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부회장이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는 MZ세대를 적극적으로 파고들고 있다.

GS리테일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MZ세대의 관심이 높은 ‘힙 플레이스(hip place, 개성있는 가게 등 명소)’와 잇달아 손을 잡고 있는데 젊은 고객들의 발길을 편의점 GS25로 향하게 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GS리테일 '힙 플레이스' 프로젝트 탄력, 허연수 MZ세대 발길끌기 성과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부회장.


7일 GS리테일의 움직임을 보면 MZ세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업체나 가게와 협업해 GS25에서 독점으로 판매할 상품을 지속적으로 기획·개발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GS리테일은 '카멜커피'와 상품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힙 플레이스 입점 프로젝트’를 기준으로 하면 4번째 협업이다.

카멜커피는 2017년 서울 강남구 신사동 도원공원 인근에 처음 문을 열었는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높은 인기를 끌면서 핫플레이스에 등극한 카페다. 여의도 더현대서울에도 입점해 있으며 서울에만 3개 지점을 두고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MZ세대를 비롯한 소비자의 수요와 트렌드를 편의점 상품에 반영하기 위해 꾸린 별도팀 ‘갓생기획’은 물론 기존 MD(상품기획)들이 카테고리별로 조사와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인기 있는 오프라인 매장들과 협업을 확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GS리테일이 힙 플레이스 입점 프로젝트의 신호탄을 쏜 것은 지난해 7월이다.

GS리테일은 첫 파트너인 버거 음식점 '다운타우너'와 협업해 오리온의 ‘스윙칩’을 활용한 한정판 제품인 '유어스다운타운너X스윙칩'을 내놨다. 이 제품은 1차 한정 생산 물량 10만 개가 2주 만에 완판된 데 이어 4차 물량까지 빠르게 팔렸다. 출시 이후 GS25와 GS수퍼마켓에서 스낵 카테고리 매출 3위에 오르기도 했다.

GS리테일은 협업을 추가로 진행하면서 성공 행진을 이어갔다. 

GS리테일은 인기 도넛 브랜드 ‘노티드’와 유명 맛집으로 떠오른 ‘금돼지식당’과도 협업해 각각 새로운 가공우유 제품과 신선식품(삼각김밥과 도시락 등)을 기획했다.

금돼지식당과 협업해 내놓은 상품은 전체 판매량의 80.5%를 2030대가 구입했을 만큼 주요 소비층의 관심을 받았다. 노티드와 협업해 출시한 가공우유는 지금까지도 GS25의 가공우유 카테고리에서 매출 3위 안에 들고 있다.

GS리테일의 이런 움직임들은 MZ세대 공략을 중요 키워드로 삼고 상품 차별화에 집중하려는 허연수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여겨진다.

유통업계는 MZ세대의 소비가 두드러진다는 점을 포착해 이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이나 온라인쇼핑 등을 강화하면서 소비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설문조사업체 오베이가 발표한 ‘편의점 트렌드 리포트 2021’에 따르면 편의점 이용 빈도는 20대가 일주일에 평균 3.2회로 가장 높았다.

허 부회장은 실제로 MZ세대를 제대로 겨냥하기 위해 MZ세대 직원으로만 구성된 ‘갓생기획-신상기획팀’을 2021년 9월 출범시키기도 했다. MZ세대의 마음은 MZ세대가 가장 잘 알테니 상품기획을 주도해보라는 뜻이었다.

허 부회장이 GS리테일의 대체불가토큰(NFT)사업에 주목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로 파악된다.

GS리테일은 5일 블록체인 기반 대체불가토큰(NFT)을 활용하는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MZ세대에게 많은 관심을 받는 디지털 자산을 통해 젊은 소비층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GS리테일은 메타콩즈라는 회사와 함께 GS25의 캐릭터를 활용한 한정판 ‘PFP NFT’를 선보이는 등 차별화된 상품과 연계해 프로모션을 기획하고 있다. 향후 GS25 판매 상품이나 이벤트용 굿즈를 준비하고 메타콩즈의 팝업스토어도 열겠다고 발표했다.

허 부회장이 추진하는 GS리테일 편의점사업의 변화는 신사업 추진을 위해서도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GS리테일은 2021년 연결기준으로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편의점사업에서 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GS리테일의 편의점 기존 점포 성장률이 1%대에 머무르고 있다. 선두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는 BGF리테일의 기존 점포 성장률보다 3%포인트 이상 뒤처지는 것이다.

조상훈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GS리테일이 편의점사업의 실적부진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고 신사업 진행에 따른 비용 부담이 아쉽다"며 "본업인 편의점사업에서 상품군 차별화를 통해 경쟁사와 성장률 간극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