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리포트 5월] 새 정부에 엇갈린 태도, 마트 '기대' 이커머스 '긴장'

▲ 이커머스업체들의 기업로고.

[비즈니스포스트] 유통업계가 5월 새 정부 출범에 따라 그동안 옥죄어 온 '규제 대못'이 제거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새 정부를 향한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는데 우선 마트·식음료업계는 한목소리로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조심스럽게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반면 면세·뷰티업계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기간 했던 발언 때문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추가 배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기대보단 우려가 앞서는 분위기다. 이커머스업계에서도 긴장감이 감돈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규제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과 ‘영업시간제한’ 등을 꼽을 수 있다.

대형마트는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대규모 점포 등에 대한 영업시간의 제한 등)에 의거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일 지정 등의 규제를 받고 있다. 대형 유통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를 막고 전통시장과의 상생을 이유로 도입된 이 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장은 대형마트와 준대규모 점포에 영업시간 제한을 명령할 수 있고 대형마트는 매달 이틀씩 의무휴업일을 지정해야 한다.

이를 두고 유통업계에서는 실효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의무휴업 등으로 대형마트에 못 갈 경우 소비자들의 발길이 전통시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소비형태가 온라인 중심으로 바뀐 만큼 이제는 기존 대형마트가 이커머스에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유통업계가 유통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유통업체 매출 동향을 살펴보면 지난해 대형마트의 매출 비중은 15.7%에 그쳐 1년 전보다 2.2%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온라인 이용 비중은 48.3%를 기록하며 국내 유통 시장의 약 절반 가량을 차지한 상황이다.

실제로 쿠팡, 마켓컬리 등 이커머스 기업들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전 세계에 몰아친 코로나19는 이커머스 성장을 더욱 부추겼다. 

유통업계에서는 새 정부 출범 이후 광주의 복합쇼핑몰 유치가 급물살을 타며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대형 유통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으로 바라본다. 아울러 유통규제 완화에 대한 가능성도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식음료업계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식품업계는 '제품 표시 및 광고 규제 완화', '원부자재 가격을 고려한 할당관세 도입', '보관·유통 규제 완화' 등을 바라고 있다.

주류업계는 온라인 주류 판매 허용을 기대한다. 전통주는 온라인을 통해 구입할 수 있지만 맥주나 소주, 위스키 등은 온라인 주류 판매가 금지돼 있다.

반면 이커머스업계에서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새 정부 출범에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윤석열 당선인이 대선 기간 쿠팡과 배달의민족 등 대형 플랫폼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기 때문이다.

이커머스업계에선 먼저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과 관련해 국회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플랫폼의 ‘갑횡포’를 막기 위해 관련 입법을 추진했지만 1년 넘게 국회에 계류 중이다. 

면세점과 뷰티업계도 좌불안석이기는 마찬가지다. 

윤 당선인의 주요 공약 중 하나가 사드 추가 배치이기 때문이다. 중국 보따리상 의존도가 높은 면세점과 뷰티업계에서는 예의주시할 수 밖에 없다. 새 정부가 만약 사드 추가 배치를 실행할 경우 중국과의 관계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면세점과 뷰티업계는 2017년 사드 배치로 인한 '한한령'으로 수년째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특히 면세점의 경우 코로나19 영향으로 해외 여행객들의 발걸음이 끊기며 더욱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