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전국은행연합회 회장이 국내 은행도 비금융산업에 진출해 ‘넷플릭스’처럼 성공하려면 규제가 완화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26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넷플릭스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방대한 고객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하고 또 가장 트렌디한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은행권도 데이터 경쟁력을 강화해야 초개인화한 고객맞춤형 서비스를 개발, 미래 변화에 대응할 수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협회장 김광수 규제완화 강조, “은행도 넷플릭스처럼 될 수 있다”

김광수 은행연합회 회장이 26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은행연합회>


그는 “아직까지는 여러 제도상 은행권의 데이터 경쟁력 강화를 제약하는 규제가 많은데 임기 안에 이를 최대한 개선해 나가겠다”고 “금융의 생활 서비스 진출과 데이터 활용을 제약하는 규제를 개선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은행과 빅테크의 규제가 불균형하다며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현행 규제 체계상 은행은 빅테크에 비해 데이터 경쟁력을 강화하기에 매우 불리하다”며 “빅테크는 전자금융거래법이나 인터넷전문은행법 등을 통해 금융업에 진출하지만 은행의 비금융업 진출은 극히 제한돼 있어 빅테크는 금융, 비금융 데이터를 모두 확보하기 쉬운 반면, 은행은 비금융 데이터 확보가 매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은행법 제27조의2(부수업무의 운영) 2항에 따르면 은행이 부수업무를 운영하려면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신한은행이 최근 배달앱 ‘땡겨요’를 출시하면 배달시장에 진출한 것도 금융위의 허가를 받아 가능했다.

또 금융지주 계열사들은 영업 목적의 정보 공유가 제한돼 있다.

김 회장은 마이데이터 서비스도 빅테크에 유리한 구조라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은행은 고객이 송금했을 때 동기까지 포함되는 ‘적요정보’를 빅테크에 제공하는데 빅테크는 상거래 정보 대분류만을, 그마저도 대부분 ‘기타’로 처리해 은행에 제공한다”며 “은행은 사실상 의미있는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