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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극복 구슬땀 포스코에 원인 조사? 정부는 복구지원부터 서둘러야

장은파 기자 jep@businesspost.co.kr 2022-09-15  16: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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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극복 구슬땀 포스코에 원인 조사? 정부는 복구지원부터 서둘러야

▲ 6일 태풍 힌남노로 순식간에 침수된 포항제철소 내부 모습. <포스코>

포스코의 포항제철소가 1973년 가동 뒤 49년 만에 처음으로 멈춰서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강력한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할퀴며 포항제철소 내 주요 생산시설이 침수되는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이를 놓고 정부에서는 인재가 아닌지를 의심하는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포스코가 미리 대비를 하지 않아 이런 일이 벌어진 게 아니냐는 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려 포항제철소 침수피해 원인 파악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철강 수해복구 및 수급점검 TF’ 1차 회의에서 "태풍 힌남노가 충분히 예보된 상황에서도 이런 큰 피해가 발생한 것에 대해 저희가 중점적으로 한번 따져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물론 중요한 국가 산업시설에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근본 피해 원인을 찾는 일은 필요하다. 

하지만 '산업의 쌀'인 철강재 생산에서 우리나라의 최고 핵심 시설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인 만큼 정부로서는 책임소재를 따지기에 앞서 복구를 위한 지원에 먼저 의지를 보여야 하는 게 아닐까.

포항제철소의 완전 정상화에 몇 달이 걸릴 지 가늠하기 힘든 상황에서 포스코 간부들이 책임소재 규명을 위한 정부 조사에 불려다닌다면 아무래도 복구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철강업계 일각에선 정부의 태도를 놓고 포항제철소 인근 냉천 범람의 책임을 포스코에 떠넘기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포스코는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침수 피해의 원인을 놓고 "인근 하천인 냉천이 범람하면서 순식간에 포항제철소가 물에 잠겼다"고 설명했다. 기업인 포스코로서는 막을 수 없는 ‘천재지변’이었다는 얘기다.

이전부터 포항 지역에 폭우가 올 때마다 냉천은 종종 범람할 위험을 보여온 것으로 파악된다. 하천 정비 과정에서 폭이 이전보다 좁아진 점이 범람 위험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포항제철소 현장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수년 전부터 포항에 비가 많이 오면 냉천의 수위가 넘칠 것처럼 올라왔었다”고 말했다.

이에 수년 전부터 포항시 주민들이 냉천에 범람의 위험이 있다며 대책을 요구하는 민원을 여러 차례 넣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렇다할 후속 조치는 이번 범람 이전까지 없었다.

하천의 관리는 지방자치단체의 영역이다. 지자체 혹은 이를 감독하는 정부의 책임이다. 엄밀히 책임 소재를 따져보면 기업인 포스코의 책임이 아니다.

그런데도 익명의 고위관계자를 출처로 정부가 조사 결과에 따라 포스코 경영진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요지의 보도가 잇달아 나온다. 

이에 정부의 포항제철소 침수 원인 조사에 정치적 계산이 깔린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여기엔 포스코그룹 역대 회장들이 정권 교체기마다 바뀌었던 점이 배경에 깔려 있다. 

포스코는 1997년 IMF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민영화 작업이 시작돼 2000년 10월4일 마무리됐다. 물론 국민연금이 2022년 6월30일 기준 포스코그룹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 지분 8.3%를 보유해 최대주주지만 회장 선임을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민영화된 이후 회장에 선임됐던 김만제·유상부·이구택·정준양·권오준 등 5명의 회장은 자신의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중도 퇴임했다. 포스코 CEO 자리를 정권의 전리품쯤으로 여기는 정치권의 입김을 버티지 못했다는 시선이 우세했다.

올해 5월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만큼 정부의 태풍 피해 조사가 문재인 정부 때 회장으로 선임됐던 최정우 회장을 경질하기 위한 카드로 쓰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포항제철소 압연공정의 경우 포스코는 12월까지 복구하겠다는 목표를 내놨지만 이를 이루기 쉽지 않다. 배수 작업 뒤 설비 교체를 진행해야 한다면 더욱 긴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포항제철소가 지난해 기준 국내 조강생산량의 35%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산업의 쌀’인 철강재 생산 중단이 길어지면 이로 인해 다른 산업들까지 피해를 볼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다.

실제 국내 자동차업계나 조선회사들의 철강재 재고는 2~3개월 수준으로 포스코가 목표 시점보다 복구가 늦어지면 산업 전체에 생산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정부가 책임 소재를 가리기 이전에 포항제철소 완전 정상화부터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장은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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