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대우조선해양이 분리매각과 하청노조와 갈등에 여전히 어수선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조선업 호황 속 수주성과를 통해 실적 반등을 위한 기틀을 마련해가고 있지만 대내외적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경영 정상화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 경영정상화 난항, 분리매각 시도에 하청노조와 갈등 어수선

▲ 28일 전국금속노동조합에 따르면 29일 '산업은행 대우조선 분리매각·해외매각 시도의 문제점과 노조가 생각하는 올바른 대안 언론설명회’를 연다. 대우조선해양은 분리매각에 더해 하청노조와 갈등이 재점화하면서 경영 정상화를 앞두고 대내외 혼란스러운 상황에 직면했다.


28일 전국금속노동조합에 따르면 29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금속노조 4층 회의실에서 ‘산업은행 대우조선 분리매각·해외매각 시도의 문제점과 노조가 생각하는 올바른 대안 언론설명회’를 연다.

금속노조 주최, 대우조선해양 노조(금속노조 경남지부 대우조선지회) 주관으로 진행되는 이번 설명회에서 금속노조와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분리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KDB산업은행에 강력한 우려를 전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금속노조는 분리매각이 대우조선해양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약화할 뿐 아니라 재벌 특혜인수 또는 해외자본 매각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면서 출범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윤석열 정부에서 한국 조선산업 생태계 강화라는 근본적 취지를 무시한 채 무리한 방식의 매각을 추진할 우려가 크다고 바라봤다.

대우조선해양 분리매각은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7월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우조선해양과 관련해서는 현재 분리매각 등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하며 재점화됐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경영컨설팅을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의뢰해 뒀다. 최종 보고서는 9월 중으로 제출될 것으로 알려졌는데 강 회장은 “보고서 확인 뒤 정부 부처 사이 광범위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17일 금속노조, 조선업 노조 연대, 창원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등이 주최한 ‘대우조선 분리매각(해외매각)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도 기술유출 등의 우려가 제기됐다.

토론회 참여자들은 방산(특수선)과 상선 부문을 분리한 뒤 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상선 부문을 해외자본에 매각하겠다는 뜻이라며 이를 전제로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기술 등 핵심 기술이 유출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또 상선 부문보다 실적 변동성이 낮은 특수선 부문이 대우조선해양의 사업 안정성을 높여주고 있는데 분리매각은 중장기적으로 대우조선해양 경쟁력 약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대우조선해양과 하청노조(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의 갈등도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6월2일부터 7월22일까지 1도크(선박 건조시설)을 점거하는 등 파업을 진행한 하청노조 집행부를 상대로 47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26일 제기했다.

대우조선해양이 500억 원 안팎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는 말이 흘러나온 23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경남지부는 곧바로 입장문을 통해 “대우조선해양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제기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 기본권과 생존권을 말살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또 대우조선해양이 하청노조의 파업 과정에서 책임있는 역할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상대방을 집행부로 한정한 점, 여러 비용 가운데 현재까지 불필요하게 지출된 비용만을 소송가액에 포함한 점 등을 들며 “건설적 노사관계와 상호 미래지향적 협력관계를 구축한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집행부 외에도 파업 가담 정도에 따라 형사적 책임을 따지는 고소도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대우조선해양과 하청노조의 갈등이 심화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간 수주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래 실적 반등의 기반을 마련해가고 있다.

다만 대내외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지며 경영 정상화를 위한 긍정적 분위기 조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들어 현재까지 LNG운반선 21척, 컨테이너선 6척, 해양플랜트 1기, 창정비 1기 등 모두 66억 7천만 달러어치 일감을 확보해 연간 수주목표(89억 달러)의 75%를 채웠다.

지난해에는 수주목표 달성률 141%를 기록했다. 대우조선해양이 연간 수주목표를 채운 것은 2014년 뒤 7년 만이었다.

특히 친환경 선박으로의 교체 수요, 에너지 안보로 기조로 촉발된 LNG 연료 수요 상승, 카타르 노스필드 LNG 프로젝트 등 LNG운반선 시장 호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대우조선해양 향후 수주 전망도 밝다.

실제로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수주한 LNG운반선(21척)은 이미 지난해 수주한 15척을 넘어섰다.

올해 하반기에는 철광석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조선사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후판 가격 역시 상반기(120만 원대)보다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점도 호재다.

대우조선해양은 내년 3년 만에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바라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른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치 평균을 보면 대우조선해양은 2023년 영업이익 1714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전망치(영업손실 5464억 원)과 비교해 흑자로 돌아서는 것이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은 하청노조 파업 등 예상치 못한 대내외적 이슈로 실적 반등 시점이 다소 지연되는 모습”이라며 “다만 파업으로 나타난 실적 감소는 향후 공정 진행에 따라 만회할 여지가 있고 원자재 가격 하향 안정추세가 확인되고 있어 2023년 실적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