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새 성장동력으로 삼은 혼합현실(MR) 기기가 LG디스플레이에게 '마이크로올레드'라는 새로운 디스플레이 시장을 열어줄 가능성이 나온다. 

애플을 주요 거래처로 삼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최근 혼합현실 기기에 들어가는 마이크로올레드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장비를 발주한 것으로 알려져 혼합현실 기기 시장 확대에 대비하고 있다.
 
'긴축' 애플 혼합현실 기기는 계획대로, LG디스플레이에 새 시장 열린다

▲  애플이 내년에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혼합현실(MR) 기기가 LG디스플레이에 마이크로올레드 디스플레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열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세계 시가총액 1등기업 애플이 혼합현실 기기 사업을 긴축경영 대상에서 제외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진행할 긴축경영은 맥북과 아이패드 등 PC분야 사업에 국한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이폰과 혼합현실 헤드셋은 시장 선점이 중요하기 때문에 더욱 공을 들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국내외 증권업계에선 애플이 이르면 올해 11월부터 혼합현실 헤드셋 양산 절차에 들어가 2023년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애플전문가인 궈밍치 TF인터내셔널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에 따라 채용과 지출이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애플의 2023년 혼합현실 하드웨어 출시 일정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애플의 혼합현실 기기 생산일정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마이크로올레드 시장도 함께 개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로올레드는 기존에 중소형 올레드 패널의 해상도를 혼합현실 기기의 특성에 맞추어 만든 디스플레이를 말한다. 

기존 올레드와 달리 유리기판 대신 실리콘 웨이퍼에 직접 색상 물질을 입혀 올레도스(OLED on Silicon)라고도 불린다. 기존 올레드보다 해상도가 높고 패널을 더 작고 얇게 만들 수 있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내 출시가 예상되는 애플의 1세대 혼합현실 헤드셋의 내부 마이크로올레드는 소니가 납품하고 외부 일반 올레드는 LG디스플레이가 납품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2024년 출시 예상되는 2세대 혼합현실 헤드셋부터는 애플이 마이크로올레드를 LG디스플레이로부터 납품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많다.

그 이유로 소니가 게임 콘솔 ‘플레스테이션’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잠재적으로 애플의 혼합현실 기기 사업의 경쟁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또한 LG디스플레이가 선익시스템에 발주한 것으로 알려진 마이크로올레드 증착기가 납품돼 공정에 쓰이려면 통상 1년 남짓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애플의 2세대 혼합현실 헤드셋 생산일정과 맞물릴 수 있다.

전자업계에서 혼합현실 기기에 주목하는 것은 스마트폰 시장규모와 비견되는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따라서 혼합현실 기기에 들어가는 마이크로올레드가 한국 디스플레이업계에 미치는 파급력도 클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은 독일의 혼합현실 솔루션 업체인 메타이오와 스위스의 모션캡쳐 기업인 '페이스시프트', 혼합현실 카메라 소프트웨어 업체 '플라이비 미디어' 등을 인수하며 혼합현실 기술확보에 공을 들여왔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하루에 3번 식사를 하는 것 처럼 우리는 매일 혼합현실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애플 뿐만 아니라 메타(옛 페이스북) 등 주요 글로벌 IT기업이 혼합현실 기기를 대중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어 이들 사이 경쟁이 치열해지면 마이크로올레드 시장이 빠르게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메타는 LCD에 기반한 미니LED를 초기 혼합현실 기기에 채택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소비자들의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애플이 LCD 기반 디스플레이보다 뛰어난 화질을 자랑하는 마이크로올레드를 앞세우면 혼합현실 기기 관련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디스플레이 전문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혼합현실과 관련된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규모는 2022년 1조 원 규모에서 2027년에는 12조1천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혼합현실 기기는 메타버스와 맞물려 앞으로 성장잠재력이 높은 시장이다”며 “LG디스플레이는 마이크로올레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 선점에 힘을 기울일 것이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