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누구나 어려움을 겪는다. 마음의 상처도 받는다. 피하고 싶다. 

하지만 꽃길만 걸을 수 없는 게 우리 삶이다. 더구나 직장과 사무실이라는 공간에서 맞닥뜨리는 다양한 일은 내가 컨트롤 할 수 없어 보이는 게 대부분이다. 
 
[오피스 Mindcare] ‘이 사무실의 미친X’와 사는 법, 있다

▲ 사무실에서 받는 가장 큰 스트레스는 사람으로부터 온다. < pxabay> 


가장 큰 어려움은 사람이다. 불교에서 인간의 괴로움을 얘기할 때 보고 싶은 데 만나지 못하는 고통과 보기 싫은데 봐야하는 고통을 얘기한다.

꼴도 보기 싫다는 마음이 하루에도 수백 번 올라오고 생각만 해도 가슴이 쿵쾅거리는 인간이 있다. 하지만 같은 직장, 한 사무실에서 일을 해야 하는 데 어쩌랴. 

매일 아침 어색한 웃음으로 인사를 해야 하고 회의 때 얼굴을 마주해야 하며 가끔 밥도 같이 먹어야 한다. 물색없는 인간이 친해보겠답시고 커피 한 잔이라도 뽑아주면서 말을 걸어오면 영혼없는 리액션이라도 해야 한다.

그런 상황이면 직장이 지옥이 된다. 일도 재미가 없고 주말만 기다려진다. 토요일 하루 즐겁게 놀면서 잊어보려고 하지만 일요일 아침에 눈을 뜨면 벌써부터 마음이 무거워진다. 

내 마음은 내가 잘 안다. 지금 내 마음은 출근을 거부한다. 월요병이 아니라 일요일 오후부터 기분이 더럽다. 먹고 살자고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나. 스트레스 게이지가 아주 높아진 상태다.

물론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두 가지 방법 FF(Fight or Flight)가운데 하나를 쓰면 된다. 싸우거나 아니면 도망가거나.

그러나 싸움이 능사는 아니다. 직장에서의 ‘전투’는 승자와 패자가 분명한 스포츠 같은 경기가 아니다. 상처만 나고 후유증은 오래갈 수 있다. 

그렇다면 도망? 좋은 선택일 수 있다. 정말 저런 인간들과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게 죽기보다 싫다면 도망치라. 일단 살고 봐야하니까.

다만 도망은 대가가 크다. 금새 다른 직장에 취직이 되면 모르지만 실직 상태가 지속될 수도 있다. 금전적 손해가 당연히 따라온다. 누가 그러더라. 쪽팔림은 순간이고 현금은 영원하다고. 도망가는 대가는 상처를 입고 버티는 것보다 더 클 수 있다. 

다른 길도 있다. 내가 이 글을 통해 하고 싶은 얘기가 바로 그거다. 

가족 사이에도 다툼이 있고 불화가 있다. 공통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사람들이 어느 순간 한 공간에서 깨어있는 시간의 절반 이상을 함께 보내는 게 직장이라는 공간이다. 삐거덕거리고 부딪히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면 이상한 일이다.

우선 힘든 게 당연하다고 인정했으면 한다. 잊지 마시라. 힘든 게 너무나 당연하다. 게다가 회사에 입사한 지 오래되지 않아 직급이 낮아 업무 경험이 부족하고 발언권이 적다면 더욱 그렇다.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 힘들어하는 게 정상이다. 

다음으로 하고 싶은 말은 걱정하지 마시라는 거다. 매일 출근할 때마다 힘든 상황을 떠올리면 마음이 괴로울 뿐 아니라 몸이 배겨나지 못한다. 우리 몸은 마음에 민감하다. 

걱정하지 말라고? 맞다. 그런 힘든 상황에서 벗어나거나 적어도 괴로움을 줄여줄 방법이 있다. 그러니 직장생활 특히 인간관계에서 겪는 어려움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믿는 게 중요하다.

안다. 도저히 길이 보이지 않을 것처럼 여겨지는 상황이 있다는 걸. 하지만 우리 인생에서 해답이 없는 문제는 주어지지 않는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믿는다.

한 가지 더. 힘든 상황은 우리를 성장시키는 아주 좋은 계기임을 알았으면 한다. 진짜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면서 그때 겪은 어려움이 지금의 자신을 있게 했다고 고백한다.

힘들고 괴롭고 마음이 아플 때 이렇게 생각하라. ‘아 내가 한 단계 성장할, 내가 좀더 성숙해질 때인가 보다’ 라고.

신은 선물을 줄 때 고통이라는 포장지에 싸서 준다는 말이 있다. 선물 포장지를 잘 뜯으면 얻는 게 무척 많다. 김영주 서울 강남구 '사이쉼터' 총괄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