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대형건설사들이 올해 부산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서울 강남권 등을 중심으로 대형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을 펼쳐왔는데 수주전의 전장이 부산으로 옮겨간 모양새다.
 
[데스크리포트 6월] 대형건설사들 부산 재건축 시장을 달구다

▲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


이는 최근 부산에서 1조 원 규모의 도시정비사업이 잇달아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건설을 필두로 대규모 신규 수조 수식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먼저 현대건설은 부산에서 잇달아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주할 가능성이 나온다. 

현대건설은 부산 서금사6구역 재개발(2650세대)사업에 단독 입찰해 수주가 유력하다. 우동3구역도 세 번째 시공사 선정에 도전하는데 현대건설이 계약을 따낼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가능성은 낮지만 부산 시민공원 촉진3구역 재개발사업도 가져올 수 있다.

GS건설도 부산 부곡2구역 재개발사업에 입찰해 시공권을 노리고 있다. 우동3구역 사업 수주전에 참전해 현대건설과 한 판 대결을 벌일 수 있다.

포스코건설도 부산 부곡2구역 재개발사업을 되찾아 오려 한다. 이에 GS건설과 맞대결이 불가피해졌다.

이와 별도로 여러 건설사들은 도시정비사업 외에 미래 먹거리 준비를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최근 한국전력공사 등과 함께 팀코리아를 구성해 아랍에미리트의 그린 수소 사업에 첫발을 내디뎠다. 중동 산유국은 수소산업을 국가 차원에서 키우려 하는데 삼성물산은 이쪽에 미래가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소형모듈원전사업에 정성을 쏟고 있다. 기존 팀 단위 조직이었던 원자력부문을 ‘원자력사업실’로 격상해 원자력사업을 전담하는 별도 전문조직을 지난달 말 신설했다.

대우건설은 신사업으로 미래항공모빌리티(AAM)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항공 솔루션기업과 업무협약(MOU)를 체결하며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및 수직 이착륙장(버티포트) 사업모델개발 등에 나서기로 했다.

◆ 삼성물산

삼성물산은 도시정비사업에서 ‘클린수주’ 방침을 지키면서 일감을 늘리는 게 쉽지는 않아 보인다.

국내 주택시장에서 래미안 브랜드 경쟁력이 여전하지만 시공능력 상위 10위 권의 대형 건설사들은 각각 하이엔드 브랜드 등으로 수주전에 나서고 있다. 래미안 브랜드의 힘만으로 사업을 따내기는 만만찮은 상황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최근 부산 부곡2구역 재개발사업장에 홍보관도 설치하면서 관심을 보였지만 최종 입찰에 참여하지는 않았다. GS건설, 포스코건설 등 상대를 볼 때 수주경쟁에서 큰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나온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지난해 용산 이촌동 한강맨션아파트 재건축사업에서도 마지막까지 유력한 후보로 거론돼 왔지만 최종적으로는 입찰 참여를 하지 않은 것도 비슷한 흐름이다. 브랜드 파워에서 막상막하인 GS건설이 영업에도 힘을 실어 이미 승기를 잡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삼성물산은 최근 주택 건설 외 부동산 개발사업부문 확대에도 힘을 실으면서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적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최근 한국부동산개발협회 회원으로 가입하면서 앞으로 복합개발사업 등 디벨로퍼 영역에서 활동을 늘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별도로 삼성물산은 수소에너지 등 친환경부문 신사업 추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중동지역 그린수소, 그린암모니아분야 파일럿 프로젝트와 관련 인프라 구축사업 참여를 위해 현지 정부들과 업무협약을 맺는 등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한국전력공사, 서부발전 등과 ‘팀코리아’를 결성해 아랍에미리트 현지 개발사와 그린수소, 그린암모니아 공동개발사업에도 참여한다.

삼성물산 상사부문도 최근 말레이시아 국유 석유가스기업 페트로나스 자회사인 페트로나스 하이드로젠과 그린수소와 재생에너지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삼성물산은 국내 발전소향 암모니아 공급, 융복합 충전소, 연료전지 등 분야의 기술협력과 실증사업 추진도 검토하고 있다.

◆ 현대건설

현대건설은 도시정비사업에서 사상 최대기록을 새롭게 쓰면서 지난해 신기록 5조5499억 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데스크리포트 6월] 대형건설사들 부산 재건축 시장을 달구다

▲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현대건설은 5월 말까지 4조9585억 원에 이르는 도시정비 신규수주를 따냈다. 여러 곳에서 입찰을 준비하고 있어 신기록을 새로 쓰는 일은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이를테면 현대건설은 롯데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이문4구역 재개발(6328세대, 예상 공사비 9400억 원)사업에 단독으로 입찰했다. 조합은 상반기 안에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하는 총회를 열기로 했다.

여기에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은 해마다 대규모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했던 부산에서 올해 3곳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서금사6구역 재개발(2650세대)사업에 단독 입찰해 수주가 유력하다. 우동3구역 재건축 조합도 세 번째 시공사 선정에 도전하며 건설자재값 상승을 반영한 공사비를 수용할 의지가 있음을 내비쳤다.

