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이 헬스케어와 마이데이터 등 디지털 분야에서 신사업 찾기에 분주하다.

지난해 본업경쟁력을 바탕으로 실적 확대에 주력했다면 2년차에 들어선 올해는 미래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KB손해보험 실적 성장 이뤄, 김기환 미래 위한 디지털 신사업 강화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25일 KB손해보험과 금융권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김 사장 취임 첫해인 2021년 전년대비 큰 폭의 실적증가를 이뤄낸 것으로 추산된다.

KB손해보험은 2021년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2692억 원을 거둬들이면서 이미 2020년 순이익 1639억 원을 뛰어넘는 실적을 냈다. 

2021년 4분기에 1~3분기 평균 정도의 성과를 거뒀다고 가정하면 전년대비 2배가 넘는 순이익 증가율을 기록하게 된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감소라는 외부요인에 더해 특약상품 판매와 비대면 판매경로 가입자를 크게 늘린 성과도 실적성장의 밑바탕이 됐다.

이에 더해 장기 성장성을 가늠하는 지표인 내재가치도 2021년 3분기 기준으로 7조5280억 원을 기록하면서 꾸준히 성장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내재가치는 보험사가 보유한 순자산가치와 보유계약가치를 더한 값으로 보험사의 장기 성장성을 가늠하는 지표다. 

실적확대는 2021년부터 임기를 시작한 김 사장이 당면한 최대 과제중 하나였다. 

김 사장 취임 직전인 2020년까지 KB손해보험은 3년 연속 실적감소세를 보이면서 그룹에서 이익기여도가 점점 낮아지는 추세에 놓여있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1년간 KB손해보험의 실적을 성장궤도에 다시 올려놓으면서 이런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김 사장은 2021년에 본업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하는데 주력했다면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신사업 부문에서 활로를 찾아 나서고 있다. 

신사업 부문에서 김 사장이 강조하고 있는 분야는 헬스케어와 마이데이터다. 

두 분야 모두 지난해 KB손해보험이 업계에서 '최초'라는 수식을 따냈던 부문들이다.

김 사장은 올해 신사업 분야에서 구체적 성과를 통해 '최초를 넘어 최고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KB손해보험은 2021년 10월 국내 보험사 가운데 첫번째로 출범한 건강관리 자회사 KB헬스케어의 설립등기를 마치고 최근까지 플랫폼 구축을 위해 여러 기업들과 손을 잡으면서 기반을 닦고 있다.

5일에는 아워홈과 손잡고 식음료서비스와 헬스케어, 금융서비스 등을 융합한 새로운 플랫폼서비스를 만들기로 했다.

아워홈의 식음료·헬스케어 데이터 연구를 통해 개인별 식사와 영양섭취에 따른 건강 증진 효과를 검증하고 이를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사업 기반을 다진다는 구상이다.

이밖에 KB헬스케어는 근로자 건강관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비트컴퓨터와 손을 잡고 1분기부터 KB금융그룹 계열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바탕으로 B2B(기업사이 거래) 건강관리 사업을 확장하기로 했다.

이밖에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휴레이포지티브, 유전체분석 전문기관 테라젠바이오, 영양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알고케어 등과도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최낙천 KB헬스케어 대표는 "헬스케어시장의 유력업체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헬스케어 플랫폼서비스 및 데이터사업을 확대 추진하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KB헬스케어는 고객에게 가치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휴사들과 전략적 연합체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2021년 11월 보험사 최초로 본허가를 획득한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플랫폼도 조만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KB손해보험은 마이데이터를 활용해 △개인자산관리서비스(PFM) △오픈 인슈어런스 △헬스케어 연계 등을 구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KB손해보험은 올해부터 디지털IT부문 아래 부서를 통합하고 마이데이터 관련 부서를 신설하면서 신사업에 대응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김 사장의 임기는 올해 말까지다.

신사업 기반을 얼마나 잘 다져놓는지가 연임여부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사장은 KB손해보험을 이끌기 직전까지 KB금융지주에서 재무, 리스크, 홍보, 인사, 글로벌 등 다양한 컨트롤타워 업무경험을 바탕으로 능력을 인정받은 '멀티플레이어'다.

지주 내 요직으로 꼽히는 최고재무책임자(CFO)까지 역임했던 만큼 KB손해보험에서 경영자로서 능력을 입증해 낸다면 향후 그룹 내에서도 존재감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