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유니콘기업 만들기] 유니콘 기업 되기 위해 꼭 갖춰야 할 기본 3가지

▲ 사업 아이템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영업이나 마케팅을 잘하면 성공하는 경우도 많다. <픽사베이>

[비즈니스포스트] 11년 필자가 청와대 국정과제비서관실에서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담당행정관으로 있을 때 조선산업 활성화 방안 보고회를 가진 적이 있다. 

이 보고회에서 한 조선업 관련 업체의 대표이사를 만났는데 이 회사의 사업 아이템이 혁신적이고 사업규모도 커서 많은 기대를 하게 되었다. 

그 뒤 그 회사가 있는 전북 군산 지역까지 방문했다. 앞으로 우리나라 조선산업을 혁신시킬 아이템으로 여겨져서 큰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이 회사는 자금이 부족해서 결국 부도가 났다. 그 뒤 재기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정말 잘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5년 전 필자가 공직을 마치고 공정거래연구소를 운영할 때 의료분야의 혁신아이템을 가진 회사의 오너를 만났다. 모 대형병원과 거래계약서 작성에 관해 조언했다. 

세계의 유명 의료기기업체들로부터 이 회사의 아이템을 주문하는 이메일이 이어졌다. 이 회사의 사업 아이템을 유명한 AC(초기 벤처기업 투자자, 액셀러레이터) 대표이사에게 소개하니 묻지도 않고 투자했다. 

그만큼 사업성이 컸기 때문이다. 이 회사에 후속 투자를 유치하기 위하여 열정을 갖고 도왔다. 하지만 후속 투자가 이어지지 못해서 아직도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위에서 설명한 두 회사와 달리 사업 아이템이 훌륭하지 않은 데도 성공 가도를 달리는 경우도 많다.

치과에서 사용하는 마취용 자동주사기를 개발한 젊은 사업가가 좋은 사례다. 필자가 보기에 이 사업가의 아이템은 치과에 제대로 보급될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크게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큰 병원 등에 납품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 회사는 초기 투자를 받아내고 이후에 TIPS에도 선정되며 성장을 이어갔다. TIPS는 정부에서 지정한 AC로 민간자본과 연계해 투자받는 제도를 말한다.

이 사업가는 최근 인도네시아까지 진출하려고 자카르타에 다녀오기도 했다. 미국에도 활발히 왕래하는 등 영업을 국내외로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크게 성공할 것 같지 않은 아이템이 아닌데도 치과기자재 시장에 파고드는 열정과 전략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앞에 설명한 두 기업과 뒤에 소개한 기업의 성장 결과가 다른 이유는 뭘까. 흔히 사업은 운이 좋아야 성공한다고 말한다. 그 운은 어느 사람에게 붙을까. 필자가 보기에 균형감각을 가진 분들에게 운이 붙는 것 같다. 

그 균형감각은 어떨 때 생길까. 경영의 한 요소에 치우치면 안 된다. 앞의 두 사례는 기술에 너무 집착한 경향이 있었다. 내 기술이 세계 최고이니 다른 분들의 조언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기술지향적 사고를 하는 분들은 아이템이 아무리 좋아도 성공을 해내기 어렵다고 본다. 

주위에 그런 분들을 흔하게 본다. 기술지향적 사고를 하면서 자만에 빠지게 된다. 이것은 투자 등 재무적 균형을 잡는데 대단한 장애를 초래한다.

아무리 좋은 아이템도 재정적 실탄이 없으면 꽃을 피우지 못하는데 기술중심적 사고를 하는 분들은 자금이 들어와야 할 때를 놓치는 경향이 있다.

필자가 옆에서 아무리 도와주려고 해도 본인이 균형감각을 갖지 못해 투자 자금이 들어와야 할 때를 놓치면 그냥 망한다. 이런 경우를 너무나 자주 봐 왔다.

결국 좋은 기술을 가진 경우에는 좋은 자금이 제때에 들어오는 구조를 짜고 그런 자금유치 활동을 평소에 하는 것이 CEO가 진짜 할 일이다. 

물론 매출을 올리고 기술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것보다는 자금의 원활한 흐름을 확보하는 것이 CEO의 더 중요한 임무라고 본다. 

유니콘 기업이 되려는 꿈을 꾸는 분들은 분명 좋은 아이템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잎사귀도 못 피우고 사그라드는 것은 재무적 균형감을 잃었기 때문이다. 

유니콘 기업,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균형감각을 확보해야 가능한 일이다. 사례 가운데 세 번째 경우처럼 아이템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영업이나 마케팅을 잘하면 성공하는 경우도 많다. 

영업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 구멍가게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유니콘 기업을 키우겠다고 하는 분들은 영업지향적 사고를 해야 한다. 어디를 가든지 팔 생각을 해야 한다. 

필자는 어제도 어느 젊은 기업가와 함께 부산시청을 방문했다. 면담 일정을 잡고 갔지만 회의 등 여러 가지로 국장들의 일정이 밀려서 면담하기 참 어려웠다. 밖에는 직원들이 결재판을 가지고 기다리고 있었다. 

혹시 너무 바쁜 분들에게 폐를 끼치기 않을까 마음을 졸이면서 면담을 취소해야 하는가 할 정도로 상황이 녹록치 않았다. 그렇지만 만나기로 했던 분들은 대부분 만날 수 있었다.

동행한 젊은 기업가에게 실정법이나 심각한 도덕을 위반하지 않는 선에서 우물쭈물 하지 말고 내질러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시청, 시의회 등을 두루 다니면서 이틀간 받은 간부 명함이 16개였다. 어디를 가든지, 누구를 만나든지, 자투리 시간이라도 있으면 영업을 해야 한다.

지역유니콘 기업을 만든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기본에 철저할 때 가능한 일이다. 기술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고, 재무적 균형감을 유지하고, 언제 어디서든 영업하려는 철저한 마인드를 가질 때 가능한 일이다.

지방정부가 아무리 도와준들 기업의 오너가 이런 마인드를 가지지 않으면 소용없다. 성공하는데 수십 가지의 요소가 필요하지만 우선 3가지 기본을 갖추는 일이 필수다. 아시아비즈니스동맹 의장 이경만
 
이경만 의장은 행정고시 38회에 합격후 공정거래위원회와 국민권익위원회 과장, 국장, OECD 한국센터 경쟁정책본부장, 청와대 국정과제비서관실 행정관을 역임했다. 현재는 혁신기업 지원, 지역균형발전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