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OTT '1강 2중 3약' 고착화,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힘은 '킬러 콘텐츠'

▲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의 '1강 2중 3약' 구도가 고착화되고 있다.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이 콘텐츠 파워로 선두권을 형성한 가운데 후발주자인 쿠팡플레이, 디즈니플러스, 왓챠 등이 좀처럼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의 '1강 2중 3약' 구도가 고착화되고 있다.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이 8월 월간활성이용자(MAU) 수 1~3위를 포진한 가운데 후발주자인 쿠팡플레이, 디즈니플러스, 왓챠 등이 좀처럼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6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업계에서는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 순위 선두권을 형성한 배경에는 콘텐츠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데이터분석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8월 월간활성이용자 수는 1272만 명으로 7월보다 60만 명이 늘었다.

넷플릭스의 이용자 수 증가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우영우)’의 힘이 컸다. '우영우'는 8월18일 종영했지만 넷플릭스의 비영어권 콘텐츠 가운데 시청시간 1위를 5주 연속으로 기록하면서 여전히 이용자 수 증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올해 12월 씨즌을 흡수합병하는 티빙의 기세도 만만찮다.

티빙은 8월 월간활성이용자 수는 450만 명으로 7월보다 38만 명 증가했다. 이와 별도로 씨즌의 이용자는 177만 명으로 집계됐다.

티빙에 따르면 트로트 가수 임영웅씨의 콘서트 '아임히어로'를 생중계한 8월14일 티빙의 일간활성이용자(DAU) 수는 121만5천 명대를 기록했다. 오리지널 예능 '환승연애 시즌2'도 8주 연속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를 차지하는 등 독점 제공 콘텐츠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웨이브는 월간활성이용자(MAU) 수 2위 자리를 탈환했다. 올해 초 492만 명에서 7월 423만 명까지 낮아졌던 웨이브의 이용자수는 8월 452만 명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HBO의 오리지널 시리즈로 세계적인 인기를 끈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프리퀄(오리지널 영화에 선행하는 사건을 담은 속편)인 '하우스 오브 드래곤'을 8월22일 독점 공개하면서 시청자들을 다시 불러 모은 데다가 우영우 제작사 에이스토리의 후속작 드라마 '빅마우스'도 웨이브와 디즈니플러스에서 공개되면서 이용자 수 확대에 힘을 보탠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이 중요해진 시대에 콘텐츠 본질의 위력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역설적으로 쿠팡플레이의 이용자 수 변화도 지속적인 '킬러 콘텐츠' 확보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쿠팡플레이는 7월 월간활성이용자 수 482만 명을 기록해 티빙과 웨이브를 앞지르는 데 성공했다. 이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방한 경기 주최를 통한 '손흥민 효과'를 누린 것으로 풀이된다.

쿠팡플레이는 'SNL코리아 시즌2' 종영 후 인기예능의 부재와 오리지널 시리즈 '안나'를 둘러싸고 제작진과 쿠팡플레이 측의 갈등 논란 등으로 한 달새 이용자가 85만 명이 빠져나가 월간활성이용자 수 397만 명으로 주저앉았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업계에서는 쿠팡플레이가 저렴한 멤버십 가격, 쿠팡에서의 쇼핑 혜택 등 부가적인 가입자 유치 요인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콘텐츠 확보 역량 부족으로 경쟁 플랫폼에 밀리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이에 쿠팡플레이는 올 여름 국내 개봉작을 잇따라 확보하고 8월29일 영화 '한산:용의출현'에 이어 9월7일 '비상선언' 서비스를 준비하는 등 콘텐츠 확보에 힘을 쓰고 있다.

하위권을 형성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 가운데 왓챠와 디즈니플러스의 상황은 서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때 국내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 터주대감이었던 왓챠는 8월 월간활성이용자 수 100만 명 선이 깨지면서 몰락이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왓챠는 7월 말 조직개편 이후 매각설이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다.
 
국내 OTT '1강 2중 3약' 고착화,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힘은 '킬러 콘텐츠'

▲  티빙에서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 자리를 8주 연속 차지하고 있는 오리지널 예능 '환승연애 시즌2'.


왓챠는 차별화된 영화 평점 코멘트 기능으로 선전했지만 지난해 말 HBO 콘텐츠 독점계약이 종료되고 올해 공개한 '시멘틱에러', '좋좋소', '최종병기 엘리스' 등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부진하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지난해 11월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뒤로 올해 7월까지 월간활성이용자(MAU) 수가 160만 명대에서 정체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드라마 '빅마우스'의 공개로 8월에 월간활성이용자(MAU) 수가 177만 명으로 반등에 성공하며 한숨을 돌리게 됐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업계가 이용자 확대를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콘텐츠의 확보가 1순위 과제로 떠올랐다. 국내 이용자들의 경우 새로운 콘텐츠 공개될 때 일시적으로 구독하는 이용패턴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올해 1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동영상서비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현재 이용하고 있는 플랫폼을 다른 플랫폼으로 전환하겠다는 이용자가 39.8%로 집계됐다. 전환 이유로는 좋아하거나 시청하고 싶은 콘텐츠(52.8%), 콘텐츠 종류가 다양(20.5%)을 꼽았다.

최근 거리두기 전면해제에 따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앞으로 플랫폼 사이 이용자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