가능성은 낮지만 부산 시민공원 촉진3구역 재개발사업도 가져올 수 있을 듯하다.

조합은 5월22일 HDC현대산업개발의 시공사를 해지하기 위한 총회에서 찬성표가 50.1%를 보여 시공사 재선정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했지만 HDC현대산업개발은 찬성률이 49.5%라고 주장하며 시공계약이 유지됐다고 발표했다. 법적 대응 가능성도 상존한 상황이지만 계약이 해지되면 현대건설의 수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현대건설은 해외 쪽 수주에서는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별도기준으로 올해 5조6천억 원의 해외수주를 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하지만 해외건설협회 기준으로 5월 초까지 3억9천만 달러(4700억 원) 수주를 하는 데 그쳤다.

다행히 하반기부터는 해외 수주소식을 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은 필리핀 남북철도(2조 원), 싱가포르 병원공사(1조 원) 및 사우디라비아와 베트남 석유화학 프로젝트 각각 1조 원, 노르웨이 해저터널(6천억 원) 규모의 수주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

◆ GS건설

GS건설은 부산 도시정비시장에서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GS건설은 부산 부곡2구역 재개발사업에 입찰해 시공권을 노리고 있고 시공사 입찰이 두 번 유찰된 우동3구역 세 번째 현장설명회에도 참석했다.

GS건설은 5월 사업시행인가 신청을 하면서 재건축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는 부산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타운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GS건설은 서울 강남권에서도 시공권 확보에 적극적 태도를 이어가고 있다.

GS건설은 현재 강남구 일원동 개포한신아파트 재건축사업 무혈입성이 점쳐진다. 일원개포한신 재건축조합은 오는 11일 시공사선정을 위한 총회를 열어 GS건설과 수의계약 여부를 결정한다. 일원개포한신은 현재 최고 13층, 364세대 단지를 최고 35층, 498세대로 재건축할 예정이다.

GS건설은 서초구 방배동 신동아아파트 재건축사업 수주전에도 참여도 유력하게 점쳐진다.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등과 함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 대우건설

대우건설은 지난 5월28일 서울 신길우성2차 재개발사업(3100억 원)을 따내며 늦은 마수걸이를 했다.

백정완 사장은 2분기부터 리모델링사업을 중심으로 도시정비 수주에 박차를 가해 창사 이래 최대기록인 3조8992억 원을 넘어서려 한다.

대우건설은 상반기에만 2조 원가량의 도시정비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서울 고덕현대 리모델링(517세대), 송파 거여5단지(695세대), 경기 수원시 두산·우성·한신아파트(1956세대), 안양 초원한양아파트(1천 세대) 등 리모델링사업에서 단독으로 입찰해 수주 가능성이 높다.

대우건설은 신사업으로 미래항공모빌리티(AAM)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4월29일 항공 솔루션기업인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와 업무협약(MOU)를 체결하며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및 수직 이착륙장(버티포트) 사업모델 개발, 도서지역 드론활용 배송사업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대우건설은 이미 2016년부터 드론을 활용해 공사현장에서 측량작업을 진행하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자체개발 드론관제시스템(DW-CDS)를 도입하기도 했다. 대우건설은 드론을 단순히 건설현장에서 활용하는 것을 넘어 관련 사업에 적극 참여하려는 것으로 읽힌다.

◆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이 도시정비 신규수주 3조 원의 목표를 달성하려 한다. 이에 연초 부진했던 도시정비 수주를 따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강원 원주 다박골 재개발(1527세대) 입찰 여부를 검토하면서 대구 칠성새동네 재개발(457세대)사업 현장설명회에 참여하며 사업기회를 찾고 있다.

이는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한 서울 대치2단지 리모델링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지난 5월19일 내려놓았고 이어 5월21일 창원 반지1구역 재건축(공사비 1400억 원)을 포스코건설에 내준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홍현성 대표는 현장설명회에 참여해 사업지를 발굴하고 다른 건설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 확률을 높이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도시정비 신규수주 목표 달성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시선이 나온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대전 도마·변동 4구역 재개발사업(3296세대, 예상 공사비 8천억 원)을 두고 롯데건설과 손잡고 입찰에 참여했다.

또한 단군 이래 최대 리모델링사업으로 꼽히는 창원 성월토월그랜드타운 리모델링사업(7189세대, 예상 공사비 2조 원)에도 컨소시엄 구성원으로 참여했다. 이 사업은 포스코건설이 주간사를 맡았고 GS건설과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이 참여한다.

한편 현대엔지니어링은 신사업 가운데 하나로 추진하고 있는 소형모듈원전사업에 정성을 쏟고 있다.

기존 팀 단위 조직이었던 원자력부문을 ‘원자력사업실’로 격상해 원자력사업을 전담하는 별도 전문조직을 5월23일 신설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소형모듈원전·초소형모듈원전(MMR) 및 수소생산, 원전해체 및 핵주기, 연구용원자로 및 핵연료제조시설 사업추진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을 세웠다.

