국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스트레이키즈뿐만이 아니다. 2019년에 데뷔한 걸그룹 있지(ITZY)는 지난해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있지는 2021년 5월 미니앨범 4집 ‘게스 후(GUESS WHO)’로 빌보드200에 처음 입성했다. 이어 10월에는 정규앨범 1집 ‘크레이지 인 러브(CRAZY IN LOVE)’로 빌보드200 차트 11위, 올해 7월에는 미니앨범 5집 ‘체크메이트(CHECKMATE)’로 8위를 기록했다.

걸그룹 트와이스 역시 지난해 11월 발표한 정규앨범 3집 ‘포뮬러 오브 러브: O+T=<3(Formula of Love: O+T=<3)’와 올해 8월 발매한 미니앨범 11집 ‘비트윈 원 앤 투(Between 1&2)’로 각각 빌보드200 차트 3위에 올랐다.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는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은 2003년부터 시작된 박 CCO의 미국진출을 향한 염원이 거둔 성과라는 시선이 많다.

박 CCO가 미국에 처음 간 것은 2003년이다.

그는 당시 작곡가 겸 프로듀서로 미국에 건너가 곡을 팔기 위해 끊임없이 시도했다. 그리고 2004년 작곡가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과 공동 작곡한 ‘더 러브 유 니드(The Love You Need)’가 수록된 미국 가수 메이스의 앨범이 빌보드200 차트에서 4위를 차지했다.

이후 2000년대 중반부터 박 CCO는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미국 진출에 공을 들여왔다.

2006년 미국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공연하며 뉴욕타임스 등의 집중 조명을 받았던 가수 겸 배우 비(정지훈)를 발굴한 장본인이 바로 박 CCO다. 

비가 JYP엔터테인먼트에서 독립한 이후에도 임정희, 지소울, 민 등 소속 아티스트를 앞세워 현지 진출을 시도했지만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박 CCO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미국 시장 문을 두드려 2009년 원더걸스를 통해 K팝 역사를 새로 썼다. ‘노바디’로 국내 가수 중에서는 처음으로 빌보드 싱글차트 핫100의 76위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스트레이키즈 ‘Next BTS’ 탄탄대로, 박진영 미국진출 20년 숙원 결실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창의성총괄책임자는 일찍이 끊임없이 미국진출을 두드렸다.


당시 박 CCO가 현지에서 직접 전단지를 돌리며 원더걸스 알리기에 앞장섰던 일화는 유명하다.

2010년대 들어 다른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비해 미국 진출이 활발하지 못했던 JYP의 부활이 시작된 시기는 3년 전부터다.

2019년 회사의 간판 그룹인 트와이스와 갓세븐의 미국 투어가 큰 호응을 얻은 데 이어 당시 신인이던 스트레이키즈와 있지가 현지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런 성과에 힘을 받아 박 CCO는 올해 초부터 미국시장을 겨냥한 본격적 준비에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2월에 소속 그룹인 트와이스에 이어 스트레이키즈와 있지의 글로벌 성공을 위해 유니버설 뮤직 그룹 산하 음반사인 리퍼블릭 레코드와 전략적 협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3월에는 북미 현지 법인 JYPUSA도 설립하고 글로벌 시장 확대 본격화를 예고했다.

JYP는 당시 "K팝 저변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북미 및 글로벌 시장에서 자사 아티스트 및 사업 전반의 북미 거점 구축은 물론 새로운 전략적 진화를 시도하는 차원에서 JYPUSA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스트레이키즈가 올해 3월 마침내 빌보드200 1위를 차지하며 박 CCO의 오랜 숙원을 풀어준 셈이다. 

JYP는 스트레이키즈가 거둔 성과에 힘입어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JYP엔터테인먼트는 2022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3300억 원, 영업이익 102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스트레이키즈가 앨범 판매량과 빌보드 1위 성적으로 Next BTS의 길을 가고 있다”며 “재계약 시즌인 2025년 초까지는 JYP엔터테인먼트에 위험 요인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