◆ HDC현대산업개발

HDC현대산업개발은 5월30일부로 유병규, 하원기 대표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고 최익훈 HDC현대아이파크몰 대표를 신임 대표로 선임해 경영체제를 정비했다.
 
[데스크리포트 6월] 대형건설사들 부산 재건축 시장을 달구다

▲ 최익훈 HDC현대산업개발 신임 대표이사.


하원기 건설본부장 전무는 현재 광주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붕괴사고와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부산 촉진3구역 시공권을 두고 조합과 갈등도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 촉진3구역 재개발조합은 5월 말 HDC현대산업개발에 시공계약 해지에 관한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22일 조합원 총회에서 실시한 시공사 계약해지 안건에 관한 결과를 가결로 보고 통보한 것이다.

다만 HDC현대산업개발은 시공계약 해지 안전 투표결과가 부결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촉진3구역 재개발조합이 첫 개표에서 찬성표가 과반수에 못 미쳐 안건이 부결되자 2차 수개표를 진행해 무효표 일부를 찬성표로 바꿨다는 것이다.

촉진3구역 재개발조합은 이를 두고 무효표 중 찬반 의사표현이 명확히 기재돼 있다면 유효표로 인정할 수 있다는 판례를 근거로 2차 개표를 진행한 것이라 문제가 없다며 맞서고 있다.

◆ 포스코건설

포스코건설이 부산 부곡2구역 재개발사업을 되찾아 오려 한다.

포스코건설은 5월 진행된 부곡2구역 재개발사업 입찰에 참여하며 GS건설과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시공사 선정 총회는 6월 중 개최된다.

부곡2구역 재개발은 포스코건설이 GS건설·SK에코플랜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시공권을 따냈던 사업장으로 올해 1월 시공사 계약이 해지된 곳이다.

몇 달 전까지 동지였던 GS건설과 적으로 다시 만난 것이다.

이번 대결은 포스코건설의 아파트브랜드 ‘더샵’을 가치를 평가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GS건설의 ‘자이’의 브랜드파워가 ‘더샵’보다 높다는 평가가 우세한 상황에서 포스코건설로서는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포스코건설은 6월에 하이엔드 브랜드를 출시하기로 했다. 브랜드 이름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 롯데건설

롯데건설이 상반기 도시정비사업 수주 2조 원 달성을 노리고 있다.

롯데건설은 올해 1월 성수1구역 재건축부터 5월 말 돈암6구역 재개발까지 7건의 도시정비사업을 총 1조6639억 원에 수주했다.
롯데건설은 6월에도 정릉골 재개발사업에서 포스코건설을 상대로 낙승을 예상하고 있다.

정릉골 재개발은 타운하우스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공사비는 6027억 원이다. 고층 아파트가 아닌 고급 타운하우스를 짓는 사업인 만큼 롯데건설이 나인원한남 시공사인 만큼 시공권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건설은 베트남에서 대형 복합단지개발사업도 추진한다.

롯데건설은 지난 5월15일 베트남 호찌민시 인민위원장을 만나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사업은 베타남 호찌민 투티엠 지구 5만㎡ 부지에 지하 5층~지상 60층 규모의 쇼핑몰 등 상업시설과 함께 오피스, 호텔, 아파트 등을 짓는 것이다.

총 사업비는 9억 달러(1조1580억 원)에 이른다. 베트남 정부는 이 사업의 건축계획 승인을 검토하고 있고 올해 상반기 승인이 나면 2023년에 착공에 들어가게 된다.

◆ 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가 폐플라스틱 등을 통해 만든 ‘친환경 철근’으로 철근을 대체해 원자재 가격 급등에 대비하고 친환경 기업 정체성을 높이려고 한다.

SK에코플랜트는 전문 중소기업과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 보강근(케이에코바)의 생산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2024년까지 연 4만 톤, 2027년에는 연 20만 톤의 케이에코바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전 공정 자동화시스템을 도입해 생산비용을 1년 전 철근가격의 90%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계획대로 된다면 SK에코플랜트는 2027년부터 건설현장에서 필요한 모든 철근을 케이에코바로 대체해 건설원가 절감을 실현할 수 있다.

SK에코플랜트는 말레이시아 국영 환경기업 센바이로의 지분을 인수하며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알렸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5월20일 센바이로 지분 30%를 인수했다. 센바이로는 지정폐기물과 생활폐기물, 전기전자폐기물 등을 연간 10만 톤 처리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센바이로 지분확보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환경사업 관련 기술을 바탕으로 신사업 기회 발굴에 적극 나선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말레이시아를 동남아 환경시장 거점으로 삼아 향후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까지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 KCC글라스

KCC글라스가 폴리이미드필름 제조기업 PI첨단소재 인수 본입찰에 참여하면서 인수전 완주 의지를 보이고 있다.

PI첨단소재 본입찰에는 롯데케미칼, 벨기에 소재기업 솔베이, 프랑스의 알키마, 베어링PEA 등도 참여했다. PI첨단소재 매각주관사 JP모건은 이르면 6월 둘째 주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PI첨단소재 매각대상은 최대주주 글랜우드PE가 보유한 지분 54%다. 인수금액은 약 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